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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능 4세대 유전자 가위 프라임 에디터의 혁신

    [칼럼] 조양래 생물학 박사. 신테카바이오연구소장

    기사입력시간 2019-11-04 06:52
    최종업데이트 2019-11-04 06:52


    [메디게이트뉴스] 사람들의 게놈에서 밝혀진 7만 5000변이들이 유전자질환의 원인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중 89%정도를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새로운 유전자 가위가 개발됐다는 논문이 10월 21일자 네이처(Nature)에 발표됐다. 우리가 알고 있던 유전자 가위들을 DNA 코드를 제거하는 지우개에 비유한다면, 새로 개발된 가위는DNA 코드를 지우고 그곳에 다른 코드를 쓸 수 있는 워드프로세서와 같다. 새로 개발된 기술은 유전자치료 뿐 아니라, 치료 모델 제작 및 동식물개량과 같이 다양한 분야에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유전자 가위는 2008년 처음으로 선보였으며 2012년 사용하기 쉬운 CRISPR-Cas9이 개발됐다. 그때부터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이 사용하기 시작했다. 특히 이 기술을 바탕으로 한 회사들의 설립과 함께 유전질환 치료를 위한 방법들이 개발돼 임상시험을 시작했으며 일반 대중들에게 3세대 유전자 가위로 알려지게 되었다. 3세대 유전자 가위는 이전의 유전자 가위들에 비해 사용하기 쉬웠기 때문에 동식물 개량 및 신약개발분야에 활력을 제공했다. 

    3세대 유전자 가위를 포함한 이전의 가위들은 원하지 않는 유전자의 기능을 제거하기 위해 특정한 부위의 DNA 코드를 지우는 능력이 탁월했다. 획기적인 부분은 원하지 않는 점을 정확하게 찾아 제거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돌연변이에 의해 변화된 DNA의 염기서열을 수정하는 기능은 없었다. 이렇게 유전자 코드를 지우는 능력에 의존해 치료할 수 있는 유전 질환은 특정유전자들이 너무 많이 발현되거나 발현되지 않아야 할 조직에서 발현돼 나타나는 것들에 한정될 수 밖에 없었다. 

    새로 개발된 4세대 유전자 가위인 프라임 에디터는 연구자들이 원하는 대로 특정 염기서열을 제거할 뿐 아니라 그 자리에 다른 염기서열을 끼워 넣을 수 있다. 이는 마치 워드프로세서를 사용하면서 단어를 지우고 그 자리에 새로운 단어를 넣는 일과 비슷하다. 신기술의 이름도 이 특성을 반영한 '최고의 교정기'와 어떤 일이 시작점이라는 뜻을 동시에 품고있는 프라임 에디터다.

    미국생물정보센터(NCBI)의 데이터베이스에는 임상적증상의 원인으로 밝혀진 7만 5000여 변이들이 등록되어 있는데 이들 중에서 89%를 고치는데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렇다고 기뻐서 뛰거나 놀랄 필요는 없다. 이렇게 임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으려면 넘어야할 관문들이 많으며 이제 겨우 가능성을 열었을 뿐이다.

    투자자들이나 일반인들의 관심은 이 신기술이 유전질환을 치료하는데 사용되는 것이며, 그 방향으로 개발될 가능성이 많다. 그에 버금가는 중요한 일들도 수행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질병치료를 연구하기 위해 필요한 질병 모델을 만들거나 유전자 기능을 연구할 때도 사용할 수 있다.

    지금은 환자들에게 4세대 유전자 가위를 넣을 수 있는 수단도 개발돼 있지 않다. 아직 4세대 유전자가위 기술은 개발 초기에 있으며 앞으로 많은 연구자들이 사용하고 새로운 논문들을 양산할 것이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기술이 정교하게 변하고 응용할 수 있는 분야가 넓어 질 것이다. 

    프라임 에디터는 M-MLV 역전사효소 및 Cas9 nickase와 prime editing guide RNA (pegRNA) 세가지 요소로 이루어져 있다. M-MLV 역전사효소와 Cas9 nickase는 단백질 효소들이다. M-MLV 역전사효소를 Cas9 nickase의 끝에 붙여 게놈을 교정하기위해 세포속에 넣어줘야 할 효소 수를 최소로 줄였다. Nickase 끝쪽에 역전사효소를 붙여서 만든 것이 그 반대보다 효율이 높았으며, 역전사효소는 특정부위에 돌연변이가 있을 때 최고 45배까지 효율이 높아졌다.

    pegRNA는 Cas9-nickase와 역전사효소로 이루어진 효소들을 거대한 게놈안에서 교정하려는 부위로 한치의 틈도 없이 안내한다. pegRNA는 교정하려고 하는 부위와 동일한 염기서열을 가진 시퀀스를 포함하고 있는데 이 부분이 효소를 안내하는 장소를 결정한다. 동일한 염기서열 끝에는 교정하려는 염기서열을 담고 있는 RNA로 연결돼 있으며 이 부분을 주형으로 사용해 역전사효소가 DNA 염기서열을 합성한다.

    합성이 끝나면 원래 게놈에 있던 염기서열과 새로 만들어진 서열사이에 상보서열이 깨지는 부위가 생성된다. 이 부위에서 교정이 이루어지지 않은 DNA가 끊어지며 세포에 내재돼 있는 수선기계가 작동, 교정된 염기서열을 주형으로 DNA를 합성한다. 이때 효율을 높이기 위해 sgRNA를 사용한다.

    프라임 에디터는 CRISPR-Cas9에 비해 최소한 3가지 장점이 있다. 첫째 CRISPR-Cas9은 변형시키려는 위치가 PAM site에서 가까워야 한다. 그러나 프라임 에디터는 PAM에서 30 핵산이상 떨어져 있어도 상관없다.

    둘째 프라임 에디터는 염기를 원하는 대로 문제 없이 정교하게 바꿀 수 있다.

    셋째 Cas9과 함께 교정하려는 부위에 상동염기서열간 재조합(homologous recombination)을 이용하면 효율은 10% 정도이며 길이가 다르게 잘렸다 붙은 부산물들이 많이 생겼다. 또 3세대 유전자 가위는 타겟으로 삼지 않은 부분도 변형시키는 문제점이 있었으므로 사용할 때 주의를 기울여야 했다. 프라임 에디터에는 부산물을 생성하지 않고 원하는 곳에서 한 가지로만 교정한다. 

    새로운 유전자 가위가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3세대 유전자 가위인 CRISPR-Cas9을 완전히 물러나게 할 만능 기술은 아니다. CRISPR는 DNA를 이용하는데 비해 프라임 에디터는 수정하는데 필요한 정보를 RNA에 저장하고 있다. RNA는 손상되기 쉽고 길수록 손상될 가능성이 더 높아지기 때문에 나름대로 한계점이 있다. 4세대 유전자가위는 짧은 염기서열을 수정하는데 적합하며 길이가 긴 유전자 전체를 수정하거나 대체시키는 일에는 적합하지 않다.

    3세대 유전자가위와 4세대 유전자 가위는 상보적인 관계를 유지하며 발전할 것이다. 4세대 유전자가위 프라임 에디터는 이제 태어났으며 앞으로 개선하고 보강돼야 할 점들이 많다. 특히 사람에게 직접 적용하기 위해 개발될 기술들과 질병치료에 응용되는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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