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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사항암제, 표적‧면역항암제와 병용요법 ‘시너지’ 기대

    “암 세포 성장할 수 없는 환경 조성…‘돌연변이 저항성’ 극복해 치료효과 극대화”

    세계생화학분자생물학회 학술대회에서 저명한 암 전문가들 참석‧발표 진행

    기사입력시간 2018-06-08 06:29
    최종업데이트 2018-06-08 06:29

    ▲왼쪽부터 국립암센터 김수열 박사, 미국 메모리얼 슬로안 케터링 암센터 크레이그 톰슨 박사, 펜실베니아대병원 암센터 치 당 원장, 미국 샌디에고 주립대 생체공학부 크리스티안 메탈로 교수, 미국 텍사스 달라스대학 생명공학과 김정환 교수, 연세대 의대 정재호 교수

    [메디게이트뉴스 권미란 기자] “항암제 부작용의 가장 큰 이유는 돌연변이 저항성이다. 이제 암 세포 대사경로를 차단해 암 세포가 성장할 수 없는 환경을 만들고 돌연변이 저항성을 이겨내는 대사성 항암제가 주목받을 것이다. 표적‧면역항암제와의 병용요법을 통해 치료효과에서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미국의 암 전문병원인 ‘메모리얼 슬로언 케터링’ 암센터 그레이그 톰슨(Craig B. Thompson) 박사는 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18 세계생화학분자생물학회(IUBMB)` 학술대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이날 자리에는 펜실베니아대병원 암센터 치 당(Chi Dang) 원장(펜실베니아대병원 암센터 소장 겸), 샌디에고주립대 생체공학부 크리스티안 메탈로 교수, 텍사스댈러스대 생명공학과 김정환 교수, 연세대 의대 정재호 교수 등이 참석했다.
     
    크레이그 톰슨 박사는 “암 대사의 새로운 특징은 영양분이 없는 환경에서 세포의 생존과 성장을 위해 필요한 전구체를 획득할 수 있다는 것이다”라며 “우리는 암 대사에 대한 연구를 통해 종양세포가 정상세포에 비해 경쟁우위를 차지하는 두 가지 경로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크레이그 박사에 따르면 첫 번째 경로는 영양소의 선별적 수송체(nutrient-selective transporter)를 통해 포도당과 아미노산 흡수를 강화하는 것이다. 이 경로의 핵심조절 인자는 단백질인산화효소B(AKT)와 단백질 복합체인 mTORC1(mammalian target of rapamycin complex 1)이다. 두 번째 경로는 세포 밖의 단백질과 지방질의 흡수와 분해에 의존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많은 종양은 두 섭취 경로를 모두 사용하며 세포 외 영양 상태에 따라 전환 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단순한 암의 생리적 특징이 새로운 의미를 가지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항암제 부작용의 가장 큰 이유는 돌연변이 표적항암제 위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라며 “돌연변이는 유전적 요인이 다양하기 때문에 저항성으로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반면, 대사 항암제는 돌연변이와 상관없이 암에 전반적인 대사의 보편성을 표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돌연변이로 인한 저항성을 이겨나가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크레이그 박사는 “지난해 8월 IDH2 돌연변이 유전자를 표적으로 하는 에나시데닙(Enasidenib)이 백혈병 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았다”며 “올해는 IDH1 약물 허가를 앞두고 있고 향후 유방암이나 뇌종양, 육종 등에 대해서도 추가적으로 승인이 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펜실베니아대학 암센터 원장인 치 당(Chi Dang) 박사는 “암 세포가 끊임없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연료를 지속적으로 공급해야 한다”며 “암 세포가 포도당 또는 글루타민과 같은 특정 대사 연료에 의존하고 이러한 경로를 억제하는 약물에 취약해진다”고 설명했다. 즉, 암세포의 대사를 돕는 포도당과 아미노산의 대사경로를 차단함으로써 암이 더 이상 성장할 수 없는 환경을 조성해 "굶겨 죽인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미국 샌디에고 주립대 생체공학부교수 크리스티안 메탈로 박사는 “세포는 성장과 생존을 위해 대사 활성을 향상시켜 조절하고 이것은 종양치료의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며 “예를 들어 증가된 아미노산세린의 생합성은 공격적 종양의 특징으로 나타났고, 세포배양 또는 동물모델에서 세린을 제거하면 종양 세포성장이 제한된다”고 밝혔다.
     
    크리스티안 박사는 “우리는 별개의 환경에서 종양세포의 대사를 특징화했고, 비부착증식을 하는 동안 아미노산 대사의 재구성을 관찰했다”며 “비필수 아미노산의 수치조절은 종양 성장에 강한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미국 텍사스 달라스대학 생명공학과 교수 김정환 박사는 “포도당 흡수, 단백질 패널 등 당 대사에 관여하는 포도당 수송체(GLUT1)가 주요 편평상피암에서 다른 암 종에 비해 현저하게 상승된 것을 확인했다”며 “편평상피암은 당 소비에 매우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당 대사 억제와 제한된 당 섭취에 취약하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연구를 통해 편평상피암이 당분에 의존하는 분자 메커니즘을 밝힐 것이다”라며 “당의 흡수와 이용이 암 세포의 성장을 막을 수 있는 지가 주요하다. 연구가 성공한다면 빠른 임상적 해석으로 편평상피암의 표적치료 전략을 설계하기 위한 새로운 방법을 제시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연세의대 정재호 교수는 “주목받았던 면역항암제의 경우 100명 중 20~30명만이 획기적인 약효를 보인다”며 “약효가 잘 나타나지 않는 근본적인 원인이 암 대사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암 대사를 조절하는 대사항암제와 표적‧면역항암제를 병합해서 처방한다면 더 좋은 약효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최근 면역 대사에 대한 연구가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비임상 실험결과는 발표가 됐고 미국에서는 면역 대사 치료제의 임상이 준비중이다”라며 “대사항암제는 새로운 치료제가 아니라 병용치료를 통해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