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미국 FDA 항암제 자문위원회가 최근 환자의 T세포를 꺼내 유전적으로 변형시켜 다시 주입하는 차세대 면역항암제 CAR-T 세포 치료제를 처음으로 승인 권고하면서 세포 치료제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환자 개인 맞춤식 치료로 대량 생산이 어렵다는 점과 안전성 문제, 완전히 새로운 개념의 치료제를 규제 당국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예측하기 어려움 등으로 시장에서 불안감이 일었지만 노바티스가 물꼬를 트면서 개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CAR-T 세포는 암세포를 항원으로 인식하는 키메라 항원 수용체(CAR)를 갖도록 유전자 재조합한 T세포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면역학과 Carl June 교수팀이 2011년 NEJM에 악성 B세포 표면에 발현하는 단백질 CD19를 인식하고 결합하도록 유전자 변형한 CTL019로 백혈병이 완전히 치료된 임상 결과를 보고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이후 노바티스와 공동으로 연구, ELIANA 연구에서 83%가 치료 3개월 내 완전 관해 또는 혈구 수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완전 관해 상태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6개월 생존율은 89%, 12개월 생존율은 79%였다.
FDA는 자문위는 이 연구를 근거로 소아 및 젊은 성인 재발성 및 불응성 B세포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치료제 승인을 만장일치로 권고했다. FDA 최종 결정은 10월 나올 예정이다.
경쟁사인 카이트 파마수티컬과 주노 테라퓨틱스도 현재 혈액암을 타깃으로 CAR-T 치료제를 개발 중이며, 카이트의 FDA 승인 여부는 올해 11월 결정될 예정이다.
혈액암에 이어 고형암에도 CAR-T세포 치료제를 시도하고 있다.
펜실베이니아대 신경외과 Donald M. O'Rourke 교수팀은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 변이III(EGFRvIII) 단백질을 타깃 하는 CAR-T 치료제를 이용 교모세포종 치료 1상 임상 결과를 최근 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에 발표했다.
교모세포종 환자 10명을 대상으로 한 이번 연구에서 CAR-T 치료가 의미있게 종양을 축소하지 못했지만 1명은 18개월 째에도 질병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현재까지도 생존해 있으며, 질병이 진행되긴 했지만 다른 2명도 현재 생존 중이다.
연구팀은 EGFRvIII 과발현 변이와 종양의 미소 서식 환경(microenvironment) 2가지를 CAR-T 치료의 큰 장벽으로 꼽으며 현재 사용하고 있는 면역억제제로 극복 가능할 것으로 예상해 병용요법의 다양한 가능성도 전망되고 있다.
벨기에 바이오텍 Celyad도 CAR-T NKR-2 치료제 개발 대표 주자로 현재 고형암 5개를 타깃으로 연구 중이다.
다발성 골수종 분야에서는 중국에서 긍정적인 데이터가 나와 화제가 됐다.
중국 시안교통대 Wanhong Zhao 교수는 올해 시카고에서 열렸던 임상종양학회(ASCO)에서 재발성 또는 치료 저항성 다발성 골수종 환자 35명을 대상으로 한 1상 연구 결과를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
CAR-T 세포 최초 주입 10일 후 치료 효과가 처음 나타나기 시작해 2개월 이내 객관적 반응률은 100%였고, 94%에 해당하는 33명이 임상적 관해에 도달했다.
하지만 그 전에 CAR-T 치료제가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 있다. 사이토킨 방출 신드롬(CRS) 발생 등 안전성 문제다.
완전히 새로운 계열의 치료제인 데다 다른 제약사의 임상 중 사망 사례가 보고되기도 한 만큼 FDA 자문위도 이 부분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미국 프레드허치슨 암연구센터 Cameron J. Turtle 박사팀은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각 환자에 투여되는 T세포 용량을 표준화하는 전략을 시도하고 있다.
미국 퍼듀대 신약개발센터 Philip S. Low 교수팀은 CAR-T세포와 암세포를 연결하는 어댑터(adaptor) 분자를 만들어 CAR-T 세포가 아닌 어댑터가 암세포를 표적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노바티스는 FDA 허가를 받으면 치료 15년까지 장기 안전성을 추적 관찰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