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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를 고민하는 의대생들에게, 세계를 바꾸는 의료 리더가 되길"

선배 의사과학자 최형진 교수, "40대 한 장면 미리 그려보고 진로 선택하면 도움될 것"

기사입력시간 18-09-18 20:23
최종업데이트 18-09-19 0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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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대 해부학교실 최형진 교수는 내과를 전공한 '의사과학자'다.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의대생들이 단순히 남이 만든 길을 따라가지 않고 스스로 무언가를 창출하면서 세계적인 리더로 성장하길 바랍니다. 실제로 5~10년 후 세계 최초로 증강현실(AR) 기술을 사용한 심장수술을 집도하는 의사가 미국 보스턴이나 영국 런던이 아닌 서울의대에서 나올 것으로 기대합니다.” 

서울의대 해부학교실 최형진 교수는 5번째 학기의 ‘해부신체구조의 3D 영상 소프트웨어와 3D 프린팅 기술 활용 연구 및 실습’ 선택교과 과정을 마친데 대한 소감을 이 같이 밝혔다. 

최 교수는 이 과목을 통해 의대생들이 3D 프린터,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3차원 의료영상처리 소프트웨어 등 여러 가지 새로운 기술을 의료에 접목하고 실제 체험해볼 수 있게 했다.  

최 교수는 “의대생들은 이 수업에 참여하면서 각종 시험에 쫓기는 일정과 독립할 수 있다. 마음 편하게 임하면서 새롭고 다양한 것을 체험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라며 “선택교과 과목은 강제적으로 듣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자발적으로 선택한다는 데서 더욱 의미가 있다”라고 말했다.  

최 교수의 수업은 미래에 창업을 하고 싶거나 새로운 기술 개발에 관심 많은 의대생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얻고 있다. 외부 기업이나 전문가를 초대해 최신 트렌드를 나누면서 의대생들로부터 새로운 제안도 받고 있다. 의대생이 실습이 끝난 이후에 해당 기업이나 연구소에 따로 찾아가 공동 연구를 하거나, 임상의사가 아닌 진로 선택을 위한 상담을 요청하기도 했다. 
 
선택교과 프로그램은 2016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서울의대 정규교과목 중 하나다. 서울의대 학생이라면 본과 1~2학년 사이에 선택교과 프로그램을 수강할 수 있다. 이 때 학기마다 총 8주 과정 1개 또는 4주 과정 2개를 선택한다.

선택교과 프로그램은 정규교과에서 다루지 못하는 다양한 분야의 미래 의사양성을 위한 교육을 담당한다. '나의 게놈이야기', '3D프린팅 기술 활용', '미래의료 빅데이터' 등의 주제로 20여개 강좌가 개설돼있다. 

최 교수는 “선택교과 과정은 기존 치료법이나 의학정보를 배우는 게 아니다. 미래에 있을 기술을 상상해보는 시간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의대생들이 실제 현장에서 일할 시점은 지금부터 10~20년 후가 된다. 현재의 기술 뿐만 아니라 미래기술을 미리 살펴봐야 그 시대의 리더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런 과정을 맡은 최 교수 역시 내과를 전공한 임상의사 출신의 의사과학자다. 서울의대에는 5명의 의사과학자가 기초의학교실에서 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의사과학자는 진료현장과 자연과학을 동시에 이해하는 두가지 역량을 갖춘 이들이다. 하지만 의대생들은 임상과 기초를 융합하는 교육을 배울 기회가 부족해 최 교수가 자발적으로 이번 과목을 개설했다. 최 교수는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신약 개발을 위한 뇌과학 연구 과정도 개설하고 있다. 

최 교수는 “단순히 수업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의대생들에게 의사과학자 커리어가 어떤 것인지 알리고자 한다. 의사과학자가 어떤 과정을 거쳐서 나중에 어떤 사람이 될 수 있는지 구체적이고 자세하게 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최형진 교수의 ‘해부신체구조의 3D 영상 소프트웨어와 3D 프린팅 기술 활용 연구 및 실습’  선택교과 과정은 실제 체험과 토론으로 진행된다. 

다른 학교의 의대생들도 이런 교육에 목말라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최 교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해당 대학 내부에서 교수와 학생들이 관련 과목을 만들어 달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방학 등을 활용해 해당 기술의 리더 역할을 하는 기업, 연구소, 대학 등을 찾아가 인턴연구원으로 일하면서 배우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의대생들은 현재 교육으로 미래를 살아가야 한다. 의대생들은 40대가 됐을 때 자신의 모습을 미리 상상해보고 어떤 의사가 되고 싶은지 그려봐야 한다. 진료실을 지키는 임상의사가 아닌 미래 의료를 이끄는 길을 선택할 수도 있다"라며 "이를 토대로 전공의 과정을 마칠지, 어떤 과목을 선택할지 등을 고려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최 교수는 “앞으로 진료실만이 아니라 10년, 20년 뒤의 미래를 위해 고민하고 세계를 바꾸는 그런 의대생이 되길 바란다”라며 "교수로서 의대생들의 다양한 고민을 실제 교육에 연결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