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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1년이 지났는데…선별진료소 운영 법적 근거 없어 애매한 손실보상 기준

    시설비만 일부 지원, 인력‧소모품 등 지원 부족…복지부 “긴급한 상황 탄력적 운영하려면 법적 근거 불필요"

    기사입력시간 2021-02-18 07:33
    최종업데이트 2021-02-18 07:40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선별진료소 운영에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관련 법적 근거가 부족해 중장기적으로 선별진료소 운영과 손실보상 등에서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반면 보건복지부는 오히려 세부적인 법적 근거가 긴급한 상황 변화에 대한 대처를 어렵게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선별진료소를 운영하고 있는 병원장 A씨는 17일 뚜렷한 근거 없이 이뤄지는 손실보상액 때문에 걱정이 많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상황이 매우 유동적인데 반해 지원 근거가 불명확해 장비, 인력과 소모품 등에 있어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행 선별진료소는 운영 자체가 법적 근거가 부실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10월 발표된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코로나19 대응 선별진료소 운영 경험과 개선 방향(보건복지부 수의계약)'에 따르면 선별진료소 운영은 감염병예방법과 응급의료법 등에서 일부 근거를 찾을 순 있다.

    그러나 명확한 법적 근거라고 보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보고서는 "감염병예방법을 살펴보면 '진료소'라는 용어가 기술돼 있긴 하지만 이를 선별진료소와 전적으로 부합하는 것으로 보기에 한계가 있다"며 "응급의료법 제31조 4에도 '선별'이라는 용어가 명시돼 있다. 그러나 동법 시행규칙상의 시설기준에 사용된 명칭인 환자분류소 등과 종합해 볼 때, 이는 응급실 내에서의 중증도 분류와 감염 선별의 기능을 가르키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봤다"고 명시했다.  

    즉 코로나19 상황에서 가동된 선별진료소 특징과는 일정 정도 차이가 있는 셈이다. 더욱이 보건소와 의료기관의 시설기준을 규정한 시행규칙도 역시 선별진료소와 관련된 규정은 없다.  

    복지부도 선별진료소 관련 법률 규정이 모호하다는 점을 일부 인정하고 있었다. 복지부 관계자는 "선별진료소 지정과 설치, 운영에 있어 관련 법적 근거가 불명확하다는 의견이 내부적으로도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선별진료소에 대한 운영과 관리 주체, 손실보상과 지원 등에 대한 근거도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기회에 부족했던 선별진료소 운영과 손실보상에 대한 구체적인 근거를 만들어 장기적인 감염병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사연 윤강재 연구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민간의료기관은 손실보상위원회에서 정한대로만 보상을 받아야한다. 이들에 대한 지원이 충분한지는 둘째 치더라도 더 큰 문제는 보건소에 설치된 선별진료소"라며 "보건소는 공적 영역이고 명확한 법적 근거가 없다보니 손실보상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러나 코로나19 유행상황이 길어지면서 대부분의 의료역량을 선별진료소에 투자하고 있는 보건소 입장에선 지원이 절실할 수밖에 없다"며 "민간이나 공공 영역에서 제대로 된 손실보상을 하고 운영하려면 이번 기회에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의료계도 추가 예상 편성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행정적 처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선별진료소에 파견된 의료인력 지원도 제때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병원협회 관계자는 "선별진료소 운영이 어느정도 이뤄지다보니 장비 등 시설 설치비는 어느정도 안정화됐지만 인력과 소모품 등 지원은 여전히 부족하다"며 "선별진료 개소마다 방문 환자 수가 다르다보니 일부 개소는 어려움이 많다. 일률적인 추가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의협 공중보건의료지원단 관계자도 "정부 측과 논의를 통해 의료계가 선별진료소에 부족한 인원을 파견하면 별도 수당을 지원 받기로 했지만 제때 수당이 지급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두달넘게 지원인력에 대한 수당이 지급되지 않아 일선 의사들의 고충이 심각한 상태"라고 강조했다. 
     
    반면 복지부는 오히려 선별진료소 관련 법적 근거를 명확히 하는 것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긴급한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해야 하다보니 오히려 구체적인 법률 명시가 독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복지부 내부적으로도 법률근거를 명확히 하자는 주장이 있어 논의를 거쳤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하나하나 세부 법률을 만들다보면 긴급하게 이뤄지는 상황변화에 대처하는데 제한이 될 수 있어 개별법을 만들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현 감염병예방법 등에 손실보상을 할 수 있는 근거가 있으니 명확하진 않지만 이를 근거로 3차 손실보상 시기부터 선별진료소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큰 문제는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