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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정부, 제주 영리병원 승인 당장 철회해야"

    제주녹지병원 허가 놓고 시민단체 반발

    국내 의료법인들의 해외 진출 후 국내 영리병원 재진출 허가하는 셈

    기사입력시간 2018-01-09 16:15
    최종업데이트 2018-01-09 16:15

    사진 : 무상의료운동본부

    [메디게이트뉴스 황재희 기자] 제주도 내 영리병원 설립을 놓고 시민단체가 다시 한 번 반대 입장을 강조했다.
     
    무상의료운동본부 및 의료영리화 저지 제주도민운동본부 등을 포함한 '국내 첫 영리병원 도입 철회를 촉구하는 노동·시민사회단체'는 9일 광화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내 첫 영리병원이 될 제주 녹지국제병원 승인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민단체는 "살을 에는 추위에도 불구하고 국내 첫 영리병원이 문을 여는 것을 막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면서 "부패한 정권이 추진했던 제주 영리병원이 이제 개원을 앞두고 제주 도지사의 허가 절차만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영리병원은 제주도민 10명 중 7명이 반대의사를 낸 정책이다. 당장 철회해야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시민단체는 "최근 드러나고 있는 각종 사실에 근거하면 상업적 의료행위를 자행해 온 국내 의료법인이 이번 영리병원 운영에 개입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최근 원희룡 제주 도지사는 녹지국제병원의 허가를 중앙정부와 상의하겠다고 발을 빼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당초 제주 영리병원 설립 문제는 중국 녹지그룹이 제주도에 '녹지국제병원' 개설심의를 요청하면서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시민단체는 제주에 설립될 영리병원은 국내 성형외과 의사들의 법망을 피한 우회 투자로, 애초부터 불법적이고 돈벌이를 위한 각종 투기가 개입될 수밖에 없는 조건에서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시민단체는 "부동산으로 떼돈을 번 중국 부동산 재벌인 녹지그룹이 병원 운영에 대해 아는 것이 무엇이 있겠냐"면서 "결국 부동산으로 돈을 벌겠다는 녹지그룹과 제대로 된 국가 보험제도가 없어 의료영리화와 상업화가 급속도로 진척되고 있는 중국의료의 붐을 이용한 국내 의료 브로커들의 합작품"이라고 비난했다.
     
    더불어 시민단체는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도민 10명 중 7명이 반대하는 사안을 찬성하는데 정치적 부담을 느끼고 있는 원희룡 도지사가 중앙정부와 상의하겠다고 공식 입장을 낸 것은 이를 전면적으로 불허할 수도 있다는 정치적 입장을 밝힌 것"이라면서 "원희룡 도지사의 형식적 절차만이 남은 상황으로, 문재인 정부가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시민단체는 "영리병원이 도입되면 의료 민영화 중단이라는 문재인 정부의 공약은 지켜지기 어렵다"면서 "제주 영리병원이 허가되면 '국내 의료법인들의 해외 진출 후 국내 영리병원 재진출'이라는 국내 법 체계를 완전히 거스르는 의료 민영화 전략을 합법화해 주는 것과 다름없다. 결국 의료민영화 발판을 허용하는 셈"이라고 환기시켰다.
     
    또한 시민단체는 국내 의료진과 의료법인들의 우회적 진출 내용이 없는지 제대로 심사하고 이를 공개해야 하며, 박근혜 정권 시절 정진엽 전 보건복지부장관이 승인해준 제주 녹지국제병원에 대한 사업계획서를 공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민단체는 "정부는 제주자치도특별법 조례에 규정된 외국 영리병원 허가에 대한 불허 조치를 요구할 수 있다. 이미 병원건물이 설립된 것이 문제라면 이를 비영리 병원으로 전환시키거나 정부에서 매입해 제주도와 도민의 건강을 위한 공공병원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녹지국제병원은 토지 매입 및 건설비 668억원, 운영비 110억원 등 총 778억원(자본금 210억원)이 투자됐으며, 이미 서귀포시 토평동 제주헬스케어타운(77만9㎡) 내에 47병상(지상 3층, 지하1층) 규모로 설립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