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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자할 때는 위험관리가 필수

    [칼럼] 오인석 WM투자자문부 수석전문위원·WM스타자문단

    기사입력시간 2018-09-29 11:50
    최종업데이트 2020-06-22 10:16

    KB국민은행은 'KB Doctor's 자산관리 서비스'의 일환으로, WM스타자문단의 연속 칼럼을 통해 부동산, 세무, 투자전략 등 의사들을 위한 자산관리 솔루션을 제시한다.  

    1. 성공하는 자산관리, 섣부른 예측보다 대응하는 힘을 길러라
    2. 2018년, 자산구조의 리모델링이 필요하다 
    3. 올해 부동산 시장은 어떻게 흘러갈까
    4. 주택 임대를 통한 노후준비, 세금부터 알아야 한다
    5. 변동성 국면에서 투자 기회 찾는 방법
    6. 노후 대비 자산 재설계는 간단명료해야 오래간다
    7. 알아두면 쓸 데 있는 
    기부 관련 세금상식
    8. 원화 자산을 분산하라
    9. 월세 전성시대 저무나
    10. 당신이 모르는 주택 ‘공동명의’ 절세 조건
    11. 신흥국 증시의 단기 변동성 확대와 향후 전망
    12. 100세 시대, 부동산 투자가 필요한 이유
    13. 똘똘한 한 채’가 다주택보다 보유세 덜 낸다 
    14. 절세 금융상품 포트폴리오
    15. 꼬마빌딩고르기, 40대 맞선 보듯이 하라
    16. 절세인 줄 알았던 ‘부담부증여 ’다시보기
    17. 투자할 때는 위험관리가 필수  
    18. 꿩 먹고 알 먹는 재개발 투자
    19. 치솟는 서울 집값, 언제 안정화될까
    20. 사전증여와 상속세 절세  
    21. 단기 투자시 꼭 지켜야할 원칙 ‘손절매’
    22. 나도 집에서 월세나 받아볼까
    23. 상속세 2000만원 넘으면 분할납부 활용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우리는 횡단보도를 건널 때 미리 신호등을 보고 좌우를 살핀다. 가급적 위험한 상황에 처하지 않기 위해서다. 투자에도 위험은 늘 따르기 마련이다. 하지만 어떻게 관리하고 대처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다를 수 있다. 먼저 투자할 때 어떤 위험이 있고, 각 위험이 얼마나 큰지부터 알아보자.

    주식형 펀드 또는 개별주식 투자 관련 위험

    통상 주식형 펀드는 수십 개의 우량 종목으로 분산되는 경우가 많아 개별종목 부도 위험은 작다. 하지만 시장 등락에 따른 가격변동 위험이 있어 투자시점이 좋지 않으면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런데 투자 지역이나 국가마다 변동 폭이 다르므로 이 점을 미리 파악하고 투자해야 한다. 
    주식시장 등락에 따른 변동 위험은 통상 표준편차로 측정한다. 표준편차는 위로든 아래로든 평균에서 얼마나 많이 벗어나는지를 보여주는 통계 수치다. 이 수치가 크면, 즉 등락 폭이 크면 상승 폭뿐아니라 하락 폭도 클 수 있다는 뜻이다.

    우리나라 증권거래소 상장주식 상위 200개 종목으로 구성된 코스피200지수의 최근 1년 표준편차는 14%다(2018년 8월 기준).미국 S&P500지수와 일본 NIKKEI225지수는 표준편차가 각각 13%, 12%로 우리나라와 엇비슷하다. 하지만 베트남 호지민지수, 홍콩H지수, 중국 상해거래소 상위 300개 종목으로 구성된 CSI300지수 모두 표준편차가 20%를 넘는다. 한국코스닥 시장 상위 150 종목으로 이뤄진코스닥150지수는 표준편차가 무려 28%에 이른다. 결국베트남, 중국, 한국 코스닥 등에 투자하는 상품은 표준편차가 아주 크므로 자칫 투자시점이 나쁘면 손실 폭이 클 수 있다. 이런 시장의 변동성이 큰 이유는 개인투자자 거래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기관 투자자 비중이 작고 개인투자자 비중이 크면 비합리적 투자 행태로 과도한 쏠림이 자주 나타난다.

    채권 투자 관련 위험

    대체로 채권은 가격변동 위험이 주식보다 작다. 그렇지만 만기가 긴 채권은 가격변동이 생각보다클수있으므로 주의한다. 최근에는 글로벌시장 변동성 증대로 한국과 미국 국채금리가 조금 하락했지만, 중기적으로는 다시상승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중장기적 관점에서는 금리위험이 큰 장기채권보다는 단기채권이 더 안정적일 수 있다.

    아울러 신용등급이 낮은 투기등급 채권은 투자 시 부도위험도 고려해야 한다. 고금리 채권을 편입하는 하이일드(High Yield) 펀드는 주로 투기등급 채권에 투자하기 때문에 종목이 잘 분산되지 않으면 부도에 따르는 위험이 클 수 있다. 따라서 국내든 해외든 하이일드 채권펀드는 종목당 투자비중이 최대 2~3% 이내로 고르게 분산되었는지 살펴봐야 한다.

    부동산 투자 관련 주요 위험

    부동산 투자에서 가장 큰 위험은 투자 후 현금화가 되지 않을 위험이다. 10년 넘게 꾸준히 모은 돈 수억원에 대출금을 더해 상가에 투자했는데, 임대가 되지 않아 큰 어려움을 겪은 사람 이야기는 많이 들었으리라. 임대가 나가지 않아 상가는 텅 비어있는데 대출 이자뿐만 아니라 재산세, 관리비까지 내야 한다면 얼마나 고통스럽겠는가? 전체 자산에서 부동산 비중이 지나치게 큰 경우라면 이런 위험에도 대비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위기가 닥치면 부동산 시장도 함께 얼어붙어 처분하고 싶어도 좀처럼 팔리지 않는다. 그러면 울며 겨자 먹기로 알짜 부동산을 매각해야 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부동산 투자 시에는 유동성 위험을 늘 고려해야 한다.

    참고로 금융기관에서 취급하는 부동산펀드는 대체로 매각하기 쉬워 유동성 위험이 적은 편이다. 더욱이 펀드운용사가 만기 훨씬 전부터 매수자를 모색하며 미리 현금화하려고 노력한다.

    환율 변동 위험

    해외상품에투자할 때 환헤지를 하지 않으면 환 변동 위험에 노출된다. 해외투자 대상이 달러 표시 자산이고 그 비중이 크지 않다면 굳이 환 헤지를 하지 않아도 무방하다. 국제 통화시장에서 달러는 어디서나 통용되는 기축 통화인 반면, 원화는 변방 통화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한국인 입장에서 달러를 일부 보유하는 것 자체가 통화 분산이다. 필자가 최근 상담한 고객 가운데 달러를 일부 보유함으로써 통화를 분산하려는 거액 자산가가 꽤 많았다. 금융위기가 있었던 10년 전과 20년 전에 원화 가치가 크게 하락한 점을 감안하면 달러 자산 분산은 의미가 있다.

    하지만 중국을 제외한 기타 신흥국(브라질, 터키 등) 통화는 대부분 우리나라 원화보다 변동이 더 크고 취약하다. 따라서 이런 나라에 투자할 때는 늘 환율위험을 살펴야 하고, 투자 비중이 지나치게 크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참고로 우리나라에서 판매되는 해외펀드 가운데 신흥국 현지 통화까지 헤지하는 경우는 드물다. 즉 베트남, 브라질, 인도에 투자한다고 할 때 통상 원/달러는헤지하지만, 달러/베트남 동(Dong), 달러/브라질 헤알(Real), 달러/인도 루피(Rupee)는 헤지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환율변동 위험에 노출된다.

    기대수익과 위험은 일정수준까지만 비례한다

    위험이 커지면 기대수익도 비례해서 커질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위의 고래 그림처럼 위험이 커지면 기대수익이 일정 수준까지는 커지지만, 위험이 고래숨구멍 위치를 넘어서면서부터는 수익이 오히려 줄어든다. 다시 말해 기대수익을 올리려고 무작정 위험을 추구하면 위험만 커질 수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위험을 너무 추구하지 말고 일정 수준까지만 감수해야 한다.

    위험관리 방안

    투자 대상마다 위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했다면, 위험을 완벽히 제거할 수는 없어도 어느 정도 줄이거나 대비할 수는 있다. 알기 쉬운 위험관리 방안 가운데 하나는 투자 포트폴리오의 최대 손실이 얼마일지 미리 가늠해보는 방법이다. 즉, 전체 자산을 여러 금융상품으로 운용한다고 가정하고, 이런저런 외부변수로 금융시장이 흔들릴 때 원금이 얼마까지 줄어들 수 있는지 파악한다. 그런 다음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손실 한도액을 정해놓고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예컨대, 전체 자산이 5억원이고 내가 정한 손실 한도가 2000만원이라고 하자(2000만원은 5억원의 4%다.) 전체 5억원 중 3억원은 안전한 예금에 가입하고, 2억원은 펀드에 투자한다고 할 때 펀드 2억원에서 10% 손실이 발생하면 2,000만원 손실이다. 이 경우 펀드 2억원에서 손실이 10%를 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예를 들어, 펀드 2억원을 중국, 베트남, 코스닥 등 변동이 큰 시장에 투자했다면, 10% 손실은 언제든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이때의 위험관리 방법은 10% 손실이 나면 미련 없이 기계적으로 환매하도록 미리 설정해놓는 것이다.

    외환 및 원자재 선물시장에서 10년간 연 복리 87%의 수익을 거둔 전설적 투자자인 브루스코브너(Bruce Kovner)는 한번의 투자에서 손실이 전체 자금의 1%를 넘지 않게 관리했다. 더불어 15년간 원금을 2,500배나 늘린 전설적 투자자 에드워드 세이코타(Edward Seykota)도 한번의 매매에서 5% 이상 손실이 발생하지 않도록 했다. 즉, 사전에 위험 한도를 정하고 철저히 지킨 것이다. 이와 같은 위험관리가 장기적으로 엄청난 수익을 올릴 수 있었던 디딤돌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개인투자자가 손절매를 실행하기는 결코 쉽지 않다. 손실을 확정하는 것은 인간 본성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예 변동이 큰 시장에는 투자하지 않거나, 투자하더라도 그 비중을 작게 가져가는 방법을 대안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

    어쨌든 각 투자대상의 위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미리 살피고, 내 전체 포트폴리오의 손실한도를 위험 감내 수준에 맞게 미리 정하는 것이 위험관리의 기본이다. 철길을 건널 때 좌우를 살피듯, 투자하기 전에 기대수익뿐만 아니라 손실이 나면 그 손실이 얼마나 클지 미리 따져보는 것이 위험관리의 첫걸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