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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카나비노이드협회 창립, 의료용 대마 임상연구 진행 및 가이드라인 마련"

의료용대마합법화운동본부, '카나비노이드' 합법화 위한 본격적인 활동 전개

기사입력시간 18-08-10 13:20
최종업데이트 18-08-10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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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끝부터 강성석 목사, 황주연 원장, 권용현 의사, 김미영 대표

[메디게이트뉴스 권미란 기자] "의료용 대마를 치료에 사용할 경우 난치성 뇌전증 환자 등 상태가 호전될 수 있는 환자들이 있다 관련 협회를 설립해 직접 임상연구를 진행하고 의료용 대마 사용 관련 가이드라인을 만들겠다."

한국 의료용대마합법화운동본부 강성석 목사는 1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말했다. 운동본부는 오는 12일 비영리사단법인 '한국 카나비노이드협회'를 창립하고 의료용 대마 합법화를 추진하기 위한 활동을 전개하겠다는 것이다. 

카나비노이드(CBD)는 대마 추출물로 현재 국내 유입이 금지돼 있다. 카나비노이드에 포함된 성분인 테트라히드로칸나비놀(THC)가 CB1수용체(CB1 receptor)에 작용해 신경세포 시냅스에서 일어나는 신경전달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THC는 인체의 신경전달물질(Neurotransmitter) 기능을 하는 엔도카나비노이드(Endocannabinoids) 유사물질로 꼽힌다. 

강 목사는 "본인 스스로 디스크파열 사고를 당한 후 의료용 대마에 대한 뉴스를 접했다"며 "대마는 한국에서 금기시됐지만 해외에선 의사들이  신경손상을 입은 환자들에게 처방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강 목사는 "작년에 의료용 대마 합법화 준비모임을 추진하면서 난치성 뇌전증 환자의 가족들로부터 많은 연락을 받았다"며 "이 중 아이의 증상 호전을 위해 카나비노이드 오일을 해외에서 직구하다가 세관에 걸려 검찰 조사를 받는 어머니도 있었다. 정치적인 이유로 아이를 살리려는 환자와 환자 가족들에게 고통을 주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등 해외 여러 국가들은 의료용 대마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따로 마련하고 있다"며 "한국도 의료용 대마에 대한 임상연구를 진행할 수 있는데 어떤 의사도 연구를 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강 목사는 "의료용 대마에 대한 임상연구가 법적으로 금지돼 있지 않은데 의료계에서 연구를 하지 않고 있고 코멘트도 줄 수 없다고 한다"며 "의료용 대마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는 사람들이 힘을 모아서 임상연구를 하고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기 위해 협회를 창립하려고 한다"고 했다.

강 목사는 "일부 대마 오남용을 우려하는 분들이 있지만 대마보다 수십배 더 주의를 요하는 성분들이 있다"며 "아편, 모르핀 등 중독성이 강하고 미세한 용량 차이도 치사량에 이를 수 있는 의약품들이 있지만 의사 처방 없이 과다 복용할 수 없다. 우리나라 의료관리 시스템이 그렇게 허술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 자리에는 1형 당뇨병을 앓는 아이를 위해 연속혈당측정기를 수입, 제작했다가 정부로부터 고발당한 한국1형 당뇨병환우회 김미영 대표도 참석했다. 김 대표도 환자와 환자 가족들의 입장에서 의료용 대마 합법화에 한 목소리를 냈다.

김 대표는 "혈당측정기 사건으로 관세청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두 번 고발당했다"며 "의약품과 의료기기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식약처에서 더 잘 이해해 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김 대표는 "오히려 식약처는 관세청에서 언급하지 않았던 부분까지 확대 해석해서 문제를 삼았다"며 "무허가 의료기기를 광고했다는 혐의까지 받으면서 언론에 알리게 됐다"고 말했다.

또 "식약처는 의약품과 의료기기에 대한 관리자이고 책임자이긴 하지만 이를 절실히 필요로 하는 환자가 아니다"라며 "이론적 지식과 일반적인 지식은 많을 수 있지만 환자들만큼 디테일한 정보는 모른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단지 허가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제제만 할 것이 아니다. 환자들 입장에서 왜 이 고생을 해가며 의료기기와 의약품을 들여오는지, 왜 아이한테 쓰려고 하는지 알아야 한다"며 "부모인데 자식한테 해가 되는 걸 쓰려고 하겠는가"라고 토로했다.

김 대표는 "그동안 대외적으로 환자와 환자 가족들은 목소리를 내지 않았고 내지 못했다"며 "이제는 우리에게 뭐가 필요하고 왜 쓸 수밖에 없는지를 알려야 한다"고 했다.

언론을 통해 알려지고 대중들의 지지를 받으면서 수동적이었던 식약처의 반응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관련 법 개정에서 과거에는 의료진이나 관료들 의견만 들었다면 이제는 환자들의 의견도 들으려 한다. 가장 큰 변화라고 생각한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들의 삶의 질 향상"이라고 강조했다.

또 서울 잠실 사랑아이여성의원 황주연 원장도 의료용 대마의 합법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황 원장 역시 난치성 뇌전증을 앓고 있는 7살 아이의 어머니로, 아이를 위해 해외에서 카나비노이드를 직구했다가 검찰 조사를 받았다.

황 원장은 "카나비노이드가 대마 추출물인 것은 알았지만 인터넷과 여러 논문들을 통해 환각 증세 등 심각한 부작용이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해외에서 비타민 정도로 취급하고 있었고 첫 직구시 세관을 통과해 효과를 봤다"고 했다.

황 원장에 따르면 카나비노이드 복용 후 뇌파가 좋아졌다는 주치의 소견도 들었다. 이후 주치의가 더 복용해 볼 것을 권해 두 번째 직구를 진행했다가 세관에 걸려 검찰조사를 받게 됐다.

황 원장은 "주치의 소견과 충분한 자료를 제시해 기소유예를 받았다. 이때 카나비노이드가 불법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며 "검찰 조사나 기소유예를 받은 것이 문제가 아니다. 앞으로 어떻게 풀어나갈 지가 가장 큰 과제다"라고 말했다.

그는 "약으로 완치되지 않고 재발이 잦아 뇌전증으로 고생하는 아이들이 정말 많다"며 "카나비노이드는 부작용도 없었고 아이가 좀 더 또렷해지고 인지가 나아지는 느낌을 받았다. 카나비노이드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아이들이 많다고 본다"고 했다.

황 원장은 "뇌전증 뿐만 아니라 식이장애나 말기 암환자, 통증, 치매 등에 긍정적 효과가 많은데 마리화나를 대마와 분리해서 이를 합법화하는 것에 대해 고민하게 됐다"며 "최대한 힘을 실어 드릴 수 있는 만큼 돕고 싶다. 외국과 같이 영양제 처럼 구입할 수 있지는 않더라도 적어도 의사 처방이 있으면 살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황 원장은 "식약처가 의사 처방을 받아 신청할 경우 직접 수입해서 환자들에게 주겠다고 하지만 2개월이 걸린다"며 "당장 신청한다고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정부 입법화 방향에서 의료용으로 꼭 합법화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국 카나비노이드협회 초대 회장을 맡게 될 권용현 의사도 실제로 해외 직구로 카나비노이드를 복용했던 경험을 들며 안전성과 효과성에 힘을 실었다.

권 회장은 "당시 건강상 문제로 인터넷을 검색하다 카나비노이드에 대해 알게 됐다. 관련 자료와 논문을 찾아봤는데 근거도 많이 있었고 우려할 만한 점이 없었다"며 "당시 해외 직구 사이트를 통해 복용한 후 잠을 편하게 잘 수 있었다. 통증이나 염증도 많이 없어지는 것 같아 재구매를 했다"고 했다.

권 회장은 "두 번째 해외 직구에서 검찰이 찾아왔고 마약 관련 조사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한국에 대해 비판적이고 회의적인 시각을 갖게 됐다"며 "이런 문제 때문에 이민을 이미 갔거나 고민 중인 사람들이 많다"고 꼬집었다.

그에 따르면 최근 세계보건기구(WHO)는 카나비노이드에 대해 인체 위해가 없고 남용 위험이 없다는 내용을 보고했다. 마약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또 미국 연방법에서 카나비노이드가 1등급 마약이었지만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카나비노이드 품목을 허가하면서 관련 법령을 개정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카나비노이드 제품은 해외에서 캡슐이나 오일, 비타민, 건강기능식품으로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며 "처음으로 THC라는 물질을 발견하고 임상에 적용한 이스라엘의 경우 질환 및 증상에 따른 가이드라인을 뚜렷하게 정하고 있다"고 했다.

또 캐나다의 경우 국가적으로 의료용 대마를 합법화한 이후 의료비 지출 절감 효과가 나타났다고 했다. 독일도 캐나다의 의료용 대마 정책을 그대로 적용하면서 직접 캐나다로부터 의료용 대마를 전량 수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권 회장은 "우리 협회는 해외 정책을 연구하고 연대하고 있는 해외 전문가들과 함께 국내 의사, 한의사, 환자들이 이해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만들고자 한다"며 "한국 실정에 맞춰 정책 제안을 할 것이다. 또 시범사업을 통해 우려하는 오남용과 부작용, 유통 및 사용상 문제 등에 대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입증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