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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협업③ 품목허가: 허가 전략 수립·본사와의 소통·자료 검토·외부 자문 등 많은 역할 수행

    [칼럼] 정형진 바이엘코리아 메디컬 디렉터·가정의학과 전문의

    기사입력시간 2021-09-08 11:29
    최종업데이트 2021-09-08 16:07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임상팀은 임상시험을 통해 신약의 유효성과 안전성 데이터를 생성하고, Regulatory Affairs(RA)는 품질, 비임상 및 임상시험 자료를 정해진 양식으로 정리해 규제기관에 품목허가를 신청한다(new drug application: NDA). RA는 품목허가 승인 후 의약품 전주기에 걸쳐 재평가와 품목갱신을 통해 허가를 유지하고, 제품 허가사항을 최신 상태로 관리한다. 다국적 제약사 관점에서 품목허가를 위해 어떤 자료를 제출해야 하는지, 그 과정에서 의학부와 어떻게 협업하는지 설명한다.

    약사법 제31조(제조업 허가 등)에 따라 의약품 제조업자가 그 제조한 의약품을 판매하려는 경우 품목별로 제조판매 품목허가를 받거나 품목신고를 해야 한다.(1) 다국적 제약사의 한국지사는 보통 본사에서 제조한 의약품을 수입하므로(수입업자) 약사법 제42조(의약품등의 수입허가 등)에 따라 수입 품목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거나 신고를 해야 하며, 허가받거나 신고한 사항을 변경하려는 경우에도 동일하다.(1)

    신약은 품목허가 대상이며, 제조판매∙수입 품목허가를 받으려는 자가 제출해야하는 서류는 의약품 등의 안전에 관한 규칙 제4조(제조판매∙수입 품목의 허가 신청)의 제1항 제1호부터 12호까지 열거되어 있다.(2) 이중 의학부와 협업이 필요한 서류는 제1호 안전성∙유효성에 관한 자료와 제11호 위해성 관리 계획인데 위해성 관리 계획은 지난 번에 게재했으니 안전성∙유효성에 관한 자료 중심으로 설명한다.

    의약품 안전규칙 제9조(안전성∙유효성에 관한 자료)는 안전성∙유효성에 관한 자료로 다음 각 호의 자료를 명시하였다.(2) 제8호의 자료를 제외하면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에 허가 신청을 위해 아래 자료들이 대부분 준비되어 있으므로 한국 지사의 RA는 본사로부터 자료를 받아 이를 제출양식에 맞게 작성 및 번역해 식약처에 제출한다.

    1. 기원 또는 발견 및 개발 경위에 관한 자료.
    2. 구조결정, 물리화학적 성질에 관한 자료.
    3. 안정성에 관한 자료.
    4. 독성에 관한 자료.
    5. 약리작용에 관한 자료
    6. 임상시험성적에 관한 자료.
    7. 외국의 사용현황 등에 관한 자료.
    8. 국내 유사제품과의 비교검토 및 해당 의약품등의 특성에 관한 자료.

    특히 제6호인 ‘임상시험성적에 관한 자료’가 핵심으로 임상시험자료집, 가교자료, 생물학적동등성 시험에 대한 자료가 포함되는데 이들 자료의 준비가 허가 일정과 품목허가에 매우 중요하다.(3) 임상시험자료집(clinical data package)은 의약품의 약동학, 약력학, 용량반응, 안전성∙유효성, 시판 후 사용경험 및 증례기록서와 개별 환자 목록 등에 관한 정보가 포함된 국내∙외 임상시험 성적에 관한 자료를 말한다.(3) 가교자료(bridging data)는 국내∙외에 거주하는 한국인을 대상으로 얻어진 시험자료로서 임상시험자료집에서 발췌하거나 선별한 자료 또는 가교시험으로부터 얻어진 자료를 말한다.(3)

    다국적 제약사는 신약인 경우 가교자료를 제출해야 하는데 국내에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별도로 가교시험을 실시하기는 어려우므로 글로벌 3상시험에 참여해 가교자료를 생성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가교를 위해 글로벌 3상시험에 포함되어야 하는 한국인 대상자 수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은 없으나 식약처는 통상 한국인 100명 이상 또는 전체 대상자의 10% 이상을 기대한다. 한국인의 안전성와 유효성이 전체 시험대상자의 것과 유의한 차이가 없음을 입증하기 위해 충분한 수를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국인 대상자 수가 적으면 데이터 변동성이 커져 전체 결과와 일관된 결과가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

    외국임상자료로부터 가교전략을 수립하고자 하는 경우 의약품의 품목허가∙신고∙심사 규정 [별표 6]의 ‘외국임상자료 등에 대한 검토 및 가교시험 결정방법’을 따른다.(3) 특히 유효성에 대한 외국임상자료의 평가방법은 아래 그림을 따른다.(4)
     
    그림. 외국임상자료 등의 평가방법(4)

    희귀의약품 등은 가교자료 제출과 가교시험이 면제되어 외국임상자료만으로 평가될 수 있다(그림 좌측). 하지만 대부분의 신약은 가교자료를 제출하기 위한 가교시험이 필요한데 그림 가운데 3가지 조건중의 하나를 만족하면 가교시험이 면제된다. 다국가임상시험에 포함된 한국인 자료로 가교자료를 생성해 가운데 두번째 사례를 입증해 품목허가를 얻는 것이 일반적이다. 가교자료 제출 면제와 가교시험 면제 대상이 아니면 외국임상자료의 국내 적용을 위해 가교시험을 실시해 가교자료를 제출해야 한다(그림 우측). 외국임상자료 또는 국내에서 실시된 가교시험 결과 한국인에 대한 해당 약물의 안전성 양상을 추가로 확인할 필요가 있는 경우 안전성에 관한 가교시험이 요구될 수도 있다.(4)

    외국 임상시험자료를 한국인에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의약품의 안전성∙유효성의 민족간 차이에 영향을 미치는 내적요인(유전적, 생리적 소인 등)과 외적요인(문화, 환경 등)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임상시험성적에 관한 자료에 해당 의약품에 대한 민족간 요인의 차이를 입증하기 위한 과학적인 설명자료를 포함하고, 안전성과 유효성이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정도를 기술해 외국 임상시험자료의 국내 적용에 대한 평가를 용이하게 해야 한다.(3)

    이를 위해 ICH E5 부록D를 참고해 약물의 특성에 따라 민족적 감수성 여부를 예측할 수 있다.5약동학적 특성이 선형적인(linear) 경우, 유효성과 안전성에 대한 약력학적 곡선이 완만한(flat) 경우, 치료용량 범위가 넓은 경우, 대사가 최소화 또는 여러 경로로 대사되는 경우, 생체이용율이 높은 경우, 단백 결합 가능성이 낮은 경우, 약물간, 약물-음식간 및 약물-질병간 상호작용 가능성이 적은 경우, 전신 작용기전이 아닌 경우, 오용 가능성이 적은 경우, 병용투여 가능성이 적은 경우 해당 약물의 민족적 감수성이 적고(less likely), 가교시험의 필요성이 적어진다.(5)

    품목허가를 위한 전반적인 과정은 RA가 주도하지만 성공적인 승인을 위해 의학부와의 협업이 매우 중요하다. 의학부는 신약 특성에 따른 허가 전략 수립, 글로벌 임상시험 참여 및 한국인 대상자 수 확보를 위한 본사와의 소통, 임상시험성적에 대한 자료 검토, 가교자료의 검토∙해석, 식약처 안전성∙유효성 검토의견에 대한 답변, 외부 전문가 의견이 필요한 경우 자문 등 많은 기여를 한다. 제품 허가사항(label)에 대해서도 의과학적 검토를 한다.
     
    참고문헌
    1. 약사법. 제31조, 제42조. 2021. 4. 08.
    2. 의약품 등의 안전에 관한 규칙. 제4조, 제9조. 2021. 4. 15.
    3. 의약품의 품목허가∙신고∙심사 규정. 제5조, 제2조, 제7조. 식약처 고시. 2021. 4. 30.
    4. 의약품의 품목허가∙신고∙심사 규정 [별표 6]
    5. Ethnic factors in the acceptability of foreign clinical data. ICH E5. 1998.


    ※칼럼은 칼럼니스트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바이엘코리아나 KRPIA 의견을 대변하지 않고,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