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고혈압과 심부전, 만성 신질환 등을 앓고 있는 환자에서는 중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COVID-19) 위험이 증가한다. 이러한 가운데 안지오텐신 전환 효소 억제제(ACEI) 및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ARB)가 코로나19 고혈압 환자에서 예후를 개선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항고혈압제가 코로나19 환자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는데, 이는 근거에 의해 뒷받침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스페인과 이탈리아, 미국 연구팀이 60개 이상의 발표 논문을 검토한 결과를 30일(현지시간) 메이요클리닉회보(Mayo Clinic Proceedings)에 발표했다.
논문의 저자인 스페인 발렌시아대학교(University of Valencia) 파비안 산치스-고마(Fabian Sanchis-Gomar) 박사는 "현재 지침에 따라 고혈압 환자는 중단없이 항고혈압제를 계속 복용할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바이러스가 신체에 유입되는 방법 중 하나로 폐 및 기타 조직 및 기관에서 안지오텐신I을 안지오텐신II로 전환하는 효소인 ACE2를 통해 약물이 바이러스에 대한 민감성과 질병의 심각성을 증가시킬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문헌을 심층적으로 검토한 결과 순환 ACE2 수준이나 발현이 지금까지 증가한 것으로 보고된 적 없고, 증가된 발현이 반드시 감염 위험 또는 질환의 중증도 증가를 의미하지 않는다고 결론내렸다.
이번 분석에는 ACE 억제제 및 ARB와 같은 RAAS(renin-angiotensin-aldosterone system) 억제제의 타깃인 안지오텐신II 수준이 증가하면 코로나19 환자에서 급성호흡곤란증후군(ARDS)를 촉진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연구가 포함됐다.
다른 연구에 따르면 RAAS 억제제는 코로나19 치료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저자들은 훨씬 더 많은 연구와 근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공동저자인 미국 존 오츠너 심혈관연구소(John Ochsner Heart and Vascular Institute) 칼 라비에(Carl J. Lavie) 박사는 "안지오텐신II는 염증, 산소화, 혈관 수축 및 섬유증을 촉진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이 호르몬의 생성을 억제할 수 있는 약제가 실제로 폐 손상을 예방하고 전신 건강에 매우 유익할 수 있다는 점은 제법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현재의 근거로는 RAAS 억제제가 심혈관 질환의 사망률을 현저히 줄이고, 만성 신질환의 진행을 감소시키며, 심부전 및 고혈압 치료의 초석이 됨을 나타낸다. 산치스-고마 박사는 "ACE 억제제와 ARB 요법은 코로나19에 관계 없이 적응증에 따라 환자에게 유지 또는 시작돼야 한다"고 말했다.
ARB와 ACE 억제제 사이에는 혈압을 낮추고 다른 결과를 개선하는 효능에 차이가 없지만, 종종 ACE 억제제 사용과 관련된 기침으로 치료가 중단될 수 있으며 이러한 부작용은 ARB에서 더 낮다.
산치스-고마 박사는 "동일한 효능을 갖지만 부작용은 적기 때문에 심각한 형태의 질병 발병 위험이 높은 코로나19 환자에게는 ARB가 더 유리한 치료옵션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