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들이 이번에는 의사들을 대신해 싼가격에 예방접종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대한한의사협회는 27일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의사협회가 노인 인플루엔자 접종비가 현실화 되지 않으면 위탁사업을 거부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의사협회는 최근 예방접종비용심의위원회가 노인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위탁사업 접종 수가를 1만 2000원으로 결정하자 수가 정상화를 요구한 바 있다.
또 의협은 "정부는 의료계를 국민을 위한 의료정책의 파트너로 인정하고, 의견을 적극 반영해 달라"면서 "정부가 계속 무대응 자세로 일관할 경우 노인 인플루엔자 민간위탁사업에 대한 참여를 거부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한의사협회는 "의사협회는 의사들의 독점적 예방접종 권한을 악용해 자신들이 요구가 관철되지 않으면 사업을 진행할 수 없다며 국민과 정부를 상대로 서슴없이 으름장을 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의사협회의 흑심은 따로 있었다.
한의사협회는 "낮은 접종비를 이유로 노인 예방접종 업무 거부 의사를 밝힌 의사 대신 한의사가 예방접종을 시행해 국가와 국민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관련 법 제도를 조속히 개선하라"고 촉구했다.
감염병 예방 및 관리 법 시행령 제20조 1항에 따르면 특별자치도지사 또는 시장ㆍ군수ㆍ구청장은 예방접종 업무를 종합병원, 병원, 요양병원(의사가 의료행위를 하는 곳만 해당한다) 또는 지정 의원에 위탁할 수 있다.
법령을 개정해 한의사도 예방접종 업무를 위탁받을 수 있도록 하라는 게 한의사협회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의사협회는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의사협회 강청희 상근 부회장은 "예방접종은 현대의학의 산물인데, 바이러스에 대한 개념조차 없는 한의사들이 예방접종을 하겠다는 것은 넌센스"라면서 "정부의 시녀 행세를 한다고 해서 의료행위를 할 수 있는 게 아니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