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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바이오시밀러 시장 넘어야 할 허들은

    보험사·의사에 더 유리한 가격혜택과 스위칭 데이터 필요

    기사입력시간 2018-01-08 06:53
    최종업데이트 2018-02-09 14:25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유럽에 비해 미국 시장에서는 아직 바이오시밀러의 진입 장벽이 높은 가운데, 앞으로 넘어야 할 주요 허들로 바이오시밀러 처방 시 가격 혜택과 스위칭 임상 데이터가 꼽혔다.

    매년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판매 승인이 증가하면서 2017년까지 미국에서는 9개, 유럽에서는 38개 바이오시밀러가 이미 허가를 받았고, 임상 3상 단계 약물 다수를 포함, 60개 이상이 바이오시밀러 후보물질로 개발 중이다.

    유럽 의약품청(EMA) 자료에 따르면 유럽에서는 2006년 12월 성장호르몬제 소마트로핀 바이오시밀러 옴니트로프 허가를 시작으로 2017년 11월 삼성바이오에프스의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온트루잔트까지 총 38개 제품이 현재 허가를 받았다.

    성분별로는 필그라스팀(오리지널제품명 뉴포겐)의 바이오시밀러가 7개로 가장 많았고, 리툭시맙(오리지널제품명 리툭산) 6개, 아달리무맙(오리지널제품명 휴미라) 4개, 인플릭시맙(오리지널제품명 레미케이드) 3개, 에타너셉트(오리지널제품명 엔브렐) 2개 등이 있었다.

    트라스투주맙(오리지널제품명 허셉틴) 바이오시밀러로 허가받은 제품은 현재 온트루잔트 1개지만, 셀트리온의 허쥬마와 암젠의 ABP980이 상반기 중 허가 신청 결과를 기다리고 있어 출시와 함께 바로 경쟁구도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상대적으로 특허 만료까지 시간적 여유가 있는 미국에서는 현재 상위 10개 생물의약품 가운데 휴미라, 레미케이드, 엔브렐 3개 생물의약품의 바이오시밀러만 허가를 받은 상황이다. 리툭산 바이오시밀러로 셀트리온의 트룩시마와 산도스의 릭사톤,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셀트리온의 허쥬마 심사 결과는 올해 상반기 중 나올 예정이다.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로 가장 먼저 미국 허가를 받은 암젠의 암제비타는 애브비와의 특허 동의에 의해 유럽에서는 2018년, 미국에서는 2023년 출시 가능하다.

    엔브렐 바이오시밀러로는 산도스 에렐지가 가장 먼저 허가를 받았으나, 2011년 미국에서 특허만료기간이 16년 연장됐다. 현재 특허 소송 중으로, 아직 미국에서는 출시하지 못했다.

    미국 시장에서 판매 중인 바이오시밀러는 뉴포젠 바이오시밀러인 작시오와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인 셀트리온의 인플렉트라(램시마)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렌플렉시스 3종 뿐이다.

    미국 시장에서는 특허뿐 아니라 오리지널 의약품의 높은 장벽도 여전히 넘어야 할 과제다.

    메리츠종금증권 자료에 따르면 레미케이드의 2017년 11월 미국 소매가(WAC) 판매 총액은 6억 586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9% 상승했다. 인플렉트라은 11월 소매가 판매 총액은 1530만 달러로 6.3% 증가했지만, 시장 점유율은 소매가 판매 총액 기준 2.3%, 판매 유닛 기준 2.8%으로 여전히 낮다. 렌플렉시스의 11월 소매가 판매 총액은 지난달 대비 33.9% 증가했지만 47만 달러 수준에 그쳤다.

    미국 경영컨설팅회사 Back Bay Life Sicence Advisors(BBLSA)는 최근 발간한 2018 바이오시밀러 전망 보고서에서 바이오시밀러 매출 규모 성장이 더딘 원인으로, 대체조제 가능한 약물이 없다는 점과 의사들의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낮은 인식 등 다양한 요인을 꼽을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원인은 아직 바이오시밀러 가격이 충분하게 저렴하지 않다는 점을 꼽았다.

    BBLSA는 자체적으로 보험료 지불자들과 이야기했을 때 "모두 바이오시밀러 제조사들이 기대했던대로 정가에서 30~40% 인하된 가격으로 제공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며 "유의한 가격 감소가 없다면 미국 지불자들은 자신들에게 더 많은 비용 절감 효과를 주는 오리지널의약품에서 바이오시밀러로 전환하기 꺼려한다"고 말했다.

    또 의사들이 바이오시밀러를 요구하지 않는다는 점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서는 "인터뷰했던 의사들은 바이오시밀러가 오리지널의약품만큼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면서 "그러나 동시에 치료 실패에 대한 경각심을 표현했고, 더 엄격한 스위칭 데이터를 보고싶어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9월 미국 메디케어&메디케이드 서비스 센터(CMS)는 바이오시밀러와 오리지널의 처방 코드를 별도로 부여하기로 결정한 점도 바이오시밀러에 불리한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미국은 처방코드를 동일하게 부여, 제네릭 사이의 자율 경쟁을 통해 약가 인하를 유도한다. 메디케어 파트B에서는 등록된 의약품의 평균가격(ASP)을 기반으로 일정 비율을 더해 의료진에게 상환하는데, 오리지널과 제네릭에 동일한 코드를 부여하면, 의료진은 제네릭 처방할 때 더 많은 금액을 상환받을 수 있다.

    하지만 바이오시밀러는 동등성 이슈로 제네릭과 달리 처방코드를 별도로 부여해, 의료진이 바이오시밀러를 선택하더라도 인센티브 혜택이 적어 선호도가 낮아지고 오리지널과 무관하게 바이오시밀러간의 약가 경쟁만 부추길 수 있다.

    그럼에도 보고서는 이 모든 징조는 시장의 변화를 가리킨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미국 시장에서 가격 하락을 늦출 수 있는 요인도 많지만 유럽의 경험을 봤을 때 바이오시밀러 도입은 오리지널의약품 가격뿐 아니라 후속 생물의약품 가격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오리지널 제조사들도 바이오시밀러 도입에 수반되는 가격 하락에 대비해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