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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지원율 69%→33%추락, 빅5병원 전체 미달…흉부외과도 34%에 그쳐

    빅5병원 강세 여전...내과 105%로 예년 수준, 외과 77% 비뇨의학과 76%로 약간 상승

    기사입력시간 2020-12-03 07:30
    최종업데이트 2020-12-03 14:51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2021년도 전공의(레지던트) 1년차 모집이 마무리됐다. 빅5 수련병원들의 강세가 여전했던 가운데 필수의료 전공인 내과와 외과는 예년 수준을 유지하며 약진했다. 반면 소아청소년과의 경우 빅5병원마저 미달 사태가 나면서 지원율이 30%대로 떨어졌다. 흉부외과도 30%대에 머무르면서 지난해보다 지원율이 급감했다. (아래 각 병원 필수의료 전공 지원현황 표)

    빅5 강세 뚜렷, 지방포함 수도권에서도 전공의 지원 미달 속출

    2일 메디게이트뉴스가 55개 수련병원의 2021년 레지던트 1년차 정원 및 모집인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병원별로는 빅5병원은 지원 정원을 모두 맞췄지만 이를 제외한 수련병원은 수도권과 지방을 가리지 않고 미달 사태가 속출했다.

    서울대병원은 168명 정원에 209명이 지원해 1:1.24의 경쟁률을 보였고 서울아산병원은 전체 정원 122명에 160명이 몰려 1:1.31의 경쟁률을, 세브란스병원은 177명 정원을 정확히 맞췄다. 

    삼성서울병원도 116명 정원에 135명이 지원해 1:1.16의 경쟁률을, 가톨릭중앙의료원은 236명 정원에 294명이 지원, 1:1.25의 경쟁률을 보이며 모두 미달 사태를 면했다. 
     
    빅5병원 2021년도 레지던트 1년차 정원 및 모집인원 현황.

    그러나 빅5병원을 제외하면 수도권에서도 많은 미달 사태가 나왔다.

    가천대길병원은 51명 정원에 44명이 지원해 1:0.86의 경쟁률을, 강동경희대병원은 29명 정원에 24명이 지원해 1:0.83의 경쟁률을 보였다. 강동성심병원도 29명 정원에 2명이 모자랐고 건국대병원은 45명 정원에 4명의 지원자가 채워지지 않았다. 

    고대안산병원은 1:0.76, 고대안암병원 1:0.88, 국립암센터 1:0.86, 명지병원 1:0.92, 분당차병원 1:0.93, 순천향대서울병원 1:0.95, 아주대병원 1:0.83, 인하대병원 1:0.67, 중앙대병원 1:0.93, 한림대동탄성심병원 1:0.86, 한림대성심병원 1:0.89의 경쟁률을 보여 모두 정원 미달을 면치 못했다. 

    지방에 위치한 병원들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조선대병원(1:1.03), 전북대병원(1:1.16), 부산백병원(1:1.03) 등 일부 병원을 제외하고 대부분 모집 인원이 미달된 상태다.

    강원대병원은 전체 26명 정원에 20명만이 지원, 1:0.77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계명대동산병원은 50명 정원에 12명 미달을 기록(1:0.76)했다. 

    이외 미달된 지방 수련병원들은 단국대병원(1:0.91), 동아대병원(1:0.88), 부산대병원(1:0.94), 순천향대천안병원(1:0.76), 영남대병원(1:0.86), 울산대병원(1:0.85), 아주세브란스기독병원(1:0.81), 전남대병원(1:0.99), 제주대병원(1:0.75), 충남대병원(1:0.88), 충북대병원(1:0.85), 칠곡경북대병원(1:0.55), 한림대춘천성심병원(1:0.69) 등이다. 


    소청과‧흉부외과 대규모 미달 심각…내‧외과는 예년 수준
    소위 기피과라고 불리는 주요 과들 중에서도 소아청소년과와 흉부외과의 지원율 하락이 심각한 상황이다.

    이번년도 전공의 모집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소청과와 흉부외과의 대규모 미달 사태다. 특히 소청과는 지난해에 비해 지원율이 반토막이 났다. 소청과는 올해 정원 166명에 56명만이 지원하면서 지원율이 33%(전국 55개 수련병원 기준)로 추락했다. 

    빅5병원 중 한 곳도 소청과 정원을 채우지 못할 정도로 상황이 심각한 것이다. 서울대병원은 16명 정원에 14명 지원자였고 서울아산병원(8명/4명), 삼성서울병원(8명/3명), 세브란스병원(14명/3명), 가톨릭중앙의료원(13명/3명) 등으로 전체 미달이었다. 지난해 소청과 전공의 평균 경쟁률은 69%에 그쳤지만 빅5병원에선 가톨릭중앙의료원과 세브란스병원을 제외하곤 정원을 채워왔다.  

    그동안 소청과 전공의 지원이 줄어드는 이유로는 지속되는 저출산으로 인한 불안정성과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사건 등 늘어나는 의료분쟁에 대한 부담 등이 지목돼왔다. 그러나 올해는 이에 더해 코로나19로 인한 소청과 환자의 급감이 핵심 이유로 떠오르고 있다. [관련기사=저출산에 코로나19로 '소아청소년과' 존폐 위기...빅5 병원마저 미달 예상에 전공의 지원 담합 움직임까지]

    소청과학회 은백린 이사장은 "현재로선 앞으로도 대규모 미달 사태를 피할 수 없을 것 같다"며 "수련 기간을 4년에서 3년으로 줄이는 등 다방면에서 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코로나19 장기화 등으로 올해 직격탄을 맞았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기피과로 알려진 흉부외과도 지원율 34%(정원 55명/지원 19명)를 기록하면서 상황이 심각하기는 마찬가지다. 빅5병원에서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등만 정원을 채웠다.

    사실 흉부외과는 그동안 지원율이 상승 곡선을 그려왔다. 2016년 48.9%로 최저점을 찍은 뒤 2017년 56.5%, 2018년 59.5%를 기록하고 2019년 66.7%로 상승했다. 그러나 지난해 지원율이 58%로 하락하며 위기감이 조성되더니 올해는 30%대로 추락했다.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 이성수 교육위원장(연세의대 흉부외과학교실)은 "흉부외과는 난이도가 높은 술기를 주로 배워야하는 특성상 주 80시간 전공의법을 지키기 매우 어렵다"며 "전공의들 사이에서 힘든 과라는 인식이 박히면서 미달 사태가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성수 위원장은 "이런 이유로 올해 세브란스 흉부외과에 지원했던 전공의 3명도 모두 중도 포기했다"며 "학회에선 내‧외과처럼 수련시간을 줄이는 등 대책을 모색하고 있다"도 덧붙였다. 

    반면 대표적인 기피과로 알려진 비뇨의학과의 지원율은 소폭 상승했다. 지난해 71%의 지원율을 기록한 비뇨의학과는 올해 54명 정원에 41명이 지원하며 76% 지원율을 기록했다. 

    내과는 464명 정원에 489명이 지원해 105%의 지원율(지난해 대비 1%하락)을 보였고 외과는 정원 174명에 134명이 지원하면서 77%의 지원율을 기록, 지난해에 비해 4% 가량 지원율이 증가했다. 

    대한내과학회 윤형규 수련이사는 "전공의 충원을 위해 학회는 수련교육체계 개선과 교과과정 체계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한외과학회 관계자는 "학회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은 한계가 있다. 외과의사로서 적은 환자를 보더라도 정성껏 진료할 수 있도록 진찰과 행위료를 적정하게 산정해야 한다"며 "정부의 국고지원금 제도가 2년 뒤 끝난다고 한다. 해당 제도를 유지하면서 기피과 등 필수의료 쪽으로 정책지원금을 적극 투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도권 대학병원 주요 진료과별 경쟁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