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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료 인공지능 시대, 필요한 의대 교육은…다분야 전문가 협업·인공지능 시대의 윤리의식·변화된 시대의 학습능력

    [미래 의사의 생각]③ 급변하는 의료환경에서 필요한 의료인 소양

    기사입력시간 2019-08-09 06:10
    최종업데이트 2019-08-09 08:45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는 2019년 여름방학을 맞아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들의 특성화 실습에 참여했습니다. 의대생·의전원생 인턴기자들은 다양한 현장과 국회 토론회, 인터뷰, 강연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쏟아지는 의료현안을 생각해보고 미래 의료의 방향성을 살펴봤습니다. 아직 부족하고 깊이가 없을 수 있지만 미래 의사들의 생각을 담아봤습니다. 

    미래의사의 생각  
    ①문재인 케어, 국고 지원 확대해도 '밑빠진 독에 물 붓기…재정 대책 마련부터
    ②원격진료, 대면진료와의 간극 극복 가능할지부터 고려해야
    ③의료 인공지능 시대, 급변하는 의료환경에서 필요한 의료인 소양 
    ④산부인과의사 법정구속은 부당, 의사의 최선의 진료를 위해 사회도 함께 노력하길

    [메디게이트뉴스 오승탁 인턴기자 경희대 의학전문대학원 본4] 의료 현장은 인공지능 기술의 도입으로 인한 변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가령 인공지능 헬스케어 기업 루닛의 '루닛 인사이트(Lunit INSIGHT for chest radiology nodule detection)'는 흉부엑스선에서 의사의 폐 결절 진단을 보조해 진단 정확도를 높여준다.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2등급 의료기기 허가를 받았고 현재 서울대병원에서 시범 운용 중이다. 
     
    혹자는 이런 상황을 두고 인공지능(AI)이 의사를 대체할 것이라고까지 주장한다. 이런 극단적인 주장에 동의하는 사람이 많지는 않겠지만, 의료 인공지능이 하나둘 상용화된다면 어떤 식으로든 의료 환경이 변화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렇다면 의료인들은 변화된 의료 현장을 맞이할 준비가 얼마나 돼있을까. 의료에 접목된 인공지능 기술의 속성을 살펴보면서 가까운 미래의 의료인에게 필요한 소양을 가늠해보고자 한다.
     
    1. 적용의 범용성 
     
    인공지능 기술은 진료과를 불문하고 적용되고 있다. 그리고 예방, 진단, 치료, 환자 관리 전 단계에 걸쳐 개발되고 있다. 최초로 상용화된 의료 인공지능이 IBM 왓슨포온콜로지, 루닛 인사이트와 같이 내과용 도구의 형태를 띠면서 한 때 논의가 특정과들의 전망으로 치우친 적도 있었다. 
     
    하지만 인공지능과 로보틱스가 합쳐져 수술 후 봉합과 같은 술기를 수행할 수 있는 인공지능도 개발되고 있다. 인공지능의 영향을 피해갈 수 있는 전문과는 없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2. 변화의 신속함
     
    루닛이 전신인 클디를 창업한 게 2013년이었다고 한다. 이 때까지만 해도 '딥러닝'이라는 단어는 업계의 전문가들끼리만 통용되는 단어였다. 
     
    하지만 지금은 인공지능에 대해 한 번이라도 검색해본 사람은 대충이라도 딥러닝을 알고 입에 올린다. 알파고가 이세돌에 도전한다는 소식이 처음 전해졌을 때 대부분의 반응은 '그래도 아직은'이었다. 의료 인공지능에 대한 반응도 대부분 '그래도 아직은'에 가깝다. 

    하지만 알파고는 실제 대국에서 놀라운 성능을 보여줬다. 의료 인공지능은 어떨까. 인공지능 기술은 예상보다 빠르게 그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3. 협업의 긴요함
     
    의료에 접목되는 인공지능의 개발은 의료인과 공학자의 긴밀한 협력을 토대로 한다. 무엇이 의학적으로 중요한 문제인지, 어떤 일상적인 도전이 해결책을 필요로 하는지 의과학자의 식견이 필요하다. 
     
    해당 문제에 가장 적합한 도구를 개발하고 실제로 적용될 만큼의 성능을 내는 인공지능을 구현하기 위해서 공학자의 능력이 필요하다. 다시 말해 의사와 의과학자, 공학자 등의 협업을 거쳐야 비로소 쓸만한 인공지능이 탄생하는 것이다.
     
    4. 의대 교육에 시사점 
     
    인공지능의 대두에 깜짝 놀란 이들은 선제적으로 반응하기 위해 의과대학 교육과정에 프로그래밍을 추가하고 인공지능을 가르치자는 식의 방안을 제안했다. 
     
    교육 자원이 다변화되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자칫 잘못하면 쓸모없이 기술적인 지식만 주입하는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 자동차를 타기 위해 필요한 능력은 자동차를 수리하기 위해 필요한 지식과 다르다. 의사는 엔지니어가 아니고 의과대학은 공과대학이 아니라는 점을 떠올릴 필요가 있다.
     
    물론 인공지능이 의료에 가지는 잠재력에 비해 의과대학에서 할애된 기술 교육의 비중이 미미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변화하는 의료 환경에 대한 적응력을 키워주는 것은 기술 그 자체를 가르치는 것과 구별돼야 한다. 
     
    현대의 의학교육은 기존 의학 교육에 대한 반성을 토대로 지식 습득과 술기의 숙련을 넘어 환자와의 소통과 윤리의식을 강조해왔다. 이제 그 다음 단계의 의학교육을 제시할 시점이 왔다.  다분야 전문가와의 소통, 인공지능 시대에 맞는 윤리의식, 변화된 환경에 걸맞은 학습능력 등을 배양할 수 있는 교육과정을 마련할 시점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