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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사 처벌하면 불법 낙태수술 중단"

    산부인과의사회, 회원 찬반투표 거쳐 결정

    기사입력시간 2016-11-14 14:01
    최종업데이트 2016-11-14 15:48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직선제)대한산부인과의사회(회장 김동석)가 불법 인공임신중절수술 중단 카드를 검토하고 나섰다.
     
    낙태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의사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한다면 준법진료를 할 수밖에 없다는 게 산부인과 의사들의 입장이다.
     
    (직선제)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14일 인공임신중절수술과 관련한 입장을 발표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9월 의료법 시행령,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하면서 불법 인공임신중절수술을 비도덕적 진료행위에 포함시키고, 이에 해당하는 의사에 대해서는 최대 12개월 면허정지처분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모자보건법 제14조 1항에 따르면 ▲본인이나 배우자가 우생학적 또는 유전학적 정신장애나 신체질환 또는 전염성 질환이 있는 경우 ▲강간 또는 준강간에 의해 임신된 경우 ▲법률상 혼인할 수 없는 혈족 또는 인척간에 임신된 경우 ▲임신의 지속이 모체의 건강을 심각하게 해치는 경우 중 하나에 해당되면 본인과 배우자의 동의를 받아 낙태를 할 수 있다.
     
    이를 제외한 낙태시술은 모두 불법이다.
     
    이를 근거로 형법 제270조는 의사, 한의사, 조산사 등이 부녀의 촉탁 또는 승낙을 받어 낙태하게 한 때에는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고, 부녀의 촉탁 또는 승낙 없이 낙태하게 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산부인과 의사가 불법 낙태시술을 하다가 형법에 따라 형사처벌을 받으면, 현재 면허정지 1개월 처분이 뒤따르지만 이를 12개월로 늘리겠다는 게 복지부의 방침이었다.

    보건복지부는 산부인과 의사들이 12개월 처분안에 강하게 반발하자 최근 1개월로 다시 원상복귀 시키는 한편 행정처분 역시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때에 한해 부과하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산부인과의사회는 "현재 낙태죄로 재판을 받으면 형법에 따라 대부분 유죄를 선고받기 때문에 행정처분까지 이뤄지고 있다"면서 "선고유예시 비도덕적 진료행위로 자격정지 1개월, 집행유예시 의사면허취소 처분이 뒤따른다"고 환기시켰다.
     
    산부인과의사회는 "면허정지처분을 현 수준으로 유지한다고 해도 달라진 게 아무 것도 없고, 임신 중절수술을 포함해 정부에서 제시한 비도덕적 진료행위로 처분하는 것 자체가 위헌이며 위법"이라는 단언했다.
     
    산부인과의사회 주장의 핵심은 1973년 개정된 모자보건법 제14조의 중절수술 허용사유조차 현재의 의학적 상황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의학적 견지에서 유전학적 정신장애가 있는 경우, 풍진처럼 18주 태아에게 영향을 주지 않는 전염성질환을 인공임신중절수술 허용 사유로 삼고 있는 것은 잘못이며, 현행 모자보건법상 태아가 무뇌아 같은 기형이라도 인공임신중절수술을 허용하지 않는 것은 입법 미비라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 산부인과의사회는 "기형아를 유발할 모체의 전염성 감염은 인공임신중절수술 허용 사유지만, 생존 불가능한 기형아로 확인된 태아의 인공임신중절수술을 허용하지 않는 모순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성단체연합 등이 낙태죄 폐지 시위를 하는 모습. 사진 출처 여성신문

    그러면서 산부인과의사회는 임신 중절수술 합법화를 주장하는 게 아님을 분명히 했다.

    다만 의사회는 "현 모자보건법은 현실과 동떨어져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면서 "이런 입법미비 상황에서 의사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고 처벌하는 것을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의사회는 "의사들은 임신 중절수술 문제로 고발되기만 해도 재판과정에서 많은 고통을 받는데, 만일 어떤 방향으로든지 사회적 합의가 도출된다면 의사들은 이를 준수하는 게 마땅한 국민의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특히 산부인과의사회는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질 때까지 의사에 대한 행정처분을 유예해야 함에도 인공임신중절 수술을 비도덕적 진료행위 유형으로 규정, 종전과 같이 행정처분을 계속하겠다는 것은 위헌적인 발상"이라면서 "비도덕적인 진료행위로 처벌한다는 회원들의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인공임신중절수술 전면 중단을 결정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개원보다 폐원이 많은 저출산의 현실에서 산부인과 의사가 비도덕적인 의사로 찍혀 더 이상 지탄을 받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인공임신중절수술 대회원 찬반 투표는 ▲불법으로 규정한 임신중절수술의 전면 중단에 찬성하고 참여한다 ▲회원 개인의 판단으로 맡겨야 한다 중 하나를 택일하는 방식이다.

    만약 산부인과 의사들이 불법 임신중절수술 중단 결정을 할 경우 원하지 않는 임신을 한 임산부들이 낙태수술을 받기 위해 해외로 나가거나, 어쩔 수 없이 출산을 하더라도 여러가지 사회적 문제를 동반할 수밖에 없어 상당한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