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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잘 때는 헤어져요"…미국인 3분의 1 이상 '수면 이혼'

    미국수면의학회 설문 결과, 숙면위해 각방 35%…푹 잤다 느끼는 비율 남성>여성

    기사입력시간 2023-09-30 08:31
    최종업데이트 2023-11-30 12:29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미국수면의학회(American Academy of Sleep Medicine·AASM)의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중 3분의 1 이상(35%)이 숙면을 취하기 위해 배우자와 가끔 혹은 지속적으로 각방을 쓰는 ‘수면 이혼(Sleep Divorce)’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푹 자고 일어났다고 느낀 적이 드물거나 없는 미국인은 24%에 달했고, 수면에 도움을 받기 위해서는 멜라토닌과 마리화나 등을 가장 흔하게 사용하고 있었다.
     
    이같은 내용은 AASM이 최근 2005명의 미국 성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온라인 조사 ‘Sleep Prioritization Survey 2023’ 결과에 담겼다.

    남성 45%·여성 25%가 가끔 또는 지속적으로 각방
     
    설문 결과, 여성들보다는 남성들이 잠을 자기 위해 소파나 손님용 방을 찾는 경우가 많았다. 남성의 45%가 가끔 또는 지속적으로 배우자와 다른 방에서 잔다고 했으며, 여성은 25%만 가끔 또는 지속적으로 배우자와 다른 장소에서 잠을 청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는 밀레니얼 세대(27~42세)의 절반 가량(43%)이 가끔 또는 지속적으로 파트너를 위해 다른 방에서 잠을 자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X세대(43~58세) 33%, Z세대(18~26세) 28%, 베이비붐 세대(59~76세) 22% 순이었다.
     
    AASM 시마 코슬라(Seema Khosla) 대변인(호흡기내과 전문의)은 “수면부족은 기분을 나쁘게 만들 수 있고, 수면부족에 시달리는 사람들은 배우자와 싸울 가능성이 더 높다”며 “수면장애를 일으킨 사람에 대한 분노로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숙면은 건강과 행복을 위해 중요하기 때문에 일부 부부가 웰빙을 위해 따로 자는 건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기존 연구들에 따르면 지속적인 수면 부족을 겪는 관계에 있는 사람들은 배우자와 갈등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또, 수면부족은 공감 능력을 떨어뜨려 배우자의 감정을 이해하기 어렵게 만들 수 있다.
     
    시마 대변인은 “수면 이혼이란 용어가 심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사람들이 수면을 우선 시하고 필요할 때 각방을 쓴다는 의미일 뿐”이라면서도 “파트너의 시끄러운 코골이로 각방을 쓰는 경우에는, 파트너가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에 대해 의사의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는 코골이를 하는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해당하는 얘기”라고 강조했다.
     
    응답자들 중 일부는 배우자의 수면 루틴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각방을 쓰는 방법 외에도 귀마개(15%), 안대(18%)를 쓰거나 원하는 시간보다 이르거나 늦게 잠자리에 드는 것(33%)으로 나타났다. 조용한 알람을 쓰는 경우도 16%였다.
     
    해당 설문조사에서는 반려동물로 인해 수면의 어려움을 항상(15%) 또는 자주(18%) 경험한다고 답한 응답자도 3분의 1(33%)가량 됐다. 반려동물로 인해 수면에 방해를 받은 적이 없다고 답한 비율은 31%였다.

    "푹 잤다" 남성 55%·여성 30%…잠들기 위해 멜라토닌 주로 사용
     
    항상(18%) 또는 자주(25%) 푹 자고 일어났다고 느끼는 비율은 43%로 절반에 못 미쳤다. 푹 잤다고 느낀 경험이 드물거나 없다고 답한 비율도 24%에 달했다. 특히 해당 수치들은 성별에 따라 큰 차이를 보였다.
     
    남성의 55%(항상 26%·자주 29%)가 항상 또는 자주 푹 잤다고 느낀다고 답한 반면, 여성은 30%(항상 10%·자주 20%)만이 항상 또는 자주 푹 잤다고 느낀다고 답했다. 푹 잤다고 느껴본 적이 거의 없거나 없다고 답한 비율도 여성(31%)이 남성(17%)에 비해 크게 높았다.
     
    수면에 도움을 받기 위해 멜라토닌을 섭취한 경험이 있는 비율은 64%였고, 때때로 혹은 주기적으로 사용하는 수면 보조제·약제를 묻는 질문에도 멜라토닌(29%)이라고 답한 비율이 가장 높았다. 이어서 마리화나(25%), 아무것도 사용하지 않는다(25%), 비처방형 수면보조제 순이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에 따르면 미국인들이 수면을 위해 자주 사용하는 마리화나는 오히려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는 요소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면의학 의사인 AASM 안드레아 마츠무라(Andrea Matsumura) 대변인은 “일부 사람들은 마리화나를 사용하는 게 수면에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하지만, 연구 결과에 의하면 마리화나 사용은 수면의 질 저하와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