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부터 연차별 무기한 파업을 진행하고 있는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가 27일 희망자에 한해 사직서를 작성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전문의 자격시험과 인턴시험을 거부하고 인턴 필수과 미수료와 전공의 수련일수 부족에 따른 추가 수련은 다함께 감수하기로 했다.
대전협 비대위는 26일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1만 6000여명의 전공의가 의대정원 증원과 공공의대 설립 등의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단체행동을 이어간다고 밝혔다. 특히 정부가 대한의사협회에 제시한 잠정 합의안에 반대하며 단체행동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대전협 비대위는 "모든 전공의들은 단체행동을 이어간다“라며 "전공의는 응급실, 수술실, 중환자실, 투석실, 분만실, 신생아실의 ‘필수’인력이 아닌 교육, 수련을 통해 전문가가 되기 위한 과정에 있는 의사들"이라고 강조했다.
단체행동 로드맵을 보면 26일 12시간동안 외부와의 연락을 전면 차단하는 블랙아웃을 시행한데 이어 27일에는 희망자 사직서를 작성한다. 28일 오전 10시 대전협 공통 지침을 따라 24시간 동안 외부와의 연락을 받지 않는 블랙아웃 상태에 돌입한다.
대전협 비대위는 “해당 업무하는 사람들은 전공의들이 어디 있는지 모른다. 전공의들은 병원과의 유선 연락을 받지 않고 SNS 등에 개인적인 이야기는 모두 멈춘다. 다만 대표와 집행부는 핸드폰을 켜둘 예정이지만 모르는 번호는 받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피켓시위, 단체행동은 유지한다. 그 외의 모든 일상에서 전공의는 블랙아웃이다"라며 "외부에 동요되지 않고 단결된 힘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대전협 비대위는 보건복지부의 업무개시 명령이 시행되기 전까지는 병원이 요청한 인원에 따라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 인력을 배정해 운영했으나, 업무개시 명령이 시행된 다음에는 모든 전공의가 업무개시 명령에 불응하고 코로나19 선별진료에만 자원봉사 형태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업무개시명령에 대해서도 수령확인을 한 상황이든, 통보를 받은 상황이든 응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로 인한 행정명령과 불이익은 모든 전공의가 함께 감수하고 대응하기로 했다. 단 한 명의 전공의라도 피해를 본다면 대한민국 의료는 1만 6000여명의 전공의를 잃게 된다고 전했다.
대전협 비대위는 정부에 의대정원 증원과, 공공의대 신설은 지금까지 진행된 정책 추진 중단 혹은 철회를 주문했다. 대신 정책이 재논의될 때는 원점 혹은 처음부터 논의하되 대전협을 포함한 대한의사협회 및 의료계와 협의할 것을 요청했다.
대전협은 “2000년, 2014년 합의된 내용이 현재 이행되지 않고 있으므로 합의문은 정확한 내용으로 명문화해야 한다. 최종 합의 전에 대전협은 대의원 의결 및 전체 회원 투표를 통해 공식적인 입장을 확정한다”고 분명히 했다.
대전협 비대위는 "첩약 급여화는 한의학과 관련된 부분은 과학적 검증을 통해 철저한 평가 및 분석 후 급여화 시범사업이 시행돼야 한다"라며 "의료일원화는 부작용을 고려해 의료계가 합의될 때까지 절대 논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원격의료는 코로나19 사태에서 예외적으로 비대면 진료를 시행했다. 그러나 부작용 및 의료계 파급 효과를 고려해 코로나19 종식 후의 추진은 의료계와 협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대전협 비대위는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기피과 및 지역 불균형에 대한 의료 정책 등 대전협이 제시한 제안을 검토해 보건의료발전계획과 관련된 위원회를 설립하고 의료계 각 구성원들과 함께 논의하며 진행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