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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직근무시 전공의 1명당 환자 수 42명…환자안전 '빨간불'

    근무시간 여전히 주당 85시간…언어폭력 노출 절반, 신체폭력 노출도 10%

    기사입력시간 2018-01-28 12:42
    최종업데이트 2018-01-28 12:42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전공의가 당직 근무를 설 때 담당하는 환자수는 전공의 1인당 41.8명으로 나타났다.  당직 근무 시 담당 환자 수가 300명이 넘는다고 응답한 전공의도 있었다. 전공의들은 주당 80시간 이내 근무 법제화를 앞둔 시기에도 주당 85시간 이상을 근무했다. 전공의 절반이 언어 폭력에 노출되고 있다고 응답해 인권 침해도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공의 당직 시 1인당 환자수 41.8명, 300명 넘는 병원도  

    대한전공의협의회와 동아일보는 전국 전공의 대상 설문조사 등을 통한 병원 수련환경평가 결과를 28일 공개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해 9월 29일부터 10월 31일까지 진행됐으며 총 3800여명의 전공의가 참여했다.  

    설문조사는 각 문항의 순위를 수련중인 전공의 수를 고려한 병원별 규모로 나눴다. ▲100명 이내 전공의 수련병원 ▲100~200명 전공의 수련 병원 ▲200명 이상 전공의 수련 병원 ▲ 단일 병원 500명 이상 전공의 수련 병원 등 총4개 그룹별 순위로 발표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주치의 전공의가 당직 근무 시 담당 환자 수는 전공의 1인당 평균 41.8명에 달했다. 최하위 순위를 기록한 병원은 평균 90.1명을 기록했으며, 당직 근무 시 담당 환자 수가 300명이 넘는다고 응답한 전공의도 있었다. 

    대전협은 “전공의들의 누적된 피로, 불충분한 수면, 과도한 업무 등은 담당하는 환자의 수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면서 “전공의 1인당 담당 환자수를 제한해 환자 안전과 수련의 질을 개선하는 방안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전공의 근무시간 평균 85시간...여전히 80시간 넘어 

    전공의들은 주당 근무시간을 묻는 질문에는 평균 85시간이라는 답변이 나왔다. 2016년 총 평균 91.8시간 보다는 줄었지만, 지난해 12월 시행된 전공의법 제7조에서 명시한 80시간(교육시간 포함시 88시간)을 넘기고 있다. 

    대전협은 “전공의 법 시행이 2달 남은 시기에 이뤄진 조사였지만 수련시간이 지켜지는 병원을 찾기 힘들었다”라며 "전공의들은 소위 ‘BIG 5’라 불리는 일부 대형병원조차 주당 근무시간 100시간을 넘기고 있었다”고 밝혔다. 

    근무시간이 감소하고 있는 추세임에도 정규 업무 중 수련과 관련 없는 업무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15%에 달했다. 대전협은 “수련과 관련 없는 업무 비중이 가장 높았던 일부 수련병원은 수련과 관련없는 비중이 평균 21.5%를 기록했다”라며 “해당 병원의 평균 근무시간이 100시간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일주일에 20시간은 수련과 관계없는 업무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전협은 이어 “근무시간이 양적으로 줄어드는데도 수련과 관계없는 업무가 근무시간의 20%를 차지한다면 수련의 질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라며 “적절한 교육과 참여 비중을 늘리는 방향으로 수련환경의 질을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언어폭력 노출 절반 이상, 신체폭력 노출 경험도 10명 중 1명 

    설문조사 결과, 전공의들이 병원 내에서 언어적 폭력에 노출된 경험은 평균 47.1%에 달했다. 신체적 폭력과 성폭력(말‧행동 포함)은 각각 평균 10.7%와 7.2%를 기록했다. 

    대전협은 “전공의 절반은 기본적으로 언어폭력에 노출되고 있다고 호소했다”라며 “전공의 인권 침해가 문제가 되는 이유는 의료의 질적 저하 를 초래하고 환자 안전 문제에 직결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대전협 안치현 회장은 “전공의 수련을 뒷받침할 안정적 재정 지원과 수련환경 평가 시스템의 강화가 필요하다”라며 “수련병원은 물론 대한병원협회와 보건복지부도 설문조사 결과의 의미를 생각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대전협은 정부가 전공의 수련교육에 재정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회장은 “국가 차원의 재정 지원이 이뤄진다면 수련기관의 부담을 줄이고, 전공의도 의료계 최약자가 아닌 피교육자로서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다”라며 “현재처럼 전공의 임금을 수련병원에서 부담한다면 병원은 전공의를 피교육자가 아닌 근로자로 인식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안 회장은 “향후 정부와 병협이 수련환경 평가 시스템을 강화하려면 실제 현장에서 수련 받는 전공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해야 한다”라며 “합리적인 전공의 수련 개선안이 도출되도록 수련환경 평가 결과를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