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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업무정지 취소소송 1심 패소, 14일 내 항소제기‧집행정지 재신청

    [칼럼] 최미연 변호사

    기간 내 재신청해야 2심 판결선고시까지 일정기간 업무 연장 가능

    기사입력시간 2018-07-11 06:00
    최종업데이트 2018-07-11 06:00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최미연 칼럼니스트·변호사] 지난 글에서는 처분을 받은 당사자가 적시에 취해야 하는 집행정지 신청의 중요성과 집행정지 인용결정의 효력발생일이 언제부터인지에 대해 다뤘다. 이번 글에서는 집행정지가 인용돼 업무를 재개한 경우라도 패소판결을 받게 되면 어떻게 처분이 진행되는지 논의하고자 한다. 

    만약 의사 A가 6월 25일부터 시작되는 1개월(30일)짜리 업무정지처분을 받고 업무를 정지한 후, 뒤늦게 집행정지를 신청해 7월 6일에 집행정지 인용결정을 받았다. 하지만 몇 개월 뒤 1심에서 원고 패소판결을 받은 경우에는 처분의 효력이 언제 다시 발생할까.

    원칙적으로 판결선고 시점으로부터 일정기간 후 처분의 효력이 다시 살아나므로, 이에 따라 의사 A는 업무를 정지해야 한다. 법원은 집행정지 인용결정을 하면서 일반적으로 ‘1심 판결 선고일로부터 14일이 되는 날까지’ 처분의 효력을 정지하도록 하고 있다. 

    과거에는 법원에서 판결선고시까지만 집행정지 인용결정을 하는 경우가 있었다. 그러나 이 경우 원고가 패소판결을 받게 되면 즉시 처분의 효력이 되살아나므로, 병원에서는 환자에 대한 안내 또는 전원조치 등을 취할 시간 없이 곧바로 업무정지를 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러한 병원의 갑작스런 업무정지로 인해 환자에게 피해가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고, 항소제기 기간이 판결문 송달일부터 14일까지인 점 등을 고려해, 얼마 전부터 법원은 집행정지 인용결정의 효력을 판결선고시까지가 아니라 판결선고일로부터 14일이 되는 날까지로 정하고 있다.

    따라서 위의 사례에서 의사 A가 7월 6일에 집행정지 인용결정(법원이 집행정지 인용결정을 할 때 판결선고일로부터 14일이 되는 날까지로 정한 경우)을 받고, 인용결정 다음날인 7월 7일부터 업무를 재개했다고 전제하면, 6월 25일부터 7월 6일까지 총 12일간 업무를 정지했을 것이다. 그리고 의사 A가 7월 7일부터 업무를 재개했지만, 결국 약 3개월 뒤인 10월 15일에 패소판결을 받았다면 10월 15일부터 14일이 되는 날까지만 업무를 할 수 있다. 그 이후에는 처분의 효력이 다시 발생하기 때문에 업무정지처분 기간 중 나머지 18일(총 업무정지 기간 30일 중 이미 정지됐던 12일 공제한 기간)간 업무를 정지해야 한다.

    그렇다면 의사 A가 패소판결을 받고 이에 대해 불복해 처분을 다투면서도, 업무를 지속하는 것이 또 다른 처분의 대상이 되는 것을 방지하려면 어떠한 조치를 취해야 할까. 

    이 경우 의사 A는 패소판결에 대해 항소기간 내 항소를 제기하면서(1심의 집행정지 인용결정에서 정한 기간이 끝나기 전에) 처분의 집행을 정지해달라는 취지의 집행정지 신청을 해 새로운 인용결정을 받아야 한다. 의사 A가 집행정지 요건을 소명해 새로운 인용결정을 받는다면 2심 판결선고시까지 일정 기간 업무를 계속할 수 있다. 

    그러나 만약 의사 A가 패소판결을 선고받고 집행정지기간이 이미 끝났는데도 항소제기 및 집행정지 신청 없이 업무를 계속한다면, 그 업무는 업무정지 처분기간 중의 행위로 위법해진다. 더구나 행정처분은 행위자의 고의나 과실 여부를 따지지 않고 내려지기 때문에 단지 몰랐다는 항변은 사실상 받아들여지기 어렵다. 

    1심 판결에 대해 항소할 수 있는 기간은 불변기간으로 돼 있어, 그 기간을 지날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1심 판결이 그대로 확정된다. 이렇게 되면 더 이상 처분에 대해 다툴 방법이 없고, 물론 집행정지 신청의 가능성도 사라진다. 

    그리고 원고가 1심 패소판결 선고 후 항소를 제기하더라도, 집행정지 신청을 누락해 인용결정을 받은 사실이 없을 경우에는 당연히 업무를 계속할 수 없다. 간혹 원고가 1심 패소판결에 대해 항소를 제기하면서도 집행정지 신청을 누락했다가 뒤늦게 신청하는 바람에 급박하게 업무를 정지할 상황에 처하고, 법원에서도 급하게 인용결정을 내리는 경우를 볼 수 있다.

    항소기간 내 항소를 제기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지만, 항소제기와 함께 새로운 집행정지 신청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꼭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이렇게 중요한 사실을 놓친다면 당사자들은 급작스럽게 업무를 정지해 병원 경영상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특히 입원하고 있는 환자들에게 큰 불편을 야기할 수 있다. 또한 무엇보다 집행정지 효력이 소멸한 후에 하루라도 업무를 계속한 것이 또 다른 위법한 행위가 되는 낭패를 볼 수 있다. 따라서 당사자들은 부당한 행정처분을 받은 경우, 행정쟁송제도의 절차적 흐름과 대응의 필요성에 대해 명확히 인지하고 필요한 경우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