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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대협 집행부 '탄핵' 위기…"국시문제 본과4학년 대표단 결정 무시"

    의대생 전체투표 진행하면 탄핵 가능성 80% …권력 분산 통해 의사결정 과정 투명화할 것

    기사입력시간 2020-09-22 15:54
    최종업데이트 2020-09-22 15:54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 조승현 회장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의과대학 본과 4학년 학생들의 의사 국가고시 추가 접수 문제의 향방이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의대생 대표인 조승현 회장이 탄핵 위기에 놓였다. 의대생 단체행동 과정에서 단체투표 등을 거치지 않고 독단적으로 의사결정을 했다는 것이 주요 이유다.
     
    탄핵 소추안 발의를 앞두고 있는 '의료정상화 단체행동' 소속 의대생들은 총 1485명(온라인 706인, 오프라인 779인)의 서명을 받아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 측에 제출한 상태다.
     
    그러나 아직 연서명 필적확인 등 명분으로 탄핵안은 계류된 상태다. 의료정상화 단체행동 측은 이미 의대생 내부적으로 현 집행부에 대한 불신이 많다는 점에서 탄핵 소추안이 대의원총회를 통과해 의대생 전체투표로 이어진다면 탄핵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봤다.
     
    의료정상화 단체행동 측이 밝힌 탄핵 이유는 독단적 의사결정과 정보불균형이다. 이들에 따르면 현 의대협 회장단은 단체행동 행보를 결정할 중요한 의사결정 과정에서 회원들의 요구에도 불구 단체투표를 진행하지 않고 전체학생대표자총회 회의록 공개도 거부했다.
     
    또한 의대생 회원들이 총회 의결과정을 방청할 수 있음에도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다는 명분으로 회원들의 방청권을 제한했다.
     
    의료정상화 단체행동은 이 같은 의대협 회장단의 회무처리 방식이 회칙을 거슬렀다고 봤다. 이들이 밝힌 구체적인 회칙 위배 사안은 △8조(회원들이 공고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대표자 행위를 문서화하고 공고해야 한다) △9조(회의 기록물을 활용하려는 자의 정보공개청구를 거부할 수 없다) △21조(회원은 의결기구를 방청할 수 있다) △98조(회장은 민주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회의 모든 사항을 학생총회, 대표자 총회에 보고해야 한다)로 총 4가지다.
     
    의료정상화 단체행동은 현 의대협 집행부가 탄핵될 시, 학생들에게 공개할 새로운 로드맵이 이미 완성단계이기 때문에 탄핵 이후 상황에 대해서도 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다음은 의료정상화 단체행동 한상현 대변인(연세의대 본1)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Q. 탄핵 소추안 발의는 언제 이뤄지며 어떤 사전 준비가 이뤄졌는지?
     
    아직 탄핵 소추안 발의는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의대협 측에 탄핵안이 전달된 것이 지난 18일 금요일 오전 1시경이며, 연서명을 검토하겠다고 답장을 받은 것이 19일 오후 12시다. 의대협은 연서명 필적확인이라는 이상한 명분으로 탄핵안을 계류시키고 있다. 의대협은 필적이나 서명은커녕 학생들 리스트나 연락처조차 가지고 있지 않다. 탄핵안 연서명은 의대협의 본4 대표단 패싱 사건 이후 그날 탄핵안을 작성해 14일 월요일부터 받기 시작했다.
     
    Q. 본4 대표단 패싱 사건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해달라.
     
    국시에 대한 권한은 본4 대표단에게 있다. 그러나 의대협 집행부는 이를 무시하고 독단적으로 단체행동을 중단한다는 성명문을 내고 이를 언론에 제보했다. 본4 대표단은 본래 국시 거부 단체행동을 '유보'로 의결했지만 다음날 의대협은 독단적으로 유보를 '중단'으로 바꿔 성명서를 냈다. 성명서 게시글에 비판 댓글이 달리자 댓글을 삭제하고 막기도 했다.
     
    Q. 탄핵을 위한 대의원총회는 언제 열릴 예정이며 탄핵안 통과 가능성은 어느 정도로 예상하는지?
     
    회칙에 따르면 탄핵안에 적힌 개의 희망일자를 가장 우선시해 대의원총회가 열려야 한다. 이 날짜는 9월 24일이다. 다만 의대협에서 외부와 연락을 끊고, 침묵 중이라 구체적 날짜는 미지수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대의원 총회를 통과하는 것이다. 대의원 총회에서 탄핵안에 대한 의대생 총투표가 가결되기만 하면 탄핵 가능성은 80% 이상이라고 본다.
     
    Q. 대의원총회 의결 과정이 가장 큰 문제라는 것은 무슨 의미인지.
     
    정확히 대의원회에서 3분의 1만 반대표가 나와도 투표 자체를 막을 수 있다. 우려되는 사안은 의대협 회장과 긴밀한 관계인 대의원들의 존재다. 동맹휴학 유지 여부를 결정할 당시에도 일부 대의원들이 자교 내 의대생들의 투표결과와 반대로 의결권을 행사한 것으로 알고 있다.
     
    Q. 기존에 언급된 회칙 위배행위 이외 추가 탄핵 사유가 있나?
     
    탄핵안을 제출한 이후 크고 작은 사건들이 더 발생했다. 탄핵안을 다시 작성한다면 추가해야 할 내용들이 있다. 위의 탄핵안 발의에 대해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시간을 끌고 있는 행위 역시 포함될 수 있다.
     
    Q. 현 집행부 탄핵의 가장 큰 핵심은 단체투표를 하지 않은 점과 정보불균형(긴급총회 방청권 거부)이라고 알고 있다. 또한 다른 이유가 더 있는지?
     
    해당 내용이 핵심이 맞다. 아울러 의사결정이 제대로 이뤄졌는가를 보기 위해 회칙에 따른 정당한 권리로 회의록 열람을 요구했으나 거부당했다.
     
    또 다른 큰 문제를 정리하자면 본4 대표단의 국시거부 중단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회의가 있었다. 이 회의에 중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정보를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임시비대위) 측에서 대표단에 전달하려 했다. 그러나 이를 의대협 집행부 독단으로 거부했다.
     
    단체행동의 엔드포인트(End point) 역시 모든 학생들의 의견이 반영돼야 할 중대한 문제다. 그러나 집행부는 전체 회원들 몰래 의결하고 이를 공지조차 하지 않았다. 이는 이후 단체행동이 중단되고 나서야 공개된 사안이다.
     
    Q. 탄핵 이후를 걱정하는 의견도 많다. 이에 대한 의견은?
     
    학생들에게서 분열이 일어나고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던 것은 의대협 집행부가 제 기능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의대협 집행부는 학생들의 구심점이 되긴커녕 오히려 분열을 부추겼다. 현재는 단체행동이 잠정 중단된 상태로 지금이 내부를 정리하고 제대로 된 중심점을 다시 만들어야 할 때다. 집행부가 탄핵되면 비대위 체제로 운영되며 의대생들에게 공개할 새로운 로드맵 역시 완성단계에 있다.
     
    Q. 탄핵 이후 비대위가 구성되면 어떤 형식으로 언제까지 운영될 예정이며 현 상황(국시문제 등)을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가게 되는지?
     
    비대위가 구성되면 기존 의대협의 고질적 문제였던 소통 구조와 정보의 전달 속도 개선을 위해 체계화된 테스크포스(TF)를 구성할 예정이다. 이에 대한 구조 설계 역시 완료된 상태이다. 또한 기존 집권체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권력을 분산시키고 의사결정 과정을 투명하게 할 예정이다.
     
    이번 투쟁은 올해나 내년만 바라보고 하는 것이 아니다. 감시기구가 설치된 이상 장기적으로 계속 운영해야 할 주체가 필요하다. 매년 의대협 대의원회의 재인준을 받게 되겠지만 수년을 바라보고 장기적으로 투명하게 운영할 수 있는 의사결정 과정이 시급하다.
     
    국시 관련 문제는 의대협 차원에서 다룰 사항이 아니다. 이는 전적으로 본4 대표단이 전권을 위임해 본4 대표단에서 결정해야 할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