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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사 구속에 늘어난 소송…수도권 대형병원 20곳, 의료분쟁 비용 100억원 추가 지출

    의료분쟁 비용 전년比 52.8% 증가한 272억…세브란스병원 72억·이대목동병원 41억

    이대목동병원·횡격막 탈장 사건 소송 영향준 듯…병원 20곳 중 10곳, 10억 이상 지출

    기사입력시간 2019-06-12 17:59
    최종업데이트 2019-06-14 13:00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지난해 수도권 20개 대형병원이 의료분쟁 비용으로 전년대비 무려 52.8% 늘어난 94억 778만원을 추가 지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의료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 사망 사건과 횡격막 탈장 오진 사건으로 의사들이 구속된 데 이어 의료분쟁도 덩달아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12일 본지가 대학별 결산공시와 공공기관 알리오, 국세청 공익법인 공시 등을 통해 수도권 20개 대형병원의 의료분쟁 비용을 집계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 
     
    보건복지부는 2013년 9월 ‘재무제표 세부 작성방법’ 고시개정안 행정예고에 따라 의료사고 등 의료분쟁으로 발생한 손해배상 또는 합의비용 등의 금액을 의료비용으로 기재하도록 했다. 이전에는 의료외비용으로 처리했으나, 2015년 결산부터 의료비용으로 처리하고 의료분쟁 비용을 명시하도록 했다.  

    의료분쟁 비용은 의료사고 보상금, 의료사고 처리수수료 등으로 구분할 수 있으며, 이에 대한 세부내역을 주석으로 기재하도록 돼있다. 삼성생명공익재단, 아산사회복지재단 등 일부 의료재단 공시는 해당 내역을 일반인에게 상세하게 공개하지 않고 있으나, 국립대병원과 사립대병원은 공시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의료원 단위로 공시한 병원은 부득이하게 합산 수치로 계산했다. 

    지난해 수도권 대형병원 중에서 가장 의료분쟁 비용을 많이 지출한 곳은 연세의료원(세브란스병원, 강남, 원주 합산)이었다. 세브란스병원은 의료분쟁 비용으로 전년대비 51억 2301만원이 늘어난 71억 5024만원을 썼다. 

    그 다음으로는 이대목동병원이 전년대비 25억9349만원 늘어난 40억 8503만원의 의료분쟁 비용을 지출했다. 이대목동병원은 2017년 12월 발생한 신생아 중환자실 신생아 4명 사망사건에 따라 유가족들과 합의했지만 당시 정확한 합의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고려대의료원(고대안암병원, 구로, 안산)은 23억 6777만원을 의료분쟁 비용으로 지출했다. 이어 순천향중앙의료원(순천향대서울병원, 천안, 부천 등) 18억3760만원, 가톨릭중앙의료원(서울성모병원, 여의도 등)이 16억 1560만원을 의료분쟁 비용으로 썼다. 

    길병원 16억270만원, 백중앙의료원(서울백병원, 상계, 일산 등) 15억9447만, 건국대병원 13억 6147만원, 차병원(강남+분당) 12억5021만원, 경희의료원(경희+강동) 11억639만원 등도 지난해 의료분쟁 비용으로 10억원 이상 지출했다. 

    이어 서울대병원 8억6491만원, 아주대병원 5억2470만원, 한양대의료원(서울+구리) 5억4611만원, 인하대병원4억6148만원, 동국대의료원(일산+경주) 3억5916만원, 분당서울대병원 1억7594만원,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1억2177만원, 중앙대병원 1억1041만원, 국립중앙의료원 6747만원, 강북삼성병원 2572만원 등의 의료분쟁 비용을 기록했다. 

    의료분쟁 비용이 전년대비 가장 많이 늘어난 병원은 세브란스 병원이 51억2301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대목동병원 25억 9349만원, 길병원 11억2614만원, 고려대의료원 9억9319만원, 경희의료원 8억3704만원 등이었다. 

    반대로 의료분쟁 비용을 전년대비 가장 줄인 병원은 가톨릭중앙의료원 -17억698만원, 분당서울대병원 -15억6803만원, 서울대병원 -2억9296만원 등이었다. 

    한편,  2017년 12월 발생한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 신생아 4명 사망사건은 올해 2월 형사 1심에서 의료진 피고인 7명(교수 3, 전공의 1, 간호사 3)에 대한 전원 무죄판결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의료진 3인은 14일~2달간 법정구속됐다가 구속적부심과 보석으로 풀려나면서 의료계의 공분을 샀다. 이 사건은 현재 검찰의 항소로 항소심을 준비할 예정이다.  
     
    당시 서울남부지방법원 형사13합의부는 전공의를 제외하고 의료진 6명의 오염 가능성을 높이는 분주행위를 막지 않은 주의의무 소홀은 인정했다. 하지만 이들의 스모프리피드 분주 행위와 시트로박터 프룬디균 오염에 따른 패혈증 사망의 인과관계가 입증되지 않았다고 봤다.  

    2013년 6월 발생한 횡격막 탈장 오진 사망 사건의 피고인 의사 3명은 지난해 10월 형사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유가족과 합의한 데 이어 11월 보석으로 풀려났고 올해 2월 항소심이 진행됐다. 

    당시 수원지방법원 제 5형사부는 응급의학의 특수성을 인정해 응급의학과 의사에게는 무죄를, 소아과 의사에게는 주의의무 위반 등을 이유로 금고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 및 사회봉사 40시간, 가정의학과 전공의에게는 주의의무 위반 등을 이유로 금고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5월 응급의학과 의사의 무죄 판결에 대한 검찰의 상고를 기각하고 항소심 판결을 인용했다. 나머지 의사 2인은 항소심 판결을 그대로 수용해 대법원에 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