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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환자에게 왓슨을 물어야 하나"…왓슨, 진료 원칙 필요성 제기

    최윤섭 대표, 가장 큰 장점 '논문 업데이트'가 오히려 임상 방해할 수도

    기사입력시간 2018-02-12 06:47
    최종업데이트 2018-02-12 10:09

    ⓒ메디게이트뉴스

    [메디게이트뉴스 황재희 기자] 암 환자 진단과 치료를 돕는 IBM의 인공지능(AI) '왓슨 포 온콜로지(Watson for Oncology)'를 도입한 병원이 갈수록 늘어나는 가운데, 왓슨을 이용한 진료에는 원칙을 가진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디지털 헬스케어 연구소 최윤섭 소장은 9일 열린 대한간암학회 학술대회 교양강좌에서 '인공지능은 의료를 어떻게 혁신하는가?'에 대해 발표하며 이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의료에 왓슨과 같은 인공지능을 활용하면 복잡한 의료데이터를 분석하고 인사이트를 도출할 수 있다. 영상의 의료·병리 데이터를 분석하고 판독하거나, 연속데이터의 모니터링과 예측도 가능하다.
     
    왓슨은 2015년 가천대 길병원에서 도입하면서 현재 7개 병원에서 사용 중이다. 왓슨에 환자의 데이터를 입력하면, 추천하는 치료법과 고려할 치료법, 비추천하는 치료법을 보여준다. 관련 에비던스도 물론 상세히 보여준다.
     
    그러나 최 소장은 왓슨에 대한 과도한 기대감 때문인지, 최근에는 미국을 중심으로 현실적인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최 소장은 "왓슨의 가장 큰 장점은 논문이 나올 때마다 계속 업데이트가 된다는 점"이라면서 "그러다보니 왓슨의 실력도 매번 달라질 수 있으며, 임상 중에도 왓슨의 의견은 계속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만약 임상 중 왓슨에게 계속된 업데이트가 있다면, 의사와의 일치율은 더욱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가천대 길병원이 밝힌 왓슨과 의료진과의 의견 일치율은 55.9%였다. 가천대 길병원보다 앞서 왓슨을 도입한 인도의 마니팔 병원은 왓슨과 의료진 간 의견 일치율이 대장암 63%, 직장암 86%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 소장은 "지금 왓슨에 대한 잠정적 결론을 내리자면, 왓슨은 의사와의 일치율이 암종별로 다르며, 같은 암종에서도 병기별로 다르다는 점"이라면서 "또한 같은 암종에 대해서도 병원과 국가별로 다르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 소장은 이러한 이유로 인종적 차이, 인허가 약물의 차이, 보험제도의 차이 등 국가별로 다른 가이드라인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암종별 치료 가능한 옵션의 다양성도 차이가 있어 이를 동일하게 적용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최 소장은 우리나라에서 왓슨을 사용함에 있어 원칙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대표는 ▲어떤 환자에게 왓슨의 의견을 물을 것인가 ▲왓슨을 (암종별로) 얼마나 신뢰할 것인가 ▲왓슨의 의견을 환자에게 공개할 것인가 ▲왓슨과 의료진의 판단이 다른 경우 어떻게 할 것인가  등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최 소장은 "현재는 개별 병원이 개별적인 기준으로 왓슨을 활용하고 있지만, 이러한 원칙을 구성하면, 의료의 질과 치료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