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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기현 원장에 쏟아진 ‘술자리 의혹’, 태도 논란으로 번져…한때 고성 오가기도

    [2021 국감] 삼성 기부금 관련 감염병전문병원 설립 지연 뭇매…술자리 의혹에 정 원장 사과 거부

    기사입력시간 2021-10-14 18:09
    최종업데이트 2021-10-14 18:09

    국립중앙의료원(NMC) 정기현 원장. 사진=국회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국립중앙의료원(NMC) 정기현 원장이 1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 자리에서 여야 의원들의 집중 포화를 맞았다.
     
    주로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유족의 기부금과 관련해 중앙감염병 전문병원 설립이 지연되고 있다는 점과 음압격리병실 술자리 논란 문제가 주요 쟁점이었다.
     
    특히 술자리 논란에 대해선 야당 의원과 정 원장 간에 고성이 오고가면서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정 원장이 "사과할 마음이 없다"며 지속적으로 강경한 입장을 보이자 위원장과 여당 의원들까지 나서 정 원장의 국감 태도를 지적하는 상황도 벌여졌다. 
     
    코로나19 극복하라고 기부금 7000억 받았는데 위원회 구성부터 삐걱?
     
    우선 중앙감염병전문병원 관련 지적의 시작은 국민의힘 이종성 의원이 알렸다. 이 의원은 이건희 회장 유족의 7000억원 기부에도 불구하고 각 부처 간 힘겨루기를 하느라 감염병전문병원 건립이 늦어지고 있다며 질타했다.
     
    앞서 지난 4월 이 회장 유족은 NMC 측에 7000억원을 기부했다. 이 중 5000억은 중앙감염병전문병원 설립에 쓰이고 2000억원은 신종 감염병 연구에 쓰일 예정이다.
     
    이종성 의원은 "기부금관리위원회 구성부터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위원회 구성 방식을 놓고 보건복지부와 국립중앙의료원 간 힘겨루기가 진행되면서 어려움이 있는 것 같다"며 "질병관리청까지 추가되면서 병원 설립 논의보단 기관 간에 이해관계와 이기주의로 자기 사람 심기에 시간이 소모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김미애 의원도 "위원장 인선부터 내부 갈등이 있는 것으로 안다. 자기 사람 심기로 혈안이 된 것 같다"며 "기부금의 취지에 맞게 신속히 감염병 대응체계가 구축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촉구했다.
     
    여당 측의 우려도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은 "병원 신축과 관련해 기획재정부와 사업비 조정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그러나 너무 지연되고 있다. 내년도 예산에서 설계비도 삭감된 상태"라며 "복지부 등과 협의해 전문병원 설립 문제를 챙겨야 한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정기현 원장은 "단순히 위원장 인선 갈등이라기 보다 위원회는 투명성과 책임성을 확보하기 위한 틀을 만드는 것이 중요한 상태"라며 "기재부 등과 마찰이 아니라 기부금 등으로 인해 전반적인 사업비가 변동돼 늦어지는 것이다. 적정성 재검토를 받는 것은 확정됐다"고 말했다.
     
    정 원장은 "만약 재검토가 내년 1월까지 이뤄지지 못하면 사업이 지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은 맞다. 설계가 내년 1월에서 3월까지는 이뤄져야 2026년 완공이 가능하다"며 "일부 예산이 확보되지 않은 것은 맞고 국가정책사업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었지만 지금은 어느정도 논의가 이뤄져 위원회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고 답했다.
     
    사진=국회 제공

    야당 NMC 술자리 논란에 사과 안 한 정기현 원장…결국 고성 오가기도

    더 큰 비판은 음압격리병실 술자리 논란에 대한 정 원장의 태도에서 비롯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속적으로 지난해 12월 원내에서 의료진과 술자리를 한 것이 잘못된 것 아니냐고 질타하자 정 원장이 오히려 해당 논란에 대해 "비방과 명예훼손, 과장, 왜곡 프레임으로 비롯된 것"이라며 "사과할 마음이 없다"고 답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이종성 의원은 오전 국감에서 "지난해 12월이면 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본격화 된 상황인데 공공병원 음압격리병동에서 어떻게 술병이 올라와 있는지 의아스럽다"면서 "술자리에 참여했던 실장이 이후 진료를 했다는 의혹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 원장이) 술자리를 좋아하는 것 같다. 술자리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라며 "2018년에도 NMC 간호사가 마약 투약 후 사망한 사건 이후 복지부 관계자들과 술자리를 가졌고 그 이후 지방선거를 지원한다면서 더불어민주당의 술파티에도 참석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정 원장은 "본인은 술을 마시지 못하며 술파티에 참여했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다. 원내 술자리 의혹에 대해서도 와인이 한 병 놓여있었다는 이유로 술자리라고 하는 것에 동의하지 못하겠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정 원장은 "의혹을 제기한 곳에 정정보도 요구를 했고 법적인 책임도 묻고 있는 중이다. 이는 명백히 비방과 명예훼손, 과장과 웨곡 프레임이 씌워진 사건"이라며 "이런 일을 가지고 사퇴하거나 사과할 용의가 없다"고 말했다.
     
    정 원장이 강하게 반박하며 이 의원과 갑론을박을 이어가자 국민의힘 강기윤 간사가 나서 중재에 나서기도 했다. 그는 "의원들이 국민을 대변해 여러 의혹을 질의한 것뿐이니 다소 억울하더라도 감정적 대응을 자제하고 오후엔 침착하게 해명해 달라"고 요구했다.

    오후 국감서도 술자리 논란 둘러싼 갑론을박…위원장‧여당 간사 개입까지
     
    그러나 오후에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면서 야당 의원들과 정기현 원장의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오후 국감에서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이 또다시 술자리 의혹을 제기하며 "와인을 누가 가지고 왔는가. 오전에 당당히 반박하던데 공직자는 내 의사보다 보여지는 눈이 더 중요하다. 최고 책임자로서 누군가 와인을 가져왔으면 돌려보내야 했던 것이 아닌가. 이 부분은 사과하는 것이 맞다"고 추궁했다.
     
    이에 정 원장은 오전에 이어 "개인적인 부분을 지적하는 것이면 사과하겠지만 밖에 나가서 밥 한끼 먹지 못하는 상황에서 술판을 벌였다는 식의 주장은 인격모독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말한)이 내용이 팩트다"라고 강한 어조로 재반박했다.
     
    김미애 의원도 지지 않고 "국민들이 보기에 충분히 의심할 수 있는 문제다. 그 부분을 사과하라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대처하는 것이 옳은가"라고 반문하며 "저런 모양새는 (국민들에게) 안 보이는 것이 맞고 피하는 것이 맞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더해 강기윤 의원도 큰 소리로 호통을 쳤다. 강 의원은 "분명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말고 소명할 것이 있다면 해달라고 자세전환을 요구했었다. 분명 억울함도 있겠지만 수장이라는 것은 본인 잘못이 아니라도 책임져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까부터 계속 본인 억울함을 얘기하고 있는데 와인이든 맥주든 그 자리에 있었던 것 자체만으로 오해를 살 수 있기 때문에 문제다. 오해할 수 있는 문제를 만든 부분에 대해 사과하면 될일을 왜 자꾸 얘기하느냐"고 지적했다.
     
    오전에 이어 오후에도 비슷한 문제로 야당 의원들과 정기현 원장 간 고성이 이어지자 위원장과 여당 의원들도 나서 정 원장의 태도를 지적했다.
     
    김민석 위원장은 "의원들이 술판을 벌였다고 해서 지적하는 것 아니다. 감정적으로 대처할 것이 아니라 수장으로서의 자세를 말하는 것"이라며 "관리책임자로서 해당 문제를 어떻게 판단하느냐를 묻는 질의였는데 아직 답을 듣지 못한 것 같다. 정 원장의 현재 태도에 대해선 위원회에서 어떻게 판단해야 할지 다시 두고 볼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성주 의원도 "피감 기관장의 국감 태도에 대해 지적을 해야 할 것 같다. 정 원장이 억울한 부분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코로나19를 책임지는 관계자들이 와인을 놓고 회식을 했다는 것 자체로 공격당하기 딱 좋다"며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하는데 억울하다고만 하면 어떻게 하나. 태도 개선를 해달라"고 촉구했다.
     
    이에 정 원장은 태도 개선 지적에 "알겠다"라고 짧게 일축한 뒤 "그 부분(수장으로서의 책임)은 100% 동의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