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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대협, 인공혈관 공급 중단한 고어에 규탄 "이윤보다 생명을 생각하는 사회 소망"

    "의료의 본질이 산업이 아니라 복지...이윤보다 생명이라는 가치 말하고자 한다"

    기사입력시간 2019-03-11 14:12
    최종업데이트 2019-03-11 17:09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대한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는 10일 고어 사(社)의 소아 심장병 수술용 인공혈관 공급 중단 사태를 두고 '이윤보다 생명을 생각하는 사회를 소망합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의대협은 "지난 2017년 9월 국내에 소아용 인공혈관을 공급해오던 고어가 국내 인공혈관사업 철수를 선언했다"며 "대한흉부외과학회에 따르면 지난 2016년 12월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고어 사의 인공혈관 제품의 보험가를 기존 가격의 20% 이상 인하하기로 결정한 것이 핵심 원인이었다"고 말했다. 

    의대협은 "1년이 지난 지금, 국내에 남아있던 인공혈관 재고조차 모두 떨어져 당장 이번달부터 우리나라 심장병 환아들이 수술을 받을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의대협은 "인공 혈관은 선천성 심장병 치료 수술에 꼭 필요한 필수 재료다. 이번 사태처럼 혈관이 없 어 수술을 제 때 받지 못하면 심장 기능이 떨어지고 후유증도 심각해 심한 경우 수개월 내에 사 망할 수도 있다"며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연간 약 4000명의 선천성 심질환을 가진 신생아가 태어난다. 이 중 인공혈관을 필수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수술은 2017년 기준 약 100건 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공급 중단 사태는 매우 치명적인 일이다"고 호소했다.

    의대협은 "보건복지부와 심평원의 낮은 보험가격 책정으로 인한 사기업의 재료 공급 중단 사태는 비단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며 "지난 4월 간암치료제 리피오돌 공급사인 프랑스 제약회사 게르베코리아 역시 정부가 책정한 낮은 보험가격에 항의하며 공급을 중단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의대협은 "마찬가지로 2011년에는 미국 제약회사 올림푸스에서 위암 내시경 수술 기구 가격 책정에 항 의하며 공급 중단을 통보하기도 했다. 이와 같은 사태들은 결국 환자의 생명을 담보로 하는 협상에서 기업이 우위를 점할 수 밖에 없게하는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의대협은 "이 사태를 마주하며 우리는 고민한다. 한정된 의료 보험 재원 아래 정부와 기업은 끊임없이 마찰하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들에게 돌아간다. 이 사태에서 의료계가 정부 당국의 낮은 보험가격 책정을 비판하는 것은 너무나 쉬운 일이다"고 말했다.

    의대협은 "그러나 사실 우리는 그것이 반쪽짜리 답안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실제로 보건복지부가 지난 9월 보험가격을 다시 높이는 방안을 마련했는데도 불구하고 고어는 인조혈관 공급 재개에 대해 아무런 입장을 표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고 밝혔다.

    의대협은 "의료의 본질이 산업이 아니라 복지라는 말을 다시 떠올리며 우리는 '이윤보다 생명'이라는 가치를 말하고자 한다. 학생협회는 배운대로 본 대로 말하며 행동하겠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