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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 94.2%, 한의원에서 짓는 한약 원료와 성분 표시해야

    조제내역서에 한약재 부작용 표기 원한다는 답변도 77.2%

    기사입력시간 2018-04-19 06:17
    최종업데이트 2018-04-19 09:52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황재희 기자] 한의원에서 조제하는 한약에 성분을 반드시 표시할 의무가 없다는 사실을 아는 국민들은 극히 드문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 94.2%가 한의원에서 지어주는 한약의 포장 등에 한약재의 원료와 성분을 표시해야 한다고 공감한다고 밝혔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는 '한약 및 한약재 관련 정보제공 현황과 개선방안-조제내역서 발급 및 원산지 표시를 중심으로'라는 연구보고서를 18일 공개했다.
     
    의정연은 "국내 한의약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환자가 한약에 포함된 한약재의 종류나 성분 등은 알기 어렵다"며 "더불어 한약재에 대한 안전성과 유해성에 대한 문제가 계속되고 있어 한약과 한약재에 있어 소비자 정보제공 현황과 문제점을 검토하고, 이를 강화하기 위한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연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현재 한의사가 조제하는 한약의 경우 처방전이나 조제내역서의 발급 의무가 없고, 한약 포장이나 용기에 한약 성분, 재배지, 생산, 가공 등에 대한 표기를 하는 의무 역시 없다. 따라서 한의사가 이러한 정보를 환자에게 굳이 제공하지 않아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최근 '의약품 등의 안전에 관한 규칙' 일부 개정을 통해 한약재를 원료로 하는 의약품의 용기나 포장에 원료로 사용된 한약재의 원산지명을 자율적으로 표시하도록 하고는 있으나, 의무사항이 아니라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먼저 연구팀은 외부 전문조사기관을 통해 만 19세 이상 69세 이하 전국 성인 남녀 1014명을 대상으로 지난 1월 8일부터 15일까지 8일 동안, 한약 조제내역서 발급과 원산지 표시에 관한 조사를 실시했다. 이들 중 2017년 1년간 한의원에서 한약을 지어먹은 경험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전체 응답자의 19.8%였으며, 80.2%는 한약을 지어먹은 경험이 없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한의원에서 지어주는 한약(탕약, 첩약, 환약)의 포장 등에 한약의 성분이 표시 된 것을 본적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전체 응답자의 8.6%에 불과했다. 한의원에서 조제하는 한약에 포함된 성분을 반드시 표시할 의무가 없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는 비율도 5.6%로, 매우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20대부터 60대까지 모든 연령대의 90% 이상은 한약에 성분을 반드시 표시할 의무가 없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방 성분 표시 의무가 없다는 사실 인지 여부에 대한 답변 (오른쪽 막대그래프 : 모르고 있었다)

    이에 따라 응답자의 94.2%가 한의원에서 지어주는 한약의 포장 등에 한약재의 원료와 성분을 표시하는 방안에 대해 공감한다고 밝혔다. 응답자의 1%만이 전혀 공감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또한 한약에 포함된 한약재의 원산지도 표시해야 한다고 밝힌 응답자는 원료와 성분을 공개해야 한다고 밝힌 응답자보다 2.1% 더 높은 96.3%에 달했다. 환자에게 한약을 지어줄 때 한약에 포함된 한약재의 종류와 양이 적힌 조제내역서를 환자에게 제공해야 한다는 답변도 94.3%였다.
     
    이외에도 한약의 조제내역서에 한약재의 부작용을 표기해야 한다는 답변이 전체의 77.2%에 달했으며, 유통기한을 기재해야 한다고 답한 비율이 70.8%, 한약에 포함된 한약재 종류 기재 68.7%, 한약의 효과 기재 68.5% 등으로 조사됐다. 환자에게 처방전을 발행하고 이를 한약국 등에서 조제하거나 구매하는 식의 한의약분업을 시행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전체 응답자의 57.7%가 공감했다.
     
    연구팀은 "이와 같이 한약과 한약재에 있어 성분과 원산지, 안전성, 효능 등의 정보를 환자들은 알지 못한 채 한약을 복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국민의 알권리와 자기결정권·건강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그럼에도 한의계는 처방전이나 조제내역서 발급 등과 같은 소비자 정보제공 방안 마련에 소극적인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한국보건산업진흥원 2014년 자료에 따르면, 한방 의료를 이용한 국민들은 높은 의료비, 한약재의 안전성, 치료효과의 불확실성 등의 개선을 요구한 바 있으며, 2013년 발표한 소비자원 자료에서는 한약과 한약재의 경우 비교 용이성, 신뢰성, 만족도, 안전성 영역 등에서 다른 시장에 비해 소비자성과지수가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한약과 한약재의 소비자 정보제공 현황과 문제점을 재검토하고, 대안을 제시했다.
     
    이들은 "한약 조제내역서 발급과 처방전 발행을 의무화해 환자의 알권리를 보장해야 하며, 자기결정권 보호 차원에서 원내조제와 원외조제를 환자 스스로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환자가 원내조제를 원하면 한의사는 환자에게 조제내역서를 의무적으로 발급하고, 한약에 사용된 약재의 종류, 원산지, 용량, 성분, 효과, 조제일자(유통기한), 부작용, 복용법 등을 용기나 포장에 명시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한약재의 경우 수입단계부터 식품용과 의약품용 한약재의 관리 체계가 서로 달라 비교적 관리가 덜 엄격한 식품용 한약재로 수입했다가 의약품용으로 불법 유통하거나 원산지를 위・변조하는 사례가 많아 품질관리가 취약하다"며 "한약에 포함된 한약재의 원산지 표시를 의무화 하는 등의 품질관리 강화 규정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