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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전기사만도 못한 의사들… '맞고도 쉬쉬'

    창원 모 병원 의사 폭행 사건 재발방지책 시급

    의료계 "국회, 의료인폭력방지법안 조속히 처리하라"

    의협, 지역의사회에 폭력신고상담센터 설치 주장도 제기

    기사입력시간 2015-03-04 13:38
    최종업데이트 2015-03-04 13:44

     

    창원의 모 병원에서 의사가 환자 보호자로부터 무차별적인 폭행을 당한 사건이 또다시 발생함에 따라 의료계는 재발 방지책이 시급하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런 의료기관의 폭력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어떤 대책을 마련해야 할까?

     

    경남의사회(회장 박양동)는 4일 "최근 언론에 보도된 창원 모 병원 소속 의사에 대한 환자 보호자의 무차별 폭행사건으로 의사들이 큰 충격에 빠져있다"면서 "의사 개인의 문제에 그치지 않고 다른 환자들에게까지 피해를 입히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우려했다.   

    경남의사회는 운전기사만도 못한 진료현장의 폭행 실태를 지적하고 나섰다. 

     

    국회는 지난 2007년 운전기사를 폭행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법을 강화한 바 있다.
     
    경남의사회는 "운전기사에 대한 폭행이 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듯이 환자의 생명을 다루는 고도의 집중이 필요한 의사에게 안전한 진료환경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환자의 건강과 생명에 심각한 위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환기시켰다.

    이어 경남의사회는 "이를 간과한 정치권은 국민 건강을 저버리는 직무유기"라면서 "국회는 조속히 의료인폭행방지법안을 처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의료인폭행방지법안(의료법 개정안)은 의협회장 선거에 출마한 조인성 후보가 제안해 2012년 12월 국회의원 16명이 대표발의해 국회에 제출된 상태다. 

    이 법안은 의료기관 안에서 폭행을 행사한 경우 5년 이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했다. 
    하지만 시민, 환자단체 등이 이를 가중처벌이라고 주장하며 반대하면서 법안 처리가 늦어지고 있는 상태다.


    이에 대해 경기도의사회 신태섭 법제이사는 "이 법안은 의료기관 내 폭행사건에 대해 형법이 아닌 의료법을 적용토록 정리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형법에 따르면 폭행은 2년 이하, 협박은 3년 이하, 업무방해는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신 법제이사는 "의료법 개정안은 의료행위의 방해 즉 업무방해를 한 경우 5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한다는 것이어서 가중처벌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조인성 의협회장 후보는 "환자의 진료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의료인들이 속수무책으로 폭력의 희생자가 되고 있다"면서 "의료인 폭행은 결국 의사와 환자를 둘 다 위험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입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의협에 폭력신고상담센터 설치해 피해 의사 지원 필요"

    대한의사협회, 지역의사회에 의료기관폭력신고상담센터를 설치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좌훈정 전 의협 감사는 "의료기관 폭력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의료법을 개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의사라는 직업의 특수성 등으로 인해 폭행을 당하고도 법에 호소하지 못하는 현실을 감안해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 의사가 의료기관에서 폭행을 당하면 진료를 하면서 경찰 조사를 받고, 변호사를 선임해 민형사 소송에 들어가야 하는 등 번거로운 게 한두가지가 아니다.

    여기에다 병원은 가급적 조용히 넘어가길 원해 법적 대응 자체가쉽지 않은 게 현실. 

    이와 관련 좌훈정 전 감사는 "의사가 폭행을 당하면 의사협회가 나서서 도와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의협과 지역의사회에 의료기관폭력신고상담센터를 두고 자문변호사 등을 배치해 피해를 당한 의사를 지원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