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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고시에 불명확한 규정 개선 필요

[칼럼] 최미연 변호사

기사입력시간 18-06-13 06:12
최종업데이트 18-06-13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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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칼럼니스트 최미연 변호사] 지난 3월 14일 행정예고를 통해 공개된 혁신형 제약기업의 인증 등에 관한 규정(인증 고시)은 새로운 인증 기준을 제시하고 기업의 사회·윤리적 책임을 강조했다. 그러나 한층 강화된 기준으로 인해 제약업계의 우려를 불러 일으켰다. 이후 보건복지부는 행정예고 기간에 제출된 다양한 의견을 반영해 4월 18일 수정된 내용의 고시를 발령했다. 그러나 여전히 법체계나 명확성의 측면에서 아쉬운 부분이 남아 있어 보인다. 행정예고된 고시 개정안과 최종 확정된 고시의 내용을 비교해 보고 개선점을 논의해 보고자 한다.
 
*명암처리된 부분이 확정된 현행 고시 내용

행정예고 이후 확정된 현행 고시를 보면, 위 표 ①의 요건과 관련해 인증여부 판단기간이 개정안이 아니라 기존 고시 내용과 동일하게 유지됐고, ②의 인증요건은 개정안과 동일하게 확정됐으며 ③의 인증 취소요건의 경우 장황한 문구 대신 ‘인증 유효기간 동안에’로 변경됐다. 

①의 판단기간과 관련해 만약 개정안과 같이 인증의 판단기간을 ‘신청시점’ 이전 3년으로 할 경우, 신청이 심사보다 시간적으로 선행하다 보니 인증요건 판단기간의 기산점 자체가 심사시점 기준일 경우보다 다소 빨라진다. 그리고 인증요건을 검토할 때는 인증고시에 있는 요건뿐만 아니라 인증고시의 근거법령인 ‘제약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 제12조 각 호의 인증요건도 함께 고려하기 때문에 사실상 인증신청 이후 심사시점 사이에 발생한 여러 요소까지 판단의 근거로 삼게 될 가능성이 있다. 결국 심사시점 기준인 경우보다 더 긴 기간이 판단대상이 될 수 있었다는 점에서 개정안은 신청기업에 불리한 점이 있었다. 이런 측면에서 현행고시에 ‘심사시점’을 채택한 것은 제약업계 입장에서 환영할 만한 결정이라고 볼 수 있다. 

③의 인증 취소요건과 관련해 개정안에서는 ‘인증이 이루어진 후부터 유효하게 유지되는 기간 동안’이라고 정했다. 문장이 불필요하게 장황하고 명확성 원칙에 반할 여지가 있었다. 만약 최초 받은 인증부터 지속적으로 인증이 연장된 기간까지 모두 포함하려는 취지였다면 ‘최초 인증시부터 해당 인증기간까지 전체 기간 동안’ 등의 문구를 활용해 그 기간을 명확하게 정했어야 한다. 현행 고시의 경우 ‘인증 유효기간 동안에’라고 해 기존 개정안에 비해 문구는 간단해졌지만, 여전히 최초 인증기간부터 포함한다는 것인지 불분명하다. 즉, 최초 인증부터 수회 인증으로 연장된 전체 기간을 포함하려는 취지인지, 취소 대상이 되는 해당 인증기간만을 의미하는 것인지 특정할 수 없다. 이 부분은 향후 개정을 통해 명확해져야 할 부분이라고 본다.

그리고 인증고시 제5조 제3항에도 문제가 되는 문구가 있는데, 이를 설명하기 위해 인증 고시 제5조 제1항부터 제3항까지를 같이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인증 고시 제5조]
① 시행령 제12조에 따라 보건복지부장관이 고시하는 사항은 인증 심사 또는 인증 연장 심사 시점을 기준으로 과거 3년간 다음 각 호*를 모두 충족하는 것을 말한다.
 1. 행정처분 2회 이상 받지 않을 것
 2. 행정처분서상 기재된 리베이트 제공액수 500만원 이상이 아닐 것
 3. 임원이 일정 범죄로 벌금이상 형 선고받지 아니할 것
   (*각 호의 내용은 규정의 내용이 긴 관계로 필자가 임의로 축약하였다)
② 인증 유효기간 동안에 제1항 각 호를 모두 충족하는 등 시행령 제12조의 인증 기준을 유지하여야 한다. 만약 이를 유지하지 못하는 때에는 (중략) 심의를 거쳐 인증을 취소할 수 있다.
③ 제1항제1호와 제2호를 적용함에 있어서 신청기업이 (중략) 인증 연장 심사 시점을 기준으로 5년 이전에 받은 행정처분은 제외한다.

제5조 제1항의 ‘인증 연장 심사 시점을 기준으로 과거 3년간 2회 이상 처분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문구와 제3항의 ‘인증 연장 심사 시점을 기준으로 5년 이전에 받은 처분을 제외’한다는 문구를 함께 살펴보면, 이상한 점이 있다. 제3항의 해당 문구는 인증 연장 심사(재인증 심사)를 할 때 수회 처분을 받은 경우라도 5년 전 처분을 횟수산정에서 제외하는 기능을 하려고 만들었을 것이다. 그런데 인증 연장 심사를 하는 경우 제5조 제1항에 따라 심사 시점 이전 ‘3년간’ 처분횟수 등의 요건을 따지는 것이 원칙이므로 애초에 ‘5년 이전’의 처분은 판단의 대상이 아니다. 결국 5년 이전의 처분을 처분횟수에서 제외할 필요성 자체가 없다는 점에서 제3항의 ‘5년 이전의 처분 제외’ 규정은 인증 연장 심사에서 아무런 기능을 하지 못하는 불필요한 규정이 돼 버렸다.

그러면 과연 제5조 제3항의 ‘연장 심사 시점 기준 5년 이전 처분 제외’ 규정은 어떤 경우에 적용될 수 있는지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제3항의 문구상으로는 제1항 제1호와 제2호를 적용함에 있어서 5년 이전의 처분을 제외하도록 하고 있으므로, 제1항 제1호와 제2호 해당여부를 판단하게 되는 제5조 제2항의 인증 취소규정에 적용이 가능해 보인다. 그렇다면 인증기간 중에 새롭게 처분을 받게 되어 인증요건을 유지하지 못하는지 여부를 따져볼 때 구체적으로 어떠한 처분이 제외될 수 있을까.

앞서 언급했던 바와 같이 인증취소에 관한 제2항에서 ‘인증 유효기간 동안’의 의미가 불분명하지만, 이를 ‘최초 인증 시점부터 인증 연장 후까지 전체 인증기간’으로 해석한 다음, 제3항에 따라 인증 연장 심사 시점을 기준으로 5년 이전에 받은 처분을 제외하려고 할 경우 인증 연장 심사 시점이 언제인지에 따라 해당 처분이 제외될지 여부가 달라지기 때문에 해석상 어려움이 발생한다.

예를 들어 어떤 기업이 이미 최초 인증 이후 1년 내에 처분을 1회(1회 처분) 받고 1회 인증 연장을 받은 2년 이후에 두 번째 처분(2회 처분)을 받은 경우, 이 기업은 전체 인증기간 6년 중 2회 처분을 받았으므로 제5조 제2항에 따라 인증 취소의 대상이 될 것이다(인증기간은 각 3년임을 전제).

그러나 제5조 제3항에서는 처분횟수를 산정할 때 ‘인증 연장 심사 시점’을 기준으로 5년 이전의 처분을 제외하고 있으므로, 아래와 같이 1회 처분이 제외될지 따져볼 때 ‘인증 연장 심사 시점’이 언제인지부터 정해야 한다. 이 사례에서 ‘인증 연장 심사 시점’을 이미 받은 1회 연장 심사 시점이라 본다면, 1회 처분은 연장 심사 시점 5년 내의 처분이 되어 횟수산정에서 제외될 수 없기 때문에 인증이 취소될 수 있다. 그러나 만약 1회 인증 연장 기간이 만료된 후 다시 받을 2회 인증 연장 심사 시점을 기준으로 한다면 1회 행정처분은 제외돼 인증이 취소되지 않을 수 있다.

이를 이해하기 쉽도록 아래와 같이 사례를 간단히 도식화했다.
 

이렇게 인증 연장 심사 시점을 달리 해석함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는 것은 결국 불명확한 규정 때문이다. 이러한 경우 실제로 유사한 문제가 발생되면 규정의 해석에만 의존하게 되고, 두 가지 해석이 가능하다면 그 선택은 정책적 판단에 따라 이루지게 마련이다. 그리고 보통 법령 해석을 할 때는 규정 문언, 입법취지 및 전체 법령의 체계를 고려해 종합적으로 해석을 하게 된다. 그 정도가 과도한 경우 유추해석의 여지가 있으므로 처음 규정을 정할 때 여러 문제점을 예상해 보고 명확한 해석이 가능하도록 규정할 필요성이 있다.

사실 개정안에 없던 5년 이전 처분 제외 규정은 인증 심사 요건을 합리적인 선에서 완화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지만, 기존 규정에 문구를 추가하는 과정에서 전체 규정 체계에 대한 고려가 미흡해 오류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법령의 문구를 처음 정할 때는 향후 발생할 해석의 문제점을 모두 예상해 규정하기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지만, 그러한 현실적 어려움을 감안하더라도 일정 문구의 의미가 무엇인지, 그리고 어떻게 해석될 수 있는지 검토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한 부분이다. 법령을 개정할 때 단지 일부 단편적인 부분만을 검토하기 보다는 관련 규정 전체를 유기적으로 검토한다면 이러한 개정상의 문제들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향후 인증 고시가 명확하고 합리적인 방향으로 개정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