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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코스, '덜 유해한' 담배로 인정 받을까

    美FDA 과학자문위, 위험저감 담배제품 권고여부 표결한다

    기사입력시간 2018-01-24 06:00
    최종업데이트 2018-01-25 16:27

    사진: 위키미디어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아이코스(iQOS)에 대한 미국 보건 당국의 표결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처음으로 덜 유해한 담배로 인정받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이코스는 필립 모리스 인터내셔널(PMI)이 개발한 담배 제품으로, 회사 측에서는 담배를 태우지 않고 가열하는 방식(heat not burn)으로 고안돼 기존 담배보다 덜 유해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PMI는 2016년 12월 5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아이코스에 대한 '위험저감 담배제품(MRTP)' 신청서를 제출했고, 2017년 5월 24일 FDA의 담배제품센터가 정식으로 받아들여 과학적 검토 절차가 진행돼 왔다.

    접수된지 246일만인 24일(현지시각) FDA 담배제품 과학자문위원회는 회의를 열고, 아이코스를 '위험 저감 담배 제품'으로 분류하도록 권고할지 여부를 표결한다. FDA가 대개 자문위 의견을 그대로 수용한다는 점에서 만약 권고 통과되면 아이코스는 FDA로부터 위험 저감을 인정받은 첫 담배 제품이 되며, FDA의 금연 정책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FDA는 지난해 7월 담배와 관련된 포괄적인 규제 계획을 발표하면서, 규제와 함께 기존 담배보다 덜 위험한 혁신적인 담배 제품 개발도 장려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인구의 일정 비율은 니코틴을 포기할 수 없거나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가정한 대안이다.

    FDA 스콧 고틀리브(Scott Gottlieb) 국장은 "코스를 바꾸지 않으면 현재 살아있는 젊은 성인 560만 명이 담배 사용으로 인해 조기에 사망한다"면서 "담배가 더이상 중독을 일으키거나 지속시키지 않고, 니코틴을 원하거나 필요로하는 성인들에게 담배를 대체하거나 덜 유해하게 제공할 수 있다면 이를 찾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진: 필립 모리스 인터내셔널(PMI) 홈페이지

    PMI는 홈페이지를 통해 "해로운 담배 연기 없이 니코틴을 제공하면서도 성인 흡연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제품을 개발 및 테스트하고 있다"면서 "이를 위해 2008년부터 지금까지 약 3조 4000억 원(30억 달러) 이상을 투자했고, 400명이 넘는 세계적 수준의 과학자, 엔지니어, 기술자들이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PMI 측은 독립적이고 공인된 연구실에 의해 에어로졸 화학 및 임상 연구를 실시했고, 동료평가(peer riveiw)를 거친 아이코스에 대한 논문을 2015년부터 30편 이상 발표했으며, 2011년부터 200편 이상의 정규 논문과 단행본 게재 논문을 발표했다고 설명한다.

    지난해 11월 내한한 PMI 의학 담당 수석 미카엘 프란존(Mikael Franzon) 박사는 기자간담회에서 "아이코스 증기에 포함된 유해물질은 연구용 표준 일반담배(3R4F)에 비해 평균 약 90% 이상 줄었으며, 아이코스 증기에 포함된 대부분의 물질은 국제기관들이 정한 담배관련 유해물질에 해당하지 않는다"면서 "아이코스는 니코틴을 포함하고 있지만 이는 중독성만 있을 뿐 담배로 인한 질병의 주요 원인은 아니며, 아이코스에서는 타르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영국 임상보건연구원과 공중보건국은 전자담배는 흡연보다 약 95% 덜 유해하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등 세계적으로도 아이코스를 비롯한 전자담배에 대한 위해성 감소 효과를 인정하고 있는 추세"라면서 "내년에는 모든 로우데이터를 전부 공개할 예정"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사진: 스위스 로잔대 산업보건연구소 오렐리 베르뎃 박사가 담배규제 정책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다. ⓒ메디게이트뉴스

    그러나 이러한 담배회사의 주장에 대해 학계에서는 크게 반발하고 있다.

    스위스 로잔대 산업보건연구소 수석연구원인 오렐리 베르뎃(Aurelie Berthet) 박사는 지난해 말 열린 담뱃갑 경고그림 시행 1주년 기념 담배규제 정책포럼에서  아이코스의 에어로졸을 구성하는 성분이 일반 궐련 담배와 같고, 1군 발암성 물질도 포함됐다고 반박했다.

    베르뎃 박사는 "연구 결과 국제암연구소(IARC) 1군 발암성 물질인 포름알데히드가 여전히 검출된데다 기존 궐련 담배보다 90% 감소하지 않았으며, 마찬가지로 1군 발암성 물질인 벤조피렌은 일반 궐련의 4% 수준이긴 했지만 검출됐다"면서 "또 일산화탄소와 니코틴도 검출됐는데 니코틴 농도는 기존 궐련 담배와 유사한 수준이었다"고 설명했다.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조홍준 교수는 "궐련형 전자담배의 가장 큰 문제는 심혈관 질환 위험이 흡연량에 비례하지 않고 약간의 노출에도 크게 증가하고, 일반 담배와의 이중사용 비율이 높으며, 가열(Heat)했을 때 나오는 위해물질에 대해 담배회사가 공개하지 않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대한금연학회는 올해 초 입장문을 발표해 "담배회사들은 '가열담배(Heat-Not-Burn tobacco)가 기존 담배와 달리 건강상 덜 위해하다거나, 금연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식의 과장된 홍보를 진행하고 있고, 자체적으로 시행한 연구를 근거삼아 가열담배가 기존 담배에 비해 독성물질이 적어 인체에 덜 위험하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현재 사용하는 '궐련형 전자담배'라는 용어를 '가열담배'로 바꿀 것을 권고했다.

    학회는 "가열담배와 전자담배는 엄연히 다른 제품"이라면서 "국민건강증진법이 '전자장치를 사용하는 담배제품'을 전자담배로 분류하고 있어, 정부는 가열담배를 전자담배 정의내 '궐련형 전자담배'로 분류하고 있고, 이로 인해 일반인으로 하여금 가열담배가 기존 담배에 비해 건강에 덜 해로울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할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영국 정보의 독립 과학 자문기구인 독성위원회(COT)도 지난해 말 공식 입장문을 발표, 아이코스와 같은 궐련형 전자담배는 일반 담배보다 덜 위험할 가능성은 있으나 여전히 위험하고, 흡연자들은 담배를 끊는 것이 더 좋다고 권고했다.

    두 진영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FDA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아직 알 수 없으나,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FDA는 "아이코스에 대한 예비 검토 결과 기존 담배보다 독성 화학 물질의 함유량이 적지만 담배 관련 질병 발생률이 낮은지 여부는 말할 수 없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