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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혈전 우려…캐다나는 55세, 독일은 60세 미만 연령에 접종 제한

    유럽의약품청 "특정 연령대 위험 인과 없어"…전문가들 “접종자 연령 차이→발병률 오차 가능성”

    기사입력시간 2021-04-02 06:07
    최종업데이트 2021-04-02 09:56

    최근 아스트라제네카(AZ) 코로나19 백신의 뇌정맥동 혈전(CVST)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아스트라제네카(AZ) 코로나19 백신의 뇌정맥동 혈전(CVST) 우려가 증폭되면서 부작용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독일과 캐나다 등 국가가 CVST에 대한 우려로 일부 전령층의 백신 접종을 중단하면서 방역당국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철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면서도 일부 국가들의 CVST 발생 빈도 차이가 접종 대상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고 봤다.
     
    캐나다‧독일, 55‧60세 이하 접종 중단…CVST 60세 이하 여성에 집중

     
    앞서 지난달 29일 캐나다는 55세 이하 성인의 AZ 백신 접종을 일시적으로 중단했다.
     
    AP통신과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캐나다 국가면역자문위원회 부위원장인 셸리 디크스 박사는 "AZ 백신의 55세 이하 성인 접종이 큰 위험성을 수반한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에서 알려진 혈전 가능성은 100만명 당 1명 꼴이었지만 현재 10만명 당 1명으로 위험성이 알려지면서 중단을 권고했다"고 전했다.
     
    특히 AZ 백신 접종 후 CVST 발생 빈도는 다수가 55세 이하 여성에게 집중된 것으로 알려졌다. 캐나다 보건부는 새로운 데이터를 기반으로 위험 대비 효과 분석을 수행하는 한편 위원회는 추가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접종 상황을 평가하겠다고 밝혔다.
     
    독일도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일시적으로 65세 이상에서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도록 했다. 다만 60세 미만 인구 중에서도 개별적인 위험 분석을 통해 의사 판단이 있다면 접종이 가능하다.
     
    독일 백신위원회(STIKO)에 따르면 CVST 부작용은 주로 60세 미만에게 발생하며 접종 후 4~16일 사이 대부분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독일 정부 약품 규제 연구 기관인 파울에를리히연구소(PEI)는 AZ 백신 1회차 접종 270만명 중 31명에게서 CVST 의심 사례가 보고됐다고 밝혔다. 31명 중 36살과 57세 남성을 제외하면 모두 20~63세 여성이었고 이 중 사망자는 9명이다.
     
    우리나라도 지난달 18일 AZ 백신 접종자 중 20대 1명이 CVST 의심 소견을 받았다.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해당 사례자는 지난달 11일 백신 접종 후 두통과 오한을 호소했고 15일에 걸쳐 이상반응이 지속적으로 발생했다.
     
    결국 사례자는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았고 영상의학검사(MRI)에서 혈전증이 의심돼 지역보건소에서 이상반응 사례로 신고됐다.
     
    EMA, 특정 연령대 위험 인과 없어…전문가들 “접종자 연령 차이→발병률 오차 가능성”
     
    반면 유럽의약품청(EMA)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AZ 백신의 특정 연령대 제한이 근거 없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나온 데이터를 살펴봤을 때 특정 연령대에 대한 위험 인과관계가 밝혀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EMA는 성명서를 통해 "유럽경제지역(EEA) 내 920만명이 접종을 받았고 이 중 62명에게 CVST가 발생했다"며 "60세 이하에선 10만명 중 1명꼴의 확률이다. 현재까지 연령이나 성별, 혈전증 병력에 따른 특별한 위험요소를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도 오는 5월부터 항공사 승무원을 비롯해 6월 보육교직원 등 55세 미만 여성의 대규모 AZ 백신 접종이 예정돼있어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 대상 연령에 따른 차이가 발생하면서 생긴 발병률 오차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면서도 추후 모니터링을 통해 신속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봤다.
     
    가천대 길병원 정재훈 예방의학과 교수는 자신의 SNS을 통해 "유럽 전체로 봤을 땐 CVST 발생률이 100만명 접종당 1건이었으나 독일은 약 10만 접종당 1건으로 보고된 것과 이번 접종 중단이 연관된 것 같다"며 "발병률 차이는 접종 대상에 따라서 나타날 수 있다. 만약 독일의 AZ 접종 대상이 젊은 여성에 편중돼있었다면 차이가 더 커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영국에서 거의 보고되지 않는 CVST가 독일에서 보고되는 이유는 접종 대상 연령의 차이가 원인일 수 있다. 영국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고령층에게 주로 접종했고 독일은 65세 이상에 사용 제한이 되면서 상대적으로 젊은 연령에게 접종이 됐다"고 전했다.
     
    다만 그는 "우리나라도 백신 접종에 주의깊게 접근하며 접종 시 관찰 조건, 증상 모니터링 방법 등을 추가할 필요가 있다"면서 "백신 공급과 접종 대상 선정에도 주의를 기울여야하고 추가적인 관찰과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한백신학회 마상혁 부회장은 "CVST 발생 기전이 갑자기 변하진 않기 때문에 접종자와 비접종자 그룹 사이에 발병률을 비교하는 연구가 신속히 진행돼야 한다"며 "추후 확실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 박영준 이상반응조사지원팀장은 지난달 31일 정례 브리핑에서 "AZ 백신 이상반응 인과성에 대해 해외 자료 등을 검토해 대응 여부를 결정하겠다"며 "국가별 상황을 계속 모니터링하면서 정보를 수집하고 국내 상황과 비교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EMA는 백신 접종자 중 100만명당 1명 수준으로 CVST가 발생한다고 평가하고 있다"며 "CVST가 백신 이상 징후 인지 여부는 평가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