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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기세포와 비타민C의 필연적 만남

    [칼럼]한국아브노바 배진건 소장

    네이처와 셀에 관련 논문 발표돼

    기사입력시간 2017-10-11 05:00
    최종업데이트 2017-10-11 10:40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윤영식 기자]
    대한민국 국민처럼 줄기세포(stem cell) 지식에 능통한 국민이 지구상에 있을까? 아직도 이어지는 어느 교수님의 학습효과 때문에 유엔 회원국 줄기세포 학력고사를 치른다면 금메달이 틀림없다.

    항산화제 비타민C의 중요성도 국민 모두가 안다. 줄기세포와 비타민C(Ascorbate)의 우연이 아닌 필연적인 만남을 기술한 논문들이 최근 네이쳐(Nature)와 셀(Cell)에 동시에 발표됐다. 이렇게 소위 CNS(Cell, Science, Nature)에 거의 동시에 비슷한 내용의 논문이 발표됐다는 것은 연구결과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혈중 비타민C의 농도에 따라 암 억제 단백질(Tumor suppressor protein)인 Tet2로 조혈모세포(造血母細胞, hematopoietic stem cell, HSCs)의 숫자와 활동능력을 조절하고, 그에 따라 비타민C 농도가 줄어들면 줄기세포의 변화가 백혈병으로 진전한다는 내용의 논문들이다.

    지금까지 줄기세포의 대사체(metabolite)를 프로파일(profile)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어려웠다. 줄기세포의 숫자가 많아야 프로파일링이 가능한데, 실험에서 쓰는 쥐의 조혈모세포 전체 조혈세포의 0.01% 정도만 존재하고, 사람의 경우도 아주 소량이다.  

    아가쏘클리어스(Agathocleous) 그룹은 이런 소량의 세포에서 오는 난관을 극복해 단 1만 개의 조혈모세포를 가지고 대사체를 분리하는데 성공했다. 연구자들은 생쥐의 조혈모세포를 가지고 각 단계마다 대사체 프로파일을 진행하고, 분화(differentiation)가 끝난 조혈세포보다 아직 진행중인 초기 단계의 조혈모세포에서 비타민C의 농도가 2~20배 더 높은 것을 관찰했다.

    생쥐는 비타민C를 만들 수 있지만 사람은 그렇지 못하기에 반드시 섭취를 해야 한다. 이런 생쥐에서의 결과와 부합하게 인체에서 비타민C 흡수를 조절하는 유전자(Slc23a2)는 분화가 끝난 조혈모세포보다 초기 조혈모세포에서 더 많이 발현됐고 무엇보다 생쥐와 같은 현상이 사람 조혈모세포에서도 관찰됐다.

    Agathocleous 연구 그룹은 비타민C 농도(level)가 HSC의 숫자와 능력 조절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 조사했다. 사람은 비타민C 합성 능력이 없지만 쥐는 간에서 '굴로노락톤 산화효소(Gulo: Gulonolactone oxidase)'라는 효소에 의해 합성을 한다.

    이 효소를 없애버린 쥐(Knock Out mice)는 사람처럼 외부에서 섭취를 해야 한다. 비타민C를 조금만 섭취하게 하면 결핍증상이 나타난다. KO mice는 대조군 생쥐보다 HSC의 숫자가 많았고 분화 능력이 더 낫다는 것을 골수(Bone Marrow)이식 수술한 생쥐들의 피 속에 숫자가 더 많아진 것으로 보여줬다(Nature).

    비타민C는 Tet2 효소의 보조인자(cofactor)이다. Tet2 단백질은 DNA 메틸화 파생물의 다양한 촉매 활성 분자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다. Tet2는 5-methylcytosine (5mC)을 5-hydroxymethylcytosine(5hmC)로 변환한다.

    Tet2 단백질을 제거하면 비타민C 농도(level)가 낮은 것처럼 조혈모세포의 숫자가 늘어나고 분화되는 것을 막는다. 비타민C 농도를 매우 낮게 하면 DNA 메틸화 파생물이 적어지는 것을 관찰함으로써 Tet2의 작용이 줄어드는 것을 알 수 있다.

    연구자들은 Tet2와 Gulo를 제거한 생쥐에서 DNA 메틸화 파생물이 적지만 차이가 별로 없음을 관찰했는데, 이것은 비타민C를 결핍시키는 것이 조혈모세포의 숫자가 늘어나고 분화되는 것에 가장 중요한 요건임을 증명한다.

    Cimminoeh 연구 그룹도 다른 방법을 사용했지만 똑같은 결론에 도달했다(Cell).

    Tet2과 조혈모세포의 활성에 분화능력과 백혈병과의 관계를 연구했는데, Tet2를 완전히 제거하거나, 조건에 따라 회복시킬 수 있는 생쥐를 사용했다. Tet2를 회복시키면 높아진 조혈모세포의 수가 다시 낮아지고 Tet2 부족으로 야기된 조혈모세포의 분화가 중지된다.

    연구자들은 비타민C를 이용한 약리학적인 방법을 사용해 Tet2 활성을 복원시키는 실험을 동물모델에서도 실행했는데, 비타민C를 처리하면 5hmC 농도가 올라가고 조혈모세포의 자가회복능력이 감소된다. Tet2 결핍 생쥐에서는 조혈모세포의 분화 감소가 관찰됐다.

    Tet2 유전변이가 사람의 급성백혈병에서 많이 관찰됐으므로, 양쪽 그룹 연구자들은 백혈병에 대한 비타민C의 영향을 조사했다.

    Agathocleous 연구 그룹은 Tet2는 저해되고 FLT-ITD 유전자가 과발현된 생쥐 모델을 사용했다. FLT-ITD 유전자변이는 사람 백혈병의 20~30% 빈도를 차지한다. 연구자들은 바타민C를 완전히 제거하면 백혈병세포 성장이 가속화되는 것을 관찰했고 음식으로 섭취시키면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는 것을 확인했다.

    Cimminoeh 연구 그룹은 백혈병 환자의 세포를 얻어서 실험용기에서 배양을 하거나 다시 생쥐에다 넣어줬다. 양쪽 모두 비타민C를 보충해주면 백혈병 세포가 분화를 일으켜 사멸했고 쥐에서는 이 작은 변화가 백혈병의 진행을 억제했다.

    비타민C의 우리 몸 속 역할과 암 억제 효과는 1970년대부터 계속 논쟁의 대상이었다. 역학조사에서는 비타민C가 심장병이나 암에 연관된 죽음을 감소시킨다고 보고됐으나 직접적인 임상연구에서는 비타민C 섭취가 암세포 성장이나 이에 관련된 사망에 영향을 끼치는지 보여 주지 못했다.

    실제 비타민C 결핍환자는 미국인인 경우 전체의 7%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한편, 비타민C와 Tet2가 염증(inflammation)에 연관되어 있다고 보고된 바가 있고, 염증 상태는 줄기세포 기능, 심장병, 암과 연관되어 있으나, 이번 연구를 통해 비타민C가 직접적으로 조혈모세포를 조절해 백혈병이나 다른 병을 유발시킬 수 있다는 가설이 증명됐다.

    노벨 화학상과 평화상를 받았으며, 왓슨과 크리크(Watson & Crick) 박사보다도 DNA 3차구조를 제일 먼저 알고 있었던 라이너스 폴링(Linus Pauling) 박사는 일찍이 고용량 비타민C 섭취의 이점들을 주장했다.

    그가 메가도즈를 먹어야 한다고 이야기 했을 때 사람들은 조롱 섞인 반응을 보였다. 메가도즈 비타민C가 줄기세포를 조절하여 백혈병 같은 암 생성을 막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물론 레몬을 먹는 것이 괴혈병(scurvy)을 치료하였던 것처럼 비타민이 바로 암을 치료한다고는 믿지 않는다. 그래도 이번 연구를 통해 줄기세포가 무엇에 의해 어떻게 만들어져 암으로 변화하는 지에 대한 우리의 이해가 한 계단 더 높아졌다.

    필자도 엘브리지에 근무를 시작하며 '퓨어웨이C 메가3000' 같은 고농도 비타민C에 쉽게 접근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