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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이러스 발원지가 중국이 아니라는 중국의 주장, ‘SARS-CoV-2’는 천재(天災)인가 인재(人災)인가

    [칼럼] 배진건 배진(培進) 바이오사이언스 대표·우정바이오 신약클러스터 기술평가단장

    기사입력시간 2020-03-06 07:03
    최종업데이트 2020-03-06 07:53

    코로나 바이러스. 사진=존스홉킨스대학 

    [메디게이트뉴스 배진건 칼럼니스트]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공식 병명(病名)은 ’COVID-19’이다. ‘The International Committee on Taxonomy of Viruses’가‘2019-nCoV’라고 처음 부른 바이러스의 정식 명칭을"severe acute respiratory syndrome coronavirus 2, 혹은 SARS-CoV-2,"라고 붙였다. 왜 병명인 ‘SARS’가 바이러스 종(種)이름에 들어갔는가. 이유는병명인 사스바이러스와 염기서열이 매우 비슷하기 때문이다.

    ‘SARS-CoV-2’가 어디에서 언제 시작했는가? 중국과학자들이 바이러스 게놈을 분석해 란셋(Lancet)에 논문을 출판했다[Lancet 2020; 395: 565–74]. 우한 지역에서 발생한 초기 환자 검체에서 유래된 게놈들과 기존에 알려진 코로나바이러스 게놈까지 모두 분석했다. 이 분석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초가 아니라 이미 11월 중순부터 우한에서 사람과 사람 사이에 전파되고 있었으며 우한 시장내 야생 동물들에 의해 직접적으로 퍼진 것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다시 말해 천재(天災)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중국과학자들은‘SARS-CoV-2’의 9명 환자로부터 샘플을 채취해 분석했다. 환자들의 염기 서열은 놀랍게도 99.98%로 거의 동일했다. 분석한 염기서열은2018년 저장성에서 채취한 박쥐코로나 바이러스[bat-SL-CoVZC45와 bat-SL-CoVZXC21] 서열과 88% 같았다. 그러나 SARS 코로나 바이러스와는 79% 같았고 MERS 코로나 바이러스와는 60% 같았다.

    ‘SARS-CoV-2’의 계통분석(Phylogenetic analysis)을하면 아속(亞屬, subgenus)은 Sarbecovirus이고 속(genus)은Betacoronavirus이다. ‘SARS-CoV-2’도 사스(SARS)처럼 표면에 가시처럼 돋은 스파이크를 통해 인간 세포 표면에 있는 metalloprotease인 ACE2(Angiotensin Converting Enzyme2)에 기능적으로 결합하여 세포에 침입한다. 스파이크가 ACE2에 잘 결합할수록 감염이 잘 일어난다.‘SARS-CoV-2’가 사스바이러스보다 사람 세포에 20배 더 잘 달라붙는다는 연구 결과는 동일 조건에서 그만큼 감염력이 사스보다 더 뛰어나다는 의미이다.

    중국 톈진 난카이(南開)대 롼지서우(阮吉壽) 교수 연구팀도2월 27일 ‘SARS-CoV-2’의 염기서열을 분석한 결과를 중국 과학아카데미가 운영하는 연구논문 사전공개 플랫폼(Chinarxiv.org)에 공개했다. ‘SARS-CoV-2’가 사스에는 존재하지 않지만 HIV와 유사한 변이를 가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포스팅했다. 이미 2월 14일 컬럼에서 소개한 인도연구자들이 ‘bioRxiv’에 포스팅한 것과 비슷한 분석이다.

    ‘SARS-CoV-2’는 SARS와 거의 유사한 서열을 가지고 있으면서 s(spike) protein 영역내 4군데에 독특하게 삽입된 염기서열을 가지고 있다. 이 삽입된 서열이 ‘SARS-CoV-2’에도 3군데가 3차원 구조로는 한쪽 스파이크 영역으로 갑자기 존재한다는 것이다. 문제는이 삽입된 서열은 HIV-1가 호스트 세포에 붙기 위한 구조적으로 매우 중요한 아미노산 서열이며 이 삽입된 서열 모두가 NCBI 진뱅크(GeneBank)에 등록된 다양한 HIV-1의 gp120과 GAG 도메인에서 발견되는 서열들과 일치된다는 것이다.

    인도 연구자들은 박쥐에서 우연히 발생한 것이 아니라, HIV-1의 염기서열이연구자가 의도적으로 만든 혼합된 바이러스로 연구실에서 유출된 것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즉, 천재(天災)가 아니라 인재(人災)라는 주장이다.

    어느 주장이 진실인가? 야생 박쥐에서 (천산갑 중간 숙주를 거쳐) 사람에게 감염되며 4군데 영역이 삽입된 것인지, 아니면 의도적으로 삽입시켜 만든 바이러스가 실험실에서 유출됐을 것인지에 대한 논란이다. 먼저 유출됐다면 어디서 유출됐을까?

    지난 2월 16일 글로벌 학술 사이트인 리서치게이트(ResearchGate)에 중국 광저우의 화난이공대학·생물과학 및 공정학원의 샤오보타오(肖波濤) 교수는 유출됐을 가능성이 높은 실험실로 우한의 두 곳을 지적했다. 우한 바이러스연구소(WVI)와 우한 질병예방통제센터(WHCDC)이다. 두 연구소는 이미 국제사회에 발간된 논문에 박쥐를 가지고 코로나 바이러스를 연구한 결과가 있다. 물론 차이나는 클래스인 중국 답게 곧 이 주장은 삭제됐다. 샤오 교수에게 당근 압력이 들어왔을 것이다. 지금 그가 어디에 있을까?

    샤오 교수는 ‘SARS-CoV-2’의 유전자 염기서열이 윈난(雲南)성과 저장(浙江)성에서 발견된 쥐터우(菊頭)박쥐의 코로나 바이러스와 89~96% 일치한다는 점을 주목했다. 더구나 쥐터우박쥐는식용으로는 별로 쓰이지 않아, 우한시 정부의 보고서나 우한 시민의 증언을 종합하면 화난 수산시장에선 이런 박쥐를 팔지 않았다는 것이다.

    샤오 교수가 확인한 2013년에 발표된 논문[Phylogeny and origins of hantaviruses harbored by bats, insectivores, and rodents. PLos pathogens 2013;9(2): e1003159]에 기록된 것에 따르면 WHCDC는 박쥐의 코로나 바이러스 연구를 위해 후베이성에서쥐터우박쥐 등 박쥐 155마리를 채취했고 저장성에서도 450마리를 잡아 연구하였다고 한다. WHCDC는 코로나 바이러스 연구를 위해 박쥐 등 수집 동물들의 유전자나 리보핵산(RNA) 추출과 배열을 위해 조직 샘플을 채취했고, 이 샘플과 폐기물은 ‘SARS-CoV-2’의 원천일 가능성이 높다.

    WHCDC에서 바이러스 유출 가능성이 높은 것은 무엇보다 공간적으로 감염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한 화난(華南)수산물시장에서 280m밖에 떨어져 있지 않았고 또한 의사들이 처음 집단 감염된 우한시 연합병원도 바로 근처라는 이유다. 12Km 떨어진 WVI보다 WHCDC에서가까운 시장으로 유출된 바이러스가 첫 환자들을 감염시켰을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주장이다.

    때 마침 시진핑 주석은 2월 14일 “생물안전을 국가안보 체계에 포함시키라”고 과학기술부 사회발전연구국 우위안빈(吳遠彬) 국장은 15일 기자회견에서 “각 주관 부서가 실험실, 특히 바이러스 관리를 강화해 생물 안전을 확보하라”라고 요구했다. 평소에 BSL 등급을 제대로 지키며 일하였다면 왜 이런 지시가 떨어졌을까?

    2월 24일 타이완뉴스에 따르면 국립대만대학 공중보건학회 주관으로 열린 세미나에서 ‘SARS-CoV-2’가 자연 돌연변이가 아닌박쥐를 연구하는 WVI에서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연구소에 보관된 것으로 알려진 박쥐 바이러스(RaTG13)와 96%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SARS-CoV-2’는 박쥐 바이러스가 보유하지 않은 아미노산 삽입이 4군데를 더 갖고 있으며 바이러스의 전염성을 더 높일 수 있다.

    팡 박사는 "물론 자연적으로 발생했을 수도 있겠지만 연구실에서 인공적으로 바이러스에 아미노산을 첨가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자연 환경에서는 이렇게 여러 개의 아미노산이 동시에 증가하는 돌연변이가 발생하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인도 과학자들의 지적과 동일하기에 인재일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다.

    우리 정부가 공식으로 붙인 이름은 ‘코로나19’이다. ‘일본뇌염(Japanese encephalitis)’은 일본뇌염모기의 뇌염바이러스에 의해 감염돼 신경을 침범하는 급성전염병 이름이다. ‘스페인독감’은 1918년에 발생하여 역사상 가장 많은 사람인 5000만 명을 죽음으로 이끈 전염성이 강한 H5N1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이름이다. 정부가 중국을 의식해서인지 바이러스의 원산지도 빼고 종을 구별하는 이름도 아니고, 병명도 아닌 ‘코로나19’로 붙였다. 우한 폐렴을 쓰지 못하면서도 정부 보도자료에 ‘대구 코로나19’로 부르는 실수도 저질렀다.

    정부는 한국과 중국은 운명공동체라고 하지만 지금 중국에서 한국인의 집을 각목으로 막고 못을 박는 일까지 벌어진다.

    “신종 코로나가 처음 출현한 곳은 중국이지만 발원지는 꼭 중국이라고 할 수 없다”는 지난 달 중국 호흡기 질병의 최고 권위자로 여겨지는 중난산(鍾南山)의 발언이다. 최근 중국은 이웃 나라인 한국과 일본은 물론 이란과 이탈리아 등 세계 각국에서 신종 코로나가 만연하기 시작하자, 향후 중국에 쏟아질 비난을 차단하기 위해 신종 코로나는 중국에서 출현했어도 발원지는 중국이 아니라는 주장을 펴기 시작했다. ‘우한사스-코로나바이러스2’로 제대로 부르지 않으면 '중국 책임론'을 피하기 위해 중국에서 시작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이런 터무니없는 주장이 나온다. 

    어쨌든, 앞서 나온 단서들을 종합하면 ‘SARS-CoV-2’는 천재(天災)보다는 인재(人災)라는 생각이 강렬하게 든다.


    ※칼럼은 칼럼니스트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메디게이트뉴스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