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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의사 소송 걸었다고 혼쭐난 복지부

    김명연 의원 "한의사 현대의료기 허용하라"

    기사입력시간 2016-10-15 08:27
    최종업데이트 2016-10-15 10:14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한의사에게 현대의료기기를 허용할지 여부를 국민 입장에서 판단하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명연(새누리당) 의원이 14일 국정감사에서 정진엽 보건복지부에게 한 말이다.
     
    의료법상 의사는 서양의학적 원리로 개발된 현대의료기기를, 한의사는 전통적이고 한의학 원리에 입각한 한방의료기기를 사용해야 한다.
     
    김명연 의원이 말했듯이 '국민 입장에서' 보더라도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엄격 제한해야 오진으로부터 환자를 보호할 수 있다.
     
    하지만 김명연 의원이 언급한 '국민'은 환자가 아니었다.
     
    김 의원은 최근 뇌파계를 사용한 한의사에 대해 서울고등법원이 1심과 달리 면허정지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한 것을 언급하며 "한의사도 현대의료기기를 충분히 사용할 수 있다"고 단언했다.
     
    N한의원을 운영중인 한의사 이모 씨는 2010년 9월부터 약 3개월간 뇌파계를 이용해 파킨슨병, 치매 진단을 해 오다가 보건복지부로부터 3개월 면허정지처분을 받았다.
     
    이에 대해 서울행정법원은 복지부의 손을 들어줬지만 서울고법은 지난 8월 한의사도 뇌파계를 사용할 수 있다며 면허정지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서울고법은 "이 사건 뇌파계는 측정결과가 상당한 수준으로 자동 추출되는 것이 사실"이라며 "설령 검사 시행자가 추가로 판독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X-ray나 CT, MRI 또는 초음파와 같이 전적으로 의사의 판독에 의해서만 결과가 추출되는 것과 달리 상당한 수준의 자동 추출되는 측정 결과를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사건은 보건복지부가 상고하면서 현재 대법원 판결을 남겨두고 있다.

    김 의원은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 문제를 의료직역간 갈등으로 보지 말라"면서 "한의사가 정확하게 진단하는데 도움이 된다면 정부가 발 벗고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김 의원은 "보건복지부는 국민의 입장에서 판단하지 않는 것 같다"면서 "본 의원이 특정집단의 공격을 받으면서 이렇게 주장하는 것은 국민을 위해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보건복지부가 한의사 뇌파계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다고 답변하자 이를 강하게 질타했다.
     
    김 의원은 "한의사가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하는데 있어 안전성이 우려되면 추가적으로 교육을 받도록 하는 등의 보완책을 찾는 게 정부가 할 일"이라면서 "이걸 가지고 상고를 하느냐"고 따졌다.
     
    최근 보건복지부는 의사협회, 한의사협회와 함께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협의체를 다시 가동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의사-한의사 협의체'를 구성,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허용 범위와 의료일원화 동시 타결을 협의해 왔다. 

    복지부의 중재안은 ▲2030년까지 의료일원화 ▲2016년부터 2년 이내 의료일원화 로드맵 마련 ▲2030년 이전까지 교차진료 단계적 확대(의사의 한방의료 허용,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 확대 포함) 등이었다. 
     
    복지부 제안에 대해 양측 모두 강하게 반발하면서 협의체 가중이 전면 중단됐다.

    하지만 국회 보건복지위가 조속한 시일 안에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 문제를 매듭지으라고 촉구하자 보건복지부는 최근 협의체를 다시 가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