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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대위 구성 반대하고 더 세게 투쟁하겠다는 최대집 회장, 약속 지키지 않으면 분명한 책임 따를 것"

    [의정포럼]④ 이철호 의장·최상림 의장·이동욱 회장 “투쟁 방향성·전략 제대로 설정해야” 주문

    기사입력시간 2019-07-01 14:39
    최종업데이트 2019-07-01 17:50

    ▲(왼쪽부터)이철호 의장, 최상림 의장, 이동욱 회장. 사진=경상남도의사회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의료계 인사들이 대한의사협회 집행부에 의료개혁쟁취투쟁위원회(의쟁투)의 보다 적극적인 행보를 주문하고 나섰다.

    앞서 의협 대의원회 운영위원회는 6월 15일 회의를 통해 의협 집행부에 의쟁투 해체와 범의료계 차원의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권고를 만창일치로 의결했다. 하지만 의쟁투 위원장을 자처한 최대집 회장은 같은달 26일 기자회견을 통해 "앞으로 의쟁투 조직을 더욱 확대·재정비해 부족한 부분을 강화해 나가라는 뜻으로 이해하고 대정부 투쟁에 더 박차를 가하겠다"라며 운영위원회의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의쟁투는 7월 2일 오전 10시 청와대 앞에서 의쟁투 대정부 투쟁 선포 및 계획 발표 기자회견을 연다. 지난 4월 4일 의쟁투가 발족한지 꼭 3개월만이다.    

    이와 관련, 의협 대의원회 이철호 의장은 6월 29일 마산사보이호텔에서 열린 제3차 의정포럼 인사말에서 “의료현실이 참담하다. 의료계가 투쟁다운 투쟁 한번 못하고 무너지는 것이 아닌가 걱정된다”라며 “2020년 의원급 의료기관 수가협상이 결렬된데 이어 최종적으로 수가인상률이 2.9%로 결정됐다”고 말했다. 

    이 의장은 “집행부는 수가인상률 3.5%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의협이 수가 인상을 요구하고 안 되면 얻을 수 있는 것은 없었다. 협상이 안됐을 때의 전략이 중요하다”라며 “(의협은) 그저 한 번 보여주기식이면서 무작정이 아닌가 생각한다. 의협 집행부는 아마추어적인 회무를 벗어나야 한다. 그러다 보니 대의원들의 걱정이 많다”라고 했다.  

    이 의장은 “상임이사 증원 등 집행부가 원하는 것을 다 해줬는데 회원들이 죽고 난 다음에서야 행동하는 것이 아닌지 우려스럽다”라며 “운영위위원회는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권고했다. 그러자 최대집 회장은 더 세게 투쟁하겠다고 (비대위 반대를)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이 의장은 “그 자리에서 최 회장에게 권한에는 책임이 따른다고 말했다. 운영위원회가 이렇게까지 (의쟁투 해산을) 권고하고 (집행부와 대의원회가)힘을 합쳐서 비대위를 구성한다고 하는데, 집행부는 강한 투쟁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약속을 지키지 않을 때는 분명한 책임이 따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의장은 “일부 대의원들은 (비대위 구성을 위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어야 한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 회원들 사이에서도 혼란이 있을 것이라고 본다”라며 “추후에 (비대위 구성을 받아들이지 않고 의쟁투에서 강한 투쟁을 하겠다는 말에 대한) 책임 여부를 묻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최상림 경상남도의사회 의장은 “정부는 의료계를 몰아붙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의협이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무기력하게 끌려가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라며 "의쟁투가 발족된지 3개월 지나고 있지만 아직까지 효과적인 투쟁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의장은 “대의원회 운영위원회는 의쟁투에서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범의료계 차원의 비대위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래서 비대위 구성을 제안한 것이다"라며 "이후 6월 21일 의쟁투 회의에서 전국광역시도의사회협의회 백진현 회장이 참석해 집행부에 여러가지 건의를 했다”라고 말했다. 

    최 의장은 “당시 나왔던 건의로는 투쟁에 뚜렷한 목표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수가를 정상화할 수 있는 목표가 필요하다. 또한 의료계가 화합할 수 있도록 의쟁투의 인적쇄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최 의장은 “투쟁 이슈가 분명하지 않으면 의쟁투를 철회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하지만 최대집 회장은 의쟁투를 확대 개편하고 7월부터 본격적인 투쟁을 하고, 이를 행동으로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수가인상률을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건정심 회의가 열리던 날에 의원급 수가인상률 2.9%에 항의하면서 삭발하는 투쟁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 의장은 “그러나 같은 날 동시에 방상혁 상근부회장은 민주노총과 함께 국민들의 건보료 인상을 반대하는 퍼포먼스를 보이면서 집행부 내에서도 박자가 맞지 않고 우려스러운 모습을 보여줬다. 정말 걱정이 많이 되는 행보였다”라고 지적했다. 최 의장은 “대의원들의 뜻이 집행부에 전달돼 회원들에게 희망을 주는 의협 집행부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경기도의사회 이동욱 회장은 “집행부의 이너서클은 굉장히 심각할 정도다. (현재는 사퇴했지만)의협 부회장으로 선출돼 의협 집행부에 일하러 들어갔지만 보안규정을  앞세우는 폐쇄적인 분위기였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이너서클 외에는 정보에 접근할 수 없었다”라고 했다. 
     
    이 회장은 “집행부는 총체적인 난국에 빠졌다고 본다. 단지 투쟁력이 낮아서라고 보지는 않는다”라며 “이너서클에서 시작돼서 잘못된 방향성과 잘못된 진단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CCTV 설치 문제는 연간 이뤄지는 수술건수 200만 건 중에서 70%의 회원들이 CCTV가 설치되면 수술을 제대로 하지 못하겠다고 한다. 의사들을 위한 정확한 논리를 만들고 정부 고위층에 대응해야 한다. ‘일개 의사’라는 안민석 의원 막말 사건도 안민석 의원도 문제지만 사건의 본질은 안민석의원은 당사자라기 보다는 제3자로서 개입한 것이고, 정신병원의 개설 허가 주체인 보건소장의 잘못된 행정을 주요 타깃으로 문제삼아야 한다. 보험회사들이 맘모톰 치료를 한 의사들을 대상으로 마구잡이로 소송하는 것도 사실은 신의료기술 승인을 해주지 않은 보건의료연구원으로 발생한 일이며, 보건의료연구원의 관련 의사와 해당 의사를 추천한 의료계의 근본 문제점을 개선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의쟁투는 투쟁을 할 때도 잘못된 방향성을 설정하다 보니 딜레마에 빠지고 스텝이 꼬인다. 의협 내부에서 이런 문제를 제대로 시정해야 한다. 무엇을 준비하고 어떤 책임을 져야 할지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의정포럼은 대한의사협회 회원들의 발전과 이익을 옹호하기 위해 올바른 정책을 제시하고 정책의 방향을 논의해 토론하고 의견을 결집하는 역할을 하기 위해 지난해 출범했다. 부산, 전북 군산에 이어 이번 경남 창원에서 3번째로 열렸다.  
    ▲제3차 의정포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