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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이후의 세상

    의료인들에 대한 인식 더 좋아질 것...필수 의료인력 양성 등 의료 분야 투자 증가 예상

    [칼럼] 정명관 가정의학과 전문의

    기사입력시간 2020-04-16 10:09
    최종업데이트 2020-04-16 10:09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정명관 칼럼니스트] 세계보건기구(WHO)가 3월 1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해 팬데믹을 선언한 이후 한 달이 지났다. 4월 15일 기준 전 세계의 코로나 확진자는 200만명을 넘었고 사망자도 12만명을 넘어섰다.
     
    코로나19의 놀라운 전파력과 치명률은 여러 나라를 당혹하게 했다. 특히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 등 초강대국들이 어이없이 쓰러져 간 모습은 우리를 놀라게도 했지만 기존 질서가 무너지고 새로운 가치관이 도입될 것이라는 예상도 갖게 했다. 
     
    코로나19 이전과 이후의 세상은 달라질 것 이라는 데에 이견은 없다. 세상은 전과 같지 않을 것이다. 과거에 중시됐던 가치들 중 많은 것이 빛을 바랬고 새로운 가치가 생겨났다. 코로나19 이후에 세상은 과연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

    의료인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인들은 헌신적으로 일했다. 심지어 방역 물품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은 나라에서는 가장 위험한 직종이 됐음에도 불구하고 헌신적으로 일했다.  
     
    이탈리아에서는 전체 감염자의 10% 이상인 만명 이상의 의료인 감염이 발생하기도 했다. 여러 나라에서 진료 도중 감염돼 사망한 의료인이 속출했지만 그들은 그들의 의무를 다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였다. 대구가 위급해졌을 때 전국에서 의료인들이 달려갔고 각 지역에서 앞다퉈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우스갯소리로 우리나라 의사들이 비록 정치적으로는 약간 우경화돼 있고 돈만 밝힌다는 욕을 듣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의사로서 자신이 해야 할 일이 닥치면 툴툴거리면서도 훌륭하게 해낸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람들이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 종사자들에 대해 다시 보게 되는 계기가 됐다. 앞으로 의료인들에 대한 인식이 더 좋아질 것이다. 필수 의료인력 양성이나 의료 분야에 대한 투자도 늘어날 것이다.

    의료제도와 의료물자
     
    이번 코로나19 팬데믹은 평상시의 의료제도로 방어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특정 분야의 의료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경우에 해당된다. 

    주치의제도 여부는 이렇게 전파력이 큰 감염병에서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지는 못한다. (주치의제도의 중요성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이런 경우에는 방역 제도와 공공 병원이 큰 역할을 한다. 마스크나 보호장구, 진단기기, 인공호흡기 같은 방역 물품과 의료장비의 공급도 중요하다. 아마도 각 나라에서 앞으로 그 부분에 대해 대책을 세우지 않을까 싶다.

    정치인
     
    인력과 물자가 있다고 해서 모든 일이 저절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 일본의 아베 총리,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는 코로나19 대응에 실패했다. 

    우리나라의 문재인 정부와 대만, 싱가포르는 성공했다. (싱가포르는 초기 방역 성공 후 개학했다가 최근엔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결국 인력과 물자를 어떻게 배분하고 조직할 것인가, 전문가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는 정치가 결정해야 할 몫이다. 정치의 중요성을 깨닫게 됐다.
     
    제조업
     
    우리나라가 코로나19 방역에 성공하며 세계의 주목을 받게 된 데에는 의료인의 헌신 못지않게 마스크와 보호복, 진단키트 등을 자체 제조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급증하면서 마스크 같은 간단한 물품이라도 희귀품이 돼버렸다. 심지어 쟁탈전이 일어나기도 했다. 세계의 공장이라는 별칭이 붙은 중국도 이 부분에서는 덜 당황할 수 있었다.  

    마스크나 진단키트를 생산할 수 없었던 나라에서는 뼈아픈 부분이었을 것이다. 공장을 해외로 이전하고 자유무역에만 의존하면 된다는 공식이 깨어진 것이다. 3차 산업, 4차 산업 못지않게 1차 산업과 2차 산업이 여전히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통신과 비대면 산업
     
    사회적 격리가 강조되고 셧다운 되는 국가도 나오면서 경제는 전반적으로 침체됐지만, 반면 새로운 기회도 생겨났다. 

    원격수업과 원격의료, 화상회의 등이 늘어나고 있고 아마존이나 쿠팡, 배민 같은 배송 기업은 수요가 증가했다. 앞으로도 이 분야에 대한 투자와 기술 개발은 늘어날 것이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위생

    코로나19의 가장 좋은 예방법은 백신이지만 개발되는 데엔 1년 이상 걸리기 때문에 그전에 할 수 있는 것은 사회적 거리두기와 손을 자주 씻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것은 코로나19 뿐만 아니라 모든 종류의 감염병 예방에 도움이 되는 방법이다. 

    그 때문에 감기 환자와 독감 환자, 눈병 환자도 크게 줄었다. 이런 생활 습관이 앞으로도 강조되고 실천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다.

    국제관계

    국가 간에 경쟁하기도 하지만 협력해야 한다는 것도 크게 깨닫게 됐다. 국경을 폐쇄해도 속절없이 코로나19가 번져나가는 것을 목격했으며 방역물품이나 진단키트 등의 도움이 절실한 경우도 있어서 외교적으로 다양하게 우방국을 만들어 둬야 할 필요도 생겼다.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이 올라가고 ‘메이드 인 코리아’에 대한 신뢰가 증가할 것이다.

    지구환경 보호
     
    코로나19와 같은 인수 공통감염병은 앞으로도 주기적으로 발생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바이러스는 항상 있었지만 인간이 생태계를 파괴하면서 위협적인 존재가 된다는 것이다. 

    항공기 운항과 산업 활동이 줄어들면서 미세먼지와 대기오염도 줄어들었다. 국제적으로 환경보호 협약 체결의 필요성이 더 증가했다.

    기본소득

    꾸준히 자동화가 진행되고 산업규모가 커지면서 일자리는 줄어들고 빈부격차가 늘어났다.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는 그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있었는데 이번에 셧다운으로 소득이 사라진 사람들이 많아지고 경제가 침체되면서 일시적이긴 하지만 여러나라에서 긴급생계자금 등의 이름으로 재화를 직접 지급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앞으로도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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