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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의원에 의약품 무자료거래…‘약사법 위반’ 검찰 기소

    의약품유통업체 직원, 횡령한 9000여만원 안갚으려 내부 고발

    개인에 의약품 불법 판매…일부 ‘세금계산서 발행’ 무죄 주장

    기사입력시간 2018-04-06 12:23
    최종업데이트 2018-04-06 12:25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권미란 기자] 병의원에 의약품을 공급하면서 무자료거래를 한 유통업체 직원들이 대거 검찰에 기소돼 재판이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6일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사건은 201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의약품 도매상 N사에서 근무하던 H씨는 9000여만원을 횡령했다가 N사에 들통났다. 횡령 금액을 지급하겠다는 내용의 각서를 공증까지 받았지만 H씨는 횡령금을 갚지 않고 상계하려 했다.
     
    그러나 H씨는 도매상과 협의가 결렬되자 식약처에 N사가 병의원과 약국 등에 의약품을 납품하면서 ‘무자료거래’했다며 고발했다. 이후 식약처는 경찰과 합동으로 N사를 압수수색하고 관련된 직원들과 함께 기소했다.
     
    ‘무자료거래’는 세금계산서 등 부가가치세 근거자료를 주고받지 않고 거래를 하는 것으로, 유통업계에서는 관행적으로 이뤄져왔다. 이는 매출액이나 매입액 등 과세 자료가 노출되지 않아 탈세 혐의를 받게 된다.
     
    H씨는 병의원에 약 2억7000만원에 달하는 의약품을 무자료거래했고, 기소된 N사 직원들은 3000만원부터 2억원 상당 의약품에 대해 무자료거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다른 의약품 도매상인 S약품 직원도 1억4000만원 상당을 무자료거래해 함께 재판대에 올랐다.
     
    검찰은 피고인들이 도매상 직원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N사가 직원인듯 꾸며 무자료거래를 했다는 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약국 개설자나 도매상 직원이 아닌 개인이 의약품을 판매할 경우 약사법 제44조 2항에 위반된다는 것이다.
     
    이중 일부는 개인에 의약품을 불법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일부는 무자료거래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사건에서 N사 직원 2명을 변호하고 있는 법무법인 낮은 강재룡 변호사는 “담당하고 있는 피고인들은 인센티브제로 근무하고 있는 N사 직원이 맞다”라며 “이들은 적법한 절차로 모두 세금계산서를 발행해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들이 무자료거래로 의약품을 납품한 지역은 경기도와 서울 지역의 병의원과 약국, 요양병원까지 포함돼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자칫 리베이트 의혹까지 받을 수 있는 만큼 무자료거래를 요구하는 도매상에 대한 병의원의 철저한 대처가 시급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