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배진건 칼럼니스트] PR은 ‘Public Relations’의 약자로 PR은 조직과 그 공중간에 서로 유익한 관계를 형성해주는 전략적인 커뮤니케이션과정이다. PR은 회사나 단체가 공중과의 좋은 관계를 지속하기 위한 모든 활동을 말한다. IR은 ‘Investor Relations’의 약자로 기업과 주주·투자자 간의 정확한 의사소통을 말한다. IR을 통해 시장에 기업의 내용과 경영방침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게 된다.
“하버드암센터에서 기술 도입한 A, 어떤 회사?'란 제목의 뉴스가 3월 23일 바이오 매체에 떴다. '국내 바이오기업 A에 대해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나파버 암 센터 (Dana-Farber Cancer Institute, DFCI)로부터 총 490억원 규모(계약금 10%)로 기술 수입했으며 동시에 DFCI가 A에 지분투자를 단행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다.”
앞서 3월 21일자에(아마도 회사가 제공한) 관련 뉴스가 먼저 게재되고 또 페이스북에 뉴스가 그대로 실리자 'A란 회사 아세요? 아시는 분은 알려주세요' 라면서 갑자기 업계 종사자들의 관심이 쏠리기 시작했다. 필자는 먼저 '총액 490억원이 달러($)로 얼마지?'부터 계산했다. 처음에 지불할 금액이 49억원이니 500만 달러 정도로 계산이 된다.
기사에서 A사는 "하버드 의대가 국내 기업에 지분 투자한 것은 당사의 신약 개발 능력을 신뢰하고 있다는 방증이라 생각한다"며 "다나파버 연구진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파킨슨병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희망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다나파버는 "A와 함께 파킨슨병 개발을 하게 돼 매우 기쁘다"며 "새로운 치료법이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개발이 성공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기사를 읽으며 지난 70년 동안 암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치료를 목적한 다나파버가 왜 파킨슨병에도 관심을 갖고 공동연구를 하는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DFIC 웹 사이트를 뒤져봤다. ‘News Releases or Announcements’ 부분에 3월 28일자 최신 내용이 있었다. 하지만 회사가 국내 언론에 직접 밝힌 듯한 부분은 찾을 수가 없었다. DFCI에서 암을 대상으로 연구하던 타깃이 파킨슨병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돼 타깃의 진로를 바꿀 수는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23일자 후속 기사에 회사 측이 말한 답이 들어있다.
이는 “다나파버로 확보한 파킨슨병 후보물질은 동일 타겟에 대해 현재 초기 임상단계에 있는 글로벌 제약사의 후보물질보다 높은 선택성과 강한 효과를 나타낸다”는 것이었다.
이후 닉스테크 동양네트웍스 이젠텍 인터불스 등 "국내 기업들이 주주총회 시즌에 돌입한 가운데 정관 변경, 신규 이사 선임 등을 통해 바이오 분야를 신사업으로 추진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유망 바이오분야를 신규 사업으로 추진해 기업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이들은 국내외 바이오기업 투자, 인수 등에 나설 계획”이라는 뉴스를 접했다. 급기야 4월 1일자 포스코의 ‘바이오 진출 선언’이 나왔다.
“국내 상장사들의 바이오 분야 진출은 긍정과 우려의 시선이 교차한다. 기업들이 미래 산업으로 각광받는 바이오산업 진출을 통해 기업의 새로운 돌파구를 찾으려는 시도는 긍정적으로 정보기술(IT)을 비롯한 타산업과 바이오의 융합을 통해 혁신적인 아이디어 도출이 기대된다. 한편으로는 바이오를 주가부양의 수단으로만 삼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 이런 내용이 소개됐다.
사실 미국에서도 기초가 비슷한 듀퐁이 제약산업에 뛰어들었고 한국에서도 태평양이나 CJ도 발을 담갔다. 하지만 바이오 분야의 DNA가 맞지 않은 지 일정 기간 후에는 발을 빼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렇게 정관을 바꾸며 바이오기업에 투자하려는 기업들이 가진 특성이나 철학이 무엇이고 과연 바이오에 대한 이해가 얼마나 있을까하는 염려가 들었다. 바이오는 IT 등 다른 분야와 달리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힘든 분야다. 특히 바이오 스타트업(Start Up)은 이런 기업들과는 달리 과제에 대해 투자를 받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PR만이 아니라 정확한 정보의 IR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
처음 투자를 받기도 어렵지만 두번째 투자부터는 투자의 액수가 더 커지는 만큼 더 어렵다. IR을 통해 지난 투자 기간 동안 어떤 결과물을 만들었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떤 결과를 바탕으로 바이오기업이 나아갈 것인지 방향을 밝히고 여러 벤처캐피탈(VC)의 경험과 조언을 들어 방향을 조절해야 한다. 특히 최근에는 VC들에 합류한 심사역에 바이오 전문가 집단이 많아져 과학적인 날카로운 질문들이 쏟아져 나오기도 한다.
IR을 통해 투자유치에 성공한다면 스타트업은 사업의 날개를 달 수 있지만 실패한다면 고민이 깊어진다. IR을 듣는 대상인 VC들은 “많은 스타트업들이 IR과 PR의 차이를 모르고 있다”고 불평한다. 오늘 의문을 갖게 하는 보도기사도 PR의 관점에서 뉴스를 내보냈다. 그러나 PR과 IR을 제대로 하려면 사실(facts)과 투명성, 무엇보다 과학(Science)을 바탕으로 한 긍정적인 마인드로 리스크 관리를 해야 한다. 돈이 오고 가는 금융 공간은 창의와 신뢰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