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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살인, 성폭행범은 의사들이 동료 인정 안해... 보통의사의 피해 우려하는 것”

"직무와 무관한 사고나 법에 대한 무지로 면허 잃는 사례 나와선 안될 것"

기사입력시간 21-02-22 12:59
최종업데이트 21-02-22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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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대한의사협회가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의사의 면허를 정지 또는 취소하는 의료법 개정안에 대한 반대를 살인, 성폭력 범죄 옹호로 몰아가는 분위기에 유감을 표명했다. 

최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이 통과돼 25일 법제사법위원회 심사를 앞두고 있다. 

의협은 이 법안이 의료인의 결격사유를 의료와 관련된 범죄에서 모든 범죄로 확대함으로써 법 개정의 목적인 의료인의 위법행위 방지와 안전한 진료환경 구축과는 전혀 무관한 피해로 이어질 수 있음을 지적했다. 

22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김대하 홍보이사 겸 대변인은 “살인이나 성폭력을 저지른 의사를 어떤 의사가 동료로 인정하겠느냐”며 “오히려 법적으로 면허가 유지되더라도 학술이나 지역, 친목교류 등에서 배제되고 동료로 인정받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또 김 대변인은 “의료계 내부에서도 살인이나 성폭력 범죄 등을 저지른 일부의 의사 때문에 전체 의사의 명예가 손상되는 것을 심각한 문제로 보고 있다”며 “의료법 개정안 전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며 일부 동의할 수 있는 부분을 중심으로 국회와 의료계가 충분한 대화를 통해 접점을 찾아나가자”고 제안했다. 

같은 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김해영 법제이사(변호사) 역시 “이번 개정안은 과거 유신 때 만들어진 법률을 부활시키고 나아가 오히려 강화시킨 것이다. 가장 큰 문제점은 살인과 같은 중대범죄 뿐만 아니라 교통사고 등 과실범죄까지도 제재를 가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법제이사는 “전문 자격증이나 면허 같은 것을 보면 직업의 선택, 수행의 자유와 관련해서 직업에 지장이 없다면 제한을 하지 않는 게 일반의 형태”라며, 입법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절성이 직업 결격사유의 제한에 관련돼야 한다고 부연했다. 

특히 의협은 의사와 함께 대표적인 전문직종인 변호사와 동일한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는 일부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의협은 “변호사는 변호사법에서 그 역할로서 인권에 대한 옹호와 정의 구현을 명시하고 있고, 의사는 의료법에서 그 역할로 국민건강 보호와 증진을 정해놓고 있어 그 역할과 전문성에 차이가 명확히 존재한다”며 “정의 구현을 역할로 하고 있는 법 전문가인 변호사의 위법행위와 의료전문가인 의사의 의료와 무관한 위법행위가 같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의협은 특히 지난 2019년 헌법재판소가 변호사의 결격사유가 의사의 그것과 비교할 때 광범위하여 직업 간의 평등을 해친다는 헌법소원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린 판례에 주목했다. 

당시 헌재는 "의사 등과 달리 변호사는 기본적 인권 옹호와 사회정의 실현을 사명으로 해 직무의 공공성이 강조되고 그 독점적 지위가 법률사무 전반에 미친다"며 "변호사 결격사유가 되는 범죄의 종류를 직무 관련 범죄로 제한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자의적인 차별이라고 할 수 없다"라고 판결문에 명시했다. 

즉, 대표적인 전문직종이나 의사와 변호사의 사명과 그에 따른 사회적 책무의 차이를 인정한 것이다. 
 
의협 이재희 법제이사(변호사)는 이날 오전 KBS라디오 ‘최강시사’에 출연해 “이번 의료법 개정안과 관련한 의료계의 반대에 대해 마치 의협이 살인이나 성범죄 등 중범죄를 저지른 의사의 면허도 박탈하지 못하게 옹호하는 것으로 알려진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의협이 파렴치한 성범죄자가 마취된 환자를 수술하는 것도 옹호한다는 것처럼 보도되는 것은 명백한 가짜뉴스”라고 강조했다. 

이 법제이사는 또 “의협이 면허관리기구 신설을 추진하고, 기존의 중앙윤리위원회와 전문가평가제도 등을 강화하고 있다. 여당이 아무런 의견조율 없이 일방적으로 이 의료법 개정을 밀어붙이고 있다"며 "의료계는 범죄의 종류와 상관없이 금고형에 최소한 선고유예만 받더라도 면허가 취소되는 억울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