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국내 코로나19 환자의 유전자 염기서열 151건에 대한 분석을 시행한 결과를 22일 발표했다. 그 결과 신천지와 이태원 클럽 등은 서로 유전자형이 달라 다른 감염원으로부터 감염됐을 것으로 추정됐다. 신천지는 중국 우한에서 왔지만 이태원 클럽은 주로 미국, 유럽에서 왔다는 것이다.
방대본에 따르면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세계보건기구(WHO) 분류에 따라 S, V, G 세 가지 그룹(영국 케임브리지대학 구분으로는 A, B, C형)으로 분류된다. S와 V 그룹은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지역, G그룹은 유럽과 미국에서 주로 유행하나 모든 그룹의 바이러스가 각 국가에서 발견되고 있다.
분석 결과 S그룹이 24건, V그룹이 67건, G그룹이 55건으로 분류됐다. S그룹은 주로 코로나19의 초기 해외유입 사례와 우한 교민 등에서 분리된 바이러스가 속했다. V그룹은 신천지 대구교회, 청도 대남병원 등에서 분리된 바이러스가 속했다. G그룹은 최근 들어 해외입국자가 많이 증가해 미국 ·유럽 등의 해외입국자와 이태원 클럽 관련된 확진자에서 분류된 바이러스에 해당했다.
정은경 본부장은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은 바이러스의 변이가 얼마나 있는지 알아보고, 세부 바이러스 그룹별로 역학조사를 통한 감염경로를 참고하는 자료다. 우리나라에서도 S, V, G 세 그룹이 모두 확인되고 있다”라며 “이번에 유행한 이태원 클럽 관련해 14명의 초기환자에 대해 검출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유전자 염기서열은 G그룹에 속한다. 이들 14명의 염기서열은 모두 일치해 공통된 감염원으로부터 감염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정 본부장은 “이태원 클럽과 관련된 바이러스의 특성이 대구 ·경북지역에서 있었던 신천지 교회나 청도 대남병원이 속해있던 V그룹과는 좀 차이가 있어 감염경로가 다르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어느 나라에서, 어떤 누구를 통해 전염됐는지 더 구체적으로 특정화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태원 클럽과 관련한 전파는 3월 중에 미국, 유럽에서 유입된 바이러스가 수도권에서 경증 또는 무증상에서의 조용한 전파 가능성을 내비쳤다.
정 본부장은 "3월 15일부터 유럽 5개국에 대한 특별 입국검역을 시행했고, 3월 19일부터 전체 입국자로 특별검역입국을 확대해 주소지를 확인하고 유증상자에 대한 검사를 시행했다. 나머지는 자가관리앱을 통해서 유증상 시에 검사를 하도록 관리를 시행했다"라며 "3월 22일부터 유럽발 입국자에 대한 전수검사와 자가격리, 3월 27일부터 미국발 입국자에 대한 전수검사와 자가격리, 그리고 4월 1일부터는 모든 입국자로 확대해서 점차 지역 확산에 따른 검역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정 본부장은 "하지만 코로나19는 입국 당시 검역에서 유증상이 아니더라도 지역에 들어와서 감염될 수 있고 3월 22일 이전에는 이런 무증상으로 감염됐다면 검사를 받지 않았을 수 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3월 정도 해외입국자를 통한 유입은 어느 정도 발생했을 거라고 추정하고 있다. 미국이나 유럽에서 입국, 유입된 바이러스가 아마 수도권 중심으로 조용한 전파가 있었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이들이 아주 경증이거나 무증상 상태에서 몇 단계의 전파고리를 갖게 될 경우에는 조기에 인지하기가 어려운 한계가 있다"고 인정했다.
다만 S, V, G그룹 모두 중국 우한에서부터 시작돼 일부 변이를 일으켜 약간의 차이가 나는 것으로 추정됐다. 정 본부장은 “G그룹(C형)도 중국 우한에서 유래된 바이러스가 싱가포르 등을 거쳐서 유럽으로 전파된 것으로 본다. 시작은 거의 유사한 동일원으로부터 약간씩의 변이를 일으키면서 분포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한명국 검사분석팀장은 "바이러스 그룹 간 전파력이나 병원성 차이를 실험적으로 입증한 결과는 학계에서 보고돼있지 않다. 이런 부분에 조사·분석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라며 "백신 효과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자 부위의 변이는 일어나고 있지 않아 백신 효과에 대한 염려는 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