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처 이의경 처장은 2일 퇴임식을 열고, 그간의 소회를 밝히며 직원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이 처장은 "부임을 통보받자마자 긴급현안으로 주말에 첫 출근을 했다"면서 "첫 출근을 시작으로 처장으로 보낸 시간 중 마음이 편했던 시간은 손에 꼽기가 어렵다"고 운을 뗐다.
이 처장은 "부임하자마자 저를 괴롭혔던 인보사 케이주, 가슴을 쓸어내리게 했던 인공 유방 사건, 끊임없는 숙제를 던져 주었던 의약품 불순물 사건에 겪어 보지 못한 스트레스를 알게 해 준 마스크 대란까지. 잠시라도 고민의 시간을 게을리 하는 순간부터 다음 일을 쫓아가지 못할 정도로 복잡한 현안이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 처장은 "그 시간 동안 처 직원들은 더 깊은 고뇌와 번민이 있었을 것"이라며 "직원들의 땀방울과 고민이 모여 현안의 파고를 넘어섰고, 어떤 난관도 용기 있게 헤쳐 나갈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그러면서 "모든 직원의 이야기를 다 듣지 못하고 떠나 아쉬움이 있다. 남은 아쉬움은 외부의 전문가로서 우리 처를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 대신하겠다"며 "앞으로 직원들은 더 큰 꿈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처장은 "이미 마스크 대란 등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처의 가능성을 충분히 확인했다"며 "만족하지 않고 도약해야 할 때다. 멀리 보고 미래를 준비하는 식약처, 과학으로 대답하는 전문성 있는 식약처, 소비자나 환자를 중심에 두는 소통하는 식약처, 글로벌 넘버 원으로 도약하는 세계 속의 식약처를 꿈꾸며 모든 것을 걸고 정성을 다해 노력하라"고 당부했다.
한편 이 처장은 1962년생으로 서울대 약학대학을 거쳐 보건사회연구원, 숙명여대 임상약학대학원 교수, 성균관대학교 약대 교수 등을 역임했다.
지난해 3월에 식약처장으로 임명된 후 인보사 사건부터 발사르탄·라니티딘 등 불순물 사건, 메디톡스 서류 조작, 독감백신 상온노출·백색물질 사건 등 잇따라 터진 굵직한 사건들을 적극 해결하는 데 힘써왔다.
다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 국정감사에서 잇따라 자질 논란이 불거졌다. 지난해 교수 재직 시절 제약사 사외이사직, 제약사 경제성 평가 등으로 홍역을 치른 데 이어 올해는 코로나19 관련 주식 보유와 수익 등으로 뭇매를 맞았다.
국감 이후 청와대에서 처장 교체설이 흘러나왔고, 실제 지난 1일 문재인 대통령이 조직 쇄신 차원에서 식약처장을 비롯 12개 차관급 이사를 단행했다. 신임 식약처장에는 김강립 보건복지부 1차관이 내정됐다.
식약처를 떠나는 이 처장은 다시 성균관대 약학대학으로 돌아가 후학 양성에 힘쓸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