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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단체·환자단체 “어떤 정당성과 명분 없는 의사 집단휴진 즉각 중단해야”

    무상의료운동본부·보건의료노조·환자단체연합회·인의협 "의료인력 문제는 환자 안전 직결, 시민·환자 참여로 결정해야"

    기사입력시간 2020-08-27 12:47
    최종업데이트 2020-08-27 12:47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 정책 등에 반발한 의료계가 26일부터 사흘간 제2차 집단휴진(파업)에 나선 가운데 이를 비판하는 시민사회단체와 환자단체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의료계 집단휴진 비판 성명서가 나온 단체는 무상의료운동본부, 보건의료노조,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등이다. 

    무상의료운동본부는 성명을 통해 “의사협회 집단휴진과 파업은 코로나 2차 대유행과 강화된 거리두기 필요 사이, 생계와 안전의 경계 사이에서 불안으로 잠 못 이루는 대다수 평범한 이들의 삶을 완전히 외면하고 있는 행위”라며 “부족한 의사수 증원 자체를 반대하는 의사단체들의 집단휴진은 어떠한 명분과 정당성도 없다”고 밝혔다.

    무상의료운동본부는 “코로나19 2차 대유행에 대비하기 위해 꼴찌 수준의 공공의료 확충과 의료인력 증원은 국민들이 강력하게 요구한 사안”이라며 “이런 빗발치는 요구에 못 이겨 정부는 의대 정원 확대를 대안으로 찔끔 내놨다”고 지적했다.

    이어 “결국 공공의료 강화를 위한 논의는 산으로 가고 정부와 의사협회 간의 밀실 특권 싸움으로 국민들만 고통받는 상황이 돼 버렸다”며 “정부는 의사협회와의 밀실 협의가 아니라 제대로 된 공공의료와 공공의료인력 확충을 위해 노동자, 시민이 참여하는 사회적 기구를 구성해야 한다”고 했다.

    의사 인력 확대가 환자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라며 모든 직종·환자·시민단체 참여하는 보건의료인력정책심의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지난 26일 성명을 통해 “전공의 진료거부로 인해 이들의 일이 대부분 간호사 등에 전가돼 심각한 문제를 양산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이번 집단휴업, 진료거부의 명분으로 삼고 있는 의대정원 확대 반대의 문제는 필수 보건의료인력 확충이라는 국민적 관점에서 보기에 밥그릇 챙기기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보건의료노조는 “잘 알려져 있는 것처럼 의사인력을 비롯한 필수 보건의료인력의 부족 문제는 우리 보건의료가 가진 가장 큰 약점 중 하나”라며 “부족한 의사를 확충하기 위해 필요한 의대 졸업자 수만 봐도 OECD 평균에 훨씬 못미치는 수준이다. 인구 10만명당 의대 졸업자 수는 2018년 기준으로 OECD 평균인 13.5명에 비춰 매우 적은 7.5명에 불과하다”고 언급했다. 

    이어 “정부는 이번 혼란을 계기로 조속히 보건의료인력정책심의위원회를 구성하고 의사·간호사 등 필수 보건의료인력 확충 방안 마련, 보건의료인력원 설립 등 정부의 지원방안 등을 수립하는 등 필수인력 확충 위한 논의 시작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환자생명을 볼모로 한 전국의사총파업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응급실과 중환자실에서 환자들이 안심하고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환자단체는 26일 성명을 통해 “오늘 26일부터 28일까지 2차 전국의사총파업을 강행하는 것에 환자단체는 분노함을 넘어 참담한 심정”이라며 “아무런 잘못도 없는 환자들의 생명을 볼모로 삼아 정부를 압박하는 의사들의 집단행동은 어떤 경우에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환자단체는 “의사들의 파업 참여로 수술이 연기돼 질병이 악화된 환자들이나 치료시기를 놓쳐 의료사고가 의심되는 환자들이 언론방송을 통해 집단행동을 하는 의료계에 항의하고 있다. 다수의 피해 환자들은 청와대 국민청원도 현재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정부와 국회는 의료인의 비합리적인 집단행동으로 생명이 위중한 환자들이 피해를 당하는 억울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적·법률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자구책으로 환자들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강구할 것이다. 다시 한 번 의협의 총파업 철회와 의사들의 치료현장 복귀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인의협) 또한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명분 없는 의사 파업이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의협은 최근 성명에서 “지금은 코로나19 대유행 위기를 앞둔 심각한 상황이다. 이런 시점에서도 계속되는 의사파업은 말 그대로 환자의 목숨을 직접적으로 위협하고 있다”며 “이미 일부 병원은 응급실 중환자를 받지 못한다고 선언했고 위중한 환자가 예정된 수술을 받지 못했다. 코로나19 검사를 축소하는 병원도 생겼다”고 토로했다.

    인의협은 “정부 의대증원 안이 문제가 많고 잘 봐줘야 미미한 개혁안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이는 공공의사 양성과 거리가 먼 사립의대-민간병원 중심 의사증원 안”이라며 “공공의과대학 정원은 너무 적은 반면 화장품·의료기기 산업체 의사 ‘의과학자’ 양성까지 끼워 넣어진 안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의사협회는 의료격차를 해결하기 위한 의사증원 필요성 자체를 부인하고 공공의대 신설조차도 거부하고 있다. 따라서 이를 본 시민들이 동의하지 못하고 등 돌리는 것이 결코 이상하지 않다”며 “하루라도 빨리 의협은 집단행동을 철회하고 코로나19 방역과 치료에 매진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