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개발 초기의 우려와 달리 코로나19 백신이 높은 효능을 보이면서, 현재까지 심각한 부작용은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나타난 바이러스 변이가 백신 효능을 크게 낮춘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변종 출현에 따른 백신 개발 전략을 다시 짜야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제백신연구소 송만기 박사가 29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대한민국의학한림원,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이 개최한 코로나19 백신 업데이트 온라인 공동포럼에서 'Efficacy and safety of COVID-19 vaccines: COVID-19 백신 효능과 안전성'을 주제로 발표했다.
송 박사는 "이스라엘은 전국민의 약 48%에서 백신 접종이 이미 이뤄졌고, 실제 현장에서의 효과가 약 92% 정도로 확인되고 있다. 화이자의 백신이 임상이 아닌 현장에서도 상당히 좋은 결과를 보이고 있다. 영국에서는 약 12%, 미국은 9%가 약간 안되게 백신 접종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개발된 백신이 접종되고 효과가 좋다는 것이 확인되며 서로 많은 접종을 하기 위해 전쟁이라 표현할 정도의 다툼이 일어나고 있다"고 현 상황을 소개했다.
반면 유럽은 백신을 먼저 확보 했지만, 접종률이 2~3%에 머물 정도로 진행이 제대로 되고 있지 않아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송 박사는 "전 세계적으로 백신이 접종되고 있는 상황을 보면 접종 도즈가 많이 증가하긴 했지만 아직 하루 평균 접종량은 400만 도즈밖에 안 된다. 100일이 돼야 약 4억명이 접종을 받는 것이다. 3개월이 지났을 때도 이 정도 속도라면 전 세계 접종률은 2%정도 밖에 되지 않아 큰 문제다"면서 "생산과 공급, 접종을 앞당기지 않으면 올해 안에 집단면역을 얻겠다는 계획은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해외에서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백신 부작용 측면에서의 안전성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다.
송 박사는 "처음 코로나 백신이 개발될 때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걱정했던 안전성은 백신에 의해 의도된 면역반응으로 접종 이후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때 증상이 악화되는 VAERD(Vaccine-Associated Enhanced Respiratory Disease)와 ADE(Antibody-Dependent Enhancement) 였다"면서 "사스(SARS)때 동물실험 모델에서 이런 현상이 관찰됐지만, SARS-CoV-2 바이러스 관련 동물실험에서는 이런 현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임상에서 접종 후에도 지금까지 관찰되지 않아 정말 다행이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바이러스 변이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29일 노바백스는 영국과 남아공에서 1만 5000명을 대상으로 한 2·3상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했다. 노바백스의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에 이어 가장 많이 선구매된 백신이다.
송 박사는 "오리지널 바이러스에 대해 노바백스 백신은 95.6%의 효능을 보였고, 영국 변이를 포함하면 85%로 변종까지 잘 방어하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그러나 안타깝게도 남아공에서 있었던 변종에 대해서는 정상인 기준 60% 정도의 효능을 보였고 에이즈 환자까지 포함하면 약 50% 정도밖에 효능이 나오지 않았다. 중간 결과기 때문에 앞으로 결과들을 더 봐야 하지만 확인하게 남아공 변종이 백신 효능을 많이 떨어트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송 박사는 "오리지널 바이러스 대비 영국 변이와 남아공 변이에서 중화항체 값이 감소하는 현상을 보였으며, 남아공 변이가 더 현저하게 떨어졌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회복기 혈장(convalescent plasma)의 중화능은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모더나와 화이자의 백신도 노바백스 백신과 마찬가지로 50% 정도까지도 떨어질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논문이 발표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 논문의 내용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변종이 나오는 종류나 속도를 봤을 때 향후에도 백신의 효능을 크게 약화시키는 변종들이 나올 확률이 높고 계속적으로 전 세계에 퍼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변이 출현에 따라 백신 전략을 다시 짜야 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