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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부 초음파 환자가 성추행이라고 우겨서 집행유예 받으면 몇 년간 의사면허 취소?

    전국 시도의사회장단, 의협회장 출마자 등 의료법 개정안 반대...법사위 통과하면 전면 총파업·백신 접종 거부

    기사입력시간 2021-02-21 07:10
    최종업데이트 2021-02-21 09:46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의사면허 강탈 법안을 담은 의료법 개정안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했다. 이는 한국 의료시스템을 더 큰 붕괴 위기로 내몰 것이 분명하다. 법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의결된다면 전국 16개 시도의사회 회장들은 대한의사협회를 중심으로 전국의사 총파업 등 전면적인 투쟁에 나설 것이다.”

    전국 16개 시도의사회장은 20일 의료법 개정안에 대한 성명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이번 의료법 개정안에 따르면 살인·강도·성폭행 등으로 금고 이상 형을 선고받은 의사의 면허는 무조건 취소된다. 실형을 받을 때 형 집행 종료 후 5년까지 면허 재교부를 금지하고 집행유예는 기간 만료 이후 2년까지 면허를 재교부할 수 없다. 

    시도의사회장단은 “교통사고를 포함한 모든 범죄에 대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 받은 의사의 면허를 취소하는 의사면허 강탈 법안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한 것에 대해 참을 수 없는 분노를 표한다. 이는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했다.

    시도의사회장단은 “의사면허 강탈 법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의결된다면 코로나19 진단과 치료 지원, 코로나19 백신접종 협력지원 등 국난 극복의 최전선에서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고 있는 의협 13만 회원들에게 극심한 반감을 일으켜 코로나19 대응에 큰 장애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의협 최대집 회장은 “민주당의 보복 입법이 무슨 결과를 가져오든 그것은 민주당이 자초한 것이고 그 책임은 온전히 민주당이 져야 한다”라며 “13만 의사 면허반납 투쟁, 전국의사총파업, 코로나19 백신접종 대정부 협력 전면 잠정 중단 등 투쟁 방식을 두고 신속하게 논의를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다음달 선거를 앞둔 대한의사협회 제41대 회장선거 입후보자 5명(임현택 후보, 유태욱 후보, 이필수 후보, 박홍준 후보, 김동석 후보)도 이날 공동 성명서를 통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후보자들은 “개정안은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 선진국에서 보듯이 의사면허 관리는 의료법 개정이 아닌 의사면허관리제도 등을 통한 자율징계를 통해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제대로 된 관리가 가능하다"라며 “하지만 무차별적인 징계는 진료현장에서 선의의 피해자를 양산할 것이고, 결국 그 피해는 국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후보자들은 “이번 의료법 개정안을 절대 수용할 수 없다. 국회가 의사들의 자율적 도덕성을 짓밟고 의사들을 예비범죄자 취급만하는 식으로 의료법을 개정한다면 회장에 누가 당선되는지에 상관없이 즉각적으로 전면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호 1번 임현택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여성 환자에게 복부 초음파를 하다가 환자가 성추행을 당했다고 끝까지 우겨서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받으면 그걸로 끝나는 게 아니다. 집행유예 기간 2년에 2년을 더해 총 4년간 면허가 취소되고 면허를 재교부 받지 못한다”고 말했다.

    임 후보는 “이를 노리고 무조건 성추행이라고 우기고 거액의 합의금을 요구하는 인간 같지 않은 것들과 이를 부추기는 하이에나 같은 변호사들 필히 나오게 돼있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임 후보는 “응급실 같은 장소에서 주취 환자들로 부터 일년에도 수없이 당하는 폭행의 경우를 보자. 이 경우에도 의사가 일방적으로 주취자가 두들겨 패는데도 맞고 있지 않아 쌍방 폭행으로 집행유예라도 받으면 역시 똑같이 말도 안되는 일을 당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임 후보는 “이 사태의 심각성을 알고 모든 직역의 의사들이 들고 있어나야 한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거부하고 방역 현장에서 떠나고 공중보건의사는 준법 근무하고 본과 4학년 의대생들은 올해 병원에 들어가지 않고 대학병원 교수들도 가운을 벗고 나와야 한다. 이제 수없이 많은 의사들의 피해가 임박한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기호 3번 이필수 후보는 성명서를 통해 “법이란 억울한 피해자를 구하고 더 나아가 그런 피해자가 생기지 않는 안전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고자 존재하는 것이다. 그에 못지않게 그 법을 통해 억울한 피해자가 생기지 않고, 처벌받는 자가 너무 과도하고 편파적으로 처벌을 받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는 것도 법의 기본조건”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이번 개정안 취지는 업무상 과실치사로 인한 처벌을 제외함으로써 법의 정의에 부합되는 부분도 분명히 존재한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예상되는 부작용과 억울한 피해가 있어 반대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당장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주어진다고 나중에 큰 해악이 될 문제점을 무시하고 받아들일 수 없다. 의사는 더더욱 그런 것을 눈감아 넘기는 것이 불가능한 사람들”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법제처 해석에 따르면 모든 법안을 통해 과잉규제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범죄의 종류를 해당 자격이나 영업과 관련되는 범위로 한정해야 한다. 목적 달성에 적합한 수단이라 하더라도 목적 달성에 필요한 정도를 넘는 과도한 규제라면 최소침해의 원칙에 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호 6번 김동석 후보는 "의사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기본적인 인권이 있다. 설령 죄를 지었다고 해도 법원의 판결에 따른 처벌 이상의 과도한 이중, 삼중의 처벌을 받지 않아야 한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의사도 인간인지라 살다 보면 뜻하지 않게 잘못을 저지를 수도 있다. 그럼에도 그 사연이나 형벌의 경중을 따지지 않고 면허를 정지와 취소를 한다면 면허법과 무관하게 무조건 면허를 정지 취소하겠다는 것에 불과하다. 모든 것을 바쳐 그동안 공부하고 수련해서 취득한 유일한 생계 수단을 박탈을 당한다”고 우려했다.  

    김 후보는 “이는 또 하나의 입법 사법 살인이 될 수 있다. 모든 사람은 법 앞에 평등해야 한다"라며 "그럼에도 이번 개정안은 의사를 비윤리적 집단이라는 전제하고 보다 강력한 법적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의사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만약 이러한 살인 법안이 끝내 통과된다면 앞으로는 코로나19 방역을 포함해 조금의 위험에 노출될 수 있는 그 어떤 국가적인 정책에도 협조하지 않겠다. 입법으로 발생하는 모든 사태의 책임은 생명을 구하는 숭고한 직업인의 인권을 존중하지 않고 포퓰리즘으로 살인 입법을 강행한 국회가 져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