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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사선종양 분야의 정밀의료

    [인터뷰] 자비어 토레스 로카 교수

    기사입력시간 2017-06-16 12:18
    최종업데이트 2017-06-16 12:18

    사진: 미국 사우스플로리다 의대 자비어 토레스 로카(Javier F. Torres-Roca) 교수(방사선종양학 전문의) ©메디게이트뉴스

    정밀의료가 임상종양학에서는 유전체 분석이나 표적치료제 개발 등을 통해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아직까지 방사선종양학에서는 이렇다 할 소식을 듣지 못했다.
     
    그런데 국림암센터에서 최근 정밀의료를 주제로 개최한 국제심포지엄에서 방사선 치료에서 정밀의료를 접목한 연구가 발표돼 주목을 받았다. 
     
    미국 사우스플로리다의대 자비어 토레스 로카(Javier F. Torres-Roca) 교수(방사선종양학 전문의)는 '방사선치료를 위한 정밀의료(Precision medicine for radiation therapy)'를 주제로 한 발표를 통해 방사선 민감도에 영향을 미치는 생물학(유전학)적 특성을 반영한 시스템을 개발해 개인 맞춤형 방사선 치료를 시행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토레스 로카 교수는 유전체 정보를 기반으로 종양(암) 방사선민감도의 분자학적 특징을 보여주는 '방사선민감도 지표(RSI: radiosensitivity index)'를 개발했다.
     
    더불어 그는 유전체의 인터네트워크(internetwork)를 통해 생물학적 관계를 분석해 환자의 유전형에 맞춰 조정된 방사선량을 조사하도록 하는 새로운 방사선치료(RT) 선량처방 알고리즘인 'GARD(Genomic-adjusted radiation dose)'를 개발했다.
     
    메디게이트뉴스에서는 방사선치료에서의 정밀의료를 좀 더 자세히 알아보고자 발표가 끝난 후 그와 인터뷰 자리를 가졌다.
     
    토레스 로카 교수에게 위 기술을 개발하게 된 계기를 묻자, "임상병리학적 특성을 토대로 일률적인 방사선 치료(one size fits all)를 시행하고 있는 현재의 치료 방식을 환자의 개인 (유전적) 특성에 맞게 개선함으로써 환자에게 최적의 선량을 전달해 치료 효과를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답했다.
     
    그는 "방사선치료는 암 환자의 최대 60%가 받을 정도로 필수적인 항암 치료로 여겨지는데, 기존의 일률적인 선량 처방으로는 환자의 25%가 방사선에 초과 노출되고, 40%는 충분하지 못한 선량으로 치료를 받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이유로 방사선 치료 역시 암 정밀의료 실현을 위해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분야다.
     
    그래서 그는 "새로 개발한 방사선민감도 지표(RIS)에 따라 조정된 방사선량을 조사하는 GARD 알고리즘을 적용해 정상세포에 노출되는 방사선량을 줄이고, 암세포에 충분한 선량이 조사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방사선량에 초과 노출되는 범위에 있는 환자 대상 추가 연구를 진행중인데 향후 논문으로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RIS는 다양한 질환 부위와 독립된 임상 코호트를 통해 유효성이 확인됐다.
     
    토레스 로카 박사는 "500개의 유전자 후보군을 48개의 인간 암 세포주(human cancer cell line)에서 방사선민감도와 상호연관성(interconnection)을 테스트해, 이중 가장 예측도가 높은 10개의 유전자를 선별, 방사선민감도지표(RSI)를 개발했다"고 소개했다.

    또 그는 "이 방사선민감도지표는 유방암, 폐암, 뇌암, 자궁경부암, 췌장암, 직장암, 흑색종, 전립선암 등의 환자가 포함된 13개의 독립된 임상 데이터셋에서 테스트했고, 그 결과 본 지표가 방사선치료를 받는 환자에서 효과적으로 치료 결과를 예측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의 GARD라는 방사선 처방 알고리즘에 대한 연구 결과는 올해 2월 '란셋 온콜로지(Lancet oncology)' 저널에 논문으로 발표됐다.
     
    사진: 자비스 토레스 로카 교수가 방사선치료의 정밀의료에 대해 발표하는 모습 ©메디게이트뉴스

    토레스 로카 교수는 "GARD라는 알고리즘의 개발로 개인의 종양 방사선민감도에 맞춰 최적화된 방사선량의 적용이 가능해졌다"며 "방사선종양학의사가 암 환자의 생물학적인 효과를 최대화해 방사선치료를 할 수 있도록 방사선치료 계획의 QC 수단(quality metric)으로 활용하게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그는 일률적인 방사선 치료를 시행하는 현재의 방사선종양학 패러다임이 이번 연구를 계기로 생물학에 기반한 개인 맞춤형 방사선 치료로 옮겨가기를 희망하고 있다. 그래서 더 많은 임상 데이터를 모으고자 GARD를 이용한 전향적 연구(Prospective trial)도 계획하고 있다.
     
    그는 RIS와 GARD에 대해 "기존의 의료행위에서 방사선치료선량의 범위가 적합한지를 보여주는 새로운 기술로, 방사선 치료계획 소프트웨어에 해당 기술을 탑재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에서도 묶음지불제도(bundle payment)를 통해 보험급여가 행위 기준(procedure base)에서 가치 기준(value base)으로 옮겨가고 있는 상황이라 환자 치료를 보다 효과적으로 해야 할 필요가 높아졌다"고 본다며 "이 기술을 통해 방사선치료의 효과를 보다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에이치 리 모핏 암센터·연구소(H. Lee Moffitt Cancer Center and Research Institute)에서 진행되는 이번 연구에 대해 그는 "중국과 인도에서 공식적인 관심을 보였고, 초기 기술은 인도에서부터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끝으로 그는 "방사선치료 분야가 한동안 '세기변조 방사선치료(IMRT)'라는 새로운 기술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했듯이 아직까지 물리적 민감도(physical sensitivity)에 익숙한 의료진이 생물학적 방사선민감도(biologic radiosensitivity)와 GARD라는 새로운 언어, 기술, 그리고 패러다임의 변화에 적응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