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윤영식 기자] 한미가 지난 10월 말 대한이비인후과(ENT)학회에서 '몬테리진' 임상결과를 발표했다. 몬테리진은 루코트리엔(Leukotriene, LTs) 저해제인 몬테루카스(Montelukas)와 항히스타민(Anti-Histamine) 제제인 리보세티리진의 복합제이다. 루코트리엔(LTs)과 히스타민의 작용을 함께 차단하므로 천식 동반 알레르기성비염 치료 임상 3상 시험을 통해 증상 개선을 확인해 지난 8월에 발매한 것이다. 이 뉴스를 보며 예전 쉐링플라우(Schering-Plough, S-P)와 머크(Merck)의 똑같은 시도가 생각났다.
2000년 머크와 쉐링플라우(S-P)는 양사가 합의해 새로운 회사 머크쉐링플라우제약(Merck/Schering-Plough Pharmaceuticals LLC)을 만들었다. 양사가 투자 비용과 이익을 똑같이 50:50으로 부담하고 나누는 것이다. 머크는 몬테루카스와 조코(Zocor)를 S-P는 클라리틴(Claritin)과 제티아(Zetia)를 새로운 회사로 넘겼다. 콜레스테롤을 컨트롤하는 조코와 제티아의 복합제, 그리고 호흡기 질병의 몬테루카스와 클라리틴 복합제를 탄생시키기 위한 것이다. 2004년 드디어 이 노력은 결실을 맺어 콜레스테롤 조절을 위한 조코와 제티아의 복합제인 바이토린(Vytorin)이 미국 식약처(FDA)의 허가를 받아 성공했다. 한편, 몬테루카스와 클라라틴의 복합제는 거절당했다. 따라서, 이 새로운 회사는 2008년에 호흡기분야 협동(collaboration) 사업은 공식적으로 접고 콜레스테롤 사업은 계속하기로 결정했다.
이런 흐름의 배경으로 필자는 쉐링플라우(Schering-Plough)에 근무하던 당시 머크와의 합병이 임박한 느낌을 받았고, 이는 2008년 11월에 필자가 쉐링플라우(S-P)를 조기에 은퇴하고 한국으로 돌아오기로 결정한 이유가 됐다. 2003년 쉐링플라우의 회장(CEO)으로 취임한 프레드 하산(Fred Hassan)은 합병의 경험이 풍부한 CEO였다. 그는 파키스탄에서 태어났지만 고등학교와 대학을 영국에서 마치고 하버드(Harvard) 비즈니스 스쿨을 졸업했다. 하산은 파마시어(Pharmacia)와 업존(Upjohn)을 합병하고, 또다시 파마시어와 몬산토(Monsanto)를 합병해 파마시어를 거대하게 만든 후에 결국 화이자(Pfizer)에 팔고 본인은 소위 황금낙하산(golden parachute)으로 큰 돈을 챙겼다. 하산이 CEO로 오자 쉐링플라우도 팔리는 것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직원들 사이에 퍼졌다. 어떤 직원들은 머크와의 협동사업 조건에 다른 회사와의 합병을 금하는 조항이 있기 때문에 소문에 떠도는 상대방 누구도 합병할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결국 하산 회장은 2009년 3월 11일에 머크와의 합병을 발표했고, 그해 11월 3일 법적인 합병을 마무리한 후 또 황금낙하산을 탔다(그의 낙하산 타는 버릇은 계속돼 다음 해 바슈앤롬(Bausch & Lomb)에 회장으로 들어갔고, 이번에는 합병이 아니라 2013년에 아예 회사(B&L)를 팔아버렸다).
재미있는 것은 머크와 쉐링플라우의 411억 달러($41.1billion) 규모의 합병이 실제로는 머크가 쉐링플라우를 인수했지만 법적으로는 '역(逆)인수합병(reverse merger)'이라는 모양으로 이뤄졌다는 점이다. 역인수합병이란 비상장기업이 상장기업의 경영권을 인수해서 이를 비상장기업과 합병하는 것이다. 쉐링플라우를 '깡통회사' 비상장기업으로 만들어 상장기업 머크와 합병하는 형태를 취한 것이다.
이런 형태를 취한 결정적인 이유는 쉐링플라우가 관절염 약인 레미케이드(Remicade)는 물론 이와 관련해 추후 만들어질 약의 미국 이외 다른 국가의 판권을 소유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레미케이드는 그 당시 한 해 20억 달러($2 billion)가 팔리며 쉐링플라우 전체 매출액의 20%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거대 제품이었다. 그런데 미국 판권을 가진 존슨앤존슨(Johnson and Johnson, J&J)과의 계약서에 쉐링플라우의 소유권이 다른 회사로 넘어가게 되면 존슨앤존슨(J&J)에 판권을 되돌려줘야 하는 조항이 있었기 때문이다. 머크는 이렇게 역인수합병이란 방법으로 법적인 문서상으로는 쉐링플라우의 소유권이 바뀌지 않은 모습을 유지한 것이다.
다른 회사와 협동(collaboration) 사업을 할 때는 서로 윈-윈(win-win)으로 끝나고 싶겠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보이지 않는 지뢰가 숨어 있을 수 있다. 아무리 관련 사업 전문변호사들이 계약서를 쓴다 해도 머크와 쉐링플라우의 역인수합병처럼 이를 피해가는 경우도 있다. 10년 전에 몬테리틴(필자가 그냥 몬테루카스와 클라리틴을 결합해 만든 말이다) 신약의 허가신청은 거절당했지만, 이번 몬테리진은 허가와 출시를 통해 천식과 알레르기비염을 동반한 환자의 치료에 편의성을 제공하는 좋은 약으로 시장에서 성공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2000년 머크와 쉐링플라우(S-P)는 양사가 합의해 새로운 회사 머크쉐링플라우제약(Merck/Schering-Plough Pharmaceuticals LLC)을 만들었다. 양사가 투자 비용과 이익을 똑같이 50:50으로 부담하고 나누는 것이다. 머크는 몬테루카스와 조코(Zocor)를 S-P는 클라리틴(Claritin)과 제티아(Zetia)를 새로운 회사로 넘겼다. 콜레스테롤을 컨트롤하는 조코와 제티아의 복합제, 그리고 호흡기 질병의 몬테루카스와 클라리틴 복합제를 탄생시키기 위한 것이다. 2004년 드디어 이 노력은 결실을 맺어 콜레스테롤 조절을 위한 조코와 제티아의 복합제인 바이토린(Vytorin)이 미국 식약처(FDA)의 허가를 받아 성공했다. 한편, 몬테루카스와 클라라틴의 복합제는 거절당했다. 따라서, 이 새로운 회사는 2008년에 호흡기분야 협동(collaboration) 사업은 공식적으로 접고 콜레스테롤 사업은 계속하기로 결정했다.
이런 흐름의 배경으로 필자는 쉐링플라우(Schering-Plough)에 근무하던 당시 머크와의 합병이 임박한 느낌을 받았고, 이는 2008년 11월에 필자가 쉐링플라우(S-P)를 조기에 은퇴하고 한국으로 돌아오기로 결정한 이유가 됐다. 2003년 쉐링플라우의 회장(CEO)으로 취임한 프레드 하산(Fred Hassan)은 합병의 경험이 풍부한 CEO였다. 그는 파키스탄에서 태어났지만 고등학교와 대학을 영국에서 마치고 하버드(Harvard) 비즈니스 스쿨을 졸업했다. 하산은 파마시어(Pharmacia)와 업존(Upjohn)을 합병하고, 또다시 파마시어와 몬산토(Monsanto)를 합병해 파마시어를 거대하게 만든 후에 결국 화이자(Pfizer)에 팔고 본인은 소위 황금낙하산(golden parachute)으로 큰 돈을 챙겼다. 하산이 CEO로 오자 쉐링플라우도 팔리는 것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직원들 사이에 퍼졌다. 어떤 직원들은 머크와의 협동사업 조건에 다른 회사와의 합병을 금하는 조항이 있기 때문에 소문에 떠도는 상대방 누구도 합병할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결국 하산 회장은 2009년 3월 11일에 머크와의 합병을 발표했고, 그해 11월 3일 법적인 합병을 마무리한 후 또 황금낙하산을 탔다(그의 낙하산 타는 버릇은 계속돼 다음 해 바슈앤롬(Bausch & Lomb)에 회장으로 들어갔고, 이번에는 합병이 아니라 2013년에 아예 회사(B&L)를 팔아버렸다).
재미있는 것은 머크와 쉐링플라우의 411억 달러($41.1billion) 규모의 합병이 실제로는 머크가 쉐링플라우를 인수했지만 법적으로는 '역(逆)인수합병(reverse merger)'이라는 모양으로 이뤄졌다는 점이다. 역인수합병이란 비상장기업이 상장기업의 경영권을 인수해서 이를 비상장기업과 합병하는 것이다. 쉐링플라우를 '깡통회사' 비상장기업으로 만들어 상장기업 머크와 합병하는 형태를 취한 것이다.
이런 형태를 취한 결정적인 이유는 쉐링플라우가 관절염 약인 레미케이드(Remicade)는 물론 이와 관련해 추후 만들어질 약의 미국 이외 다른 국가의 판권을 소유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레미케이드는 그 당시 한 해 20억 달러($2 billion)가 팔리며 쉐링플라우 전체 매출액의 20%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거대 제품이었다. 그런데 미국 판권을 가진 존슨앤존슨(Johnson and Johnson, J&J)과의 계약서에 쉐링플라우의 소유권이 다른 회사로 넘어가게 되면 존슨앤존슨(J&J)에 판권을 되돌려줘야 하는 조항이 있었기 때문이다. 머크는 이렇게 역인수합병이란 방법으로 법적인 문서상으로는 쉐링플라우의 소유권이 바뀌지 않은 모습을 유지한 것이다.
다른 회사와 협동(collaboration) 사업을 할 때는 서로 윈-윈(win-win)으로 끝나고 싶겠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보이지 않는 지뢰가 숨어 있을 수 있다. 아무리 관련 사업 전문변호사들이 계약서를 쓴다 해도 머크와 쉐링플라우의 역인수합병처럼 이를 피해가는 경우도 있다. 10년 전에 몬테리틴(필자가 그냥 몬테루카스와 클라리틴을 결합해 만든 말이다) 신약의 허가신청은 거절당했지만, 이번 몬테리진은 허가와 출시를 통해 천식과 알레르기비염을 동반한 환자의 치료에 편의성을 제공하는 좋은 약으로 시장에서 성공하기를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