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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호사연대 "유족 마음에 생채기 우려, 이대목동병원 수사 부당 집회 취소"

    "병원장과 보건복지부의 책임 빠져…의료진 개인만 처벌하면 의료시스템 바꿀 수 없어"

    기사입력시간 2018-04-08 15:13
    최종업데이트 2018-04-08 15:13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간호사연대는 “8일(오늘) 진행하려던 집회가 의료인의 책임회피로만 비춰져 유족들의 마음에 더 큰 생채기를 낼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다”라며 “집회 일정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간호사연대는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사건과 관련해 의료진 3명의 구속 수사와 의료진 7명의 혐의 인정에 대해 부당하다는 집회를 계획해왔다.  

    간호사연대는 “이대목동병원 의료진이 잘못이 있어도 무조건 처벌하지 말라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우리의 진심은 이대목동병원 의료진의 책임을 회피하고 옹호하려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간호사연대는 “누구도 결코 자식을 잃은 유족의 마음을 온전히 헤아릴 수 없다”라며 “그동안 이 문제를 대하면서 늘 조심스럽게 접근하려 했음에도 불구하고, 부족함이 많았던 점에 대해 송구하게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간호사연대는 “의료인에게는 의료인의 책임이 있고 병원에는 병원의 책임이 있으며 정부에는 정부의 책임이 있다”라며 “거대한 시스템에 대한 책임은 아무도 지지 않은 채 개인에게만 이 사건의 모든 잘못을 묻고 끝내려는 것을 반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간호사연대는 “병원 내 감염이 발생하고 아이들이 사망하는 과정에서 이를 막지 못한 의료인에게 업무상 과실치사가 적용됐다”라며 그 전에 먼저 올바른 감염관리 지침을 만들고 지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했어야 할 병원장 등 경영진의 책임소재는 증발했다“고 했다. 간호사연대는 “허술하게 감염관리를 하고 있는 이대목동병원에 의료기관 평가 1등급을 줬던 보건복지부야말로 이 사태에 대해  가장 큰 책임을 회피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개인의 문제로만 접근하면 이 문제는 이대목동병원에서 끝나버린다”라며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의료현장에서 관행이 이어지고 있으며, 많은 의료인들이 우리 모두 이렇게 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하고 있다”고 했다, 

    간호사연대는 “매 순간 양심을 지키고 싶지만 때로 관행을 묵인해야만 했던 이유에 대해서 고백하고 현장의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고 했다.  

    간호사연대는 “우리 사회가 주목할 점은 관행의 유지가 이대목동병원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데 있다”라며 “지금의 기형적인 구조와 관행을 만들어내고 유지해온 책임자가 누구인지, 이를 방치했던 주체는 누구인지 밝히고 반드시 현장을 개선해야만 한다”고 밝혔다. 
     
    간호사연대는 “무려 4명의 아이가 귀한 목숨을 잃은 이 순간조차 가장 큰 책임을 가진 ‘병원’과 ‘정부’는 빠져 버린 채 의료진 7명에 대해서만 책임을 묻고 있다”라며 “거대한 병원과 의료 시스템의 관행에 의료인들이 적당히 타협하거나 윤리적 갈등을 느끼며 일하지 않아도 되는 병원을 만들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강조했다. 

    한편, 대한의사협회장 최대집 당선인 인수위원회와 전국시도의사회장단은 이날 오후 4시 30분 부터 6시까지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이대목동병원 의료진 구속 부당함을 알리는 집회를 연다.

    인수위 관계자는 "지방에서 올라온 회원들이 자발적인 참석을 원해서 장소가 이대목동병원에서 광화문으로, 시간이 오후 7시에서 4시 30분으로 변경됐다"라며 "의사와 가족들 1000여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