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윤영식 기자] 뇌는 우리 몸의 신비(神秘)한 기관이다. 수많은 신경세포들이 복잡한 네트워크를 이루며 기억, 학습, 언어, 사고와 같은 중요한 기능을 조절하는 중추 기관이다. 뇌의 신경세포가 손상되면 정상 생활이 불가능해지고 생명까지 잃을 수도 있기 때문에 뇌를 보호하기 위해 특별한 장치들이 존재하는데, 그 중 하나가 '혈액-뇌 장벽(BBB: Blood-Brain-Barrier)'이다.
BBB가 존재함으로서 혈액에서 돌고 있는 세균이나 병원균 같은 불순 물질이 쉽게 뇌로 들어오지 못한다. 뇌혈관은 체내 다른 혈관과 다르게 혈관내피세포 사이 공간이 거의 없이 조밀하게 이뤄져 있으며, 아교세포(glia cell)라는 비신경세포가 혈관을 둘러싸고 있어 혈액과 혈관벽을 통한 물질이동이 제한적이다. 이것이 BBB다. 뇌척수액이란 뇌와 척수가 잠겨 있는 투명한 액체로 뇌와 척수의 신경세포들은 혈액이 뇌척수액으로, 뇌척수액이 혈액으로 바뀔 때 물질은 선택적으로 이동한다. 혈액과 뇌척수액 간의 물질교환을 제한하는 '혈액-뇌척수액 장벽(B-CSF-B: Blood-Cerebrospinal Fluid-Barrier)'도 넓은 의미로 BBB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뇌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BBB가 오히려 뇌의 생존에 방해가 되는 경우도 있다. 심장이나 폐, 혹은 혈액에 생기는 종양은 약물 치료를 할 때 약물 전달에 전혀 문제가 없지만, 뇌에 생긴 종양은 약물 전달의 문제로 치료가 더욱 어렵다. 이런 병리적 상황에서는 BBB가 약물 전달의 장애물로 작용한다. 그래서 BBB를 뚫고 뇌실질까지 약물을 전달하는 방법은 오랫동안 과학자들의 숙제였다.
그런데 지난 5월 하버드의대 쳉화 구(Chenghua Gu) 교수와 연구진이 BBB가 어떻게 통과세포외배출(transcytosis)을 막고 있는지를 분자적인 면에서 설명하는 논문을 '뉴론(Neuron)'에 발표했다. BBB을 구성하는 물질은 대부분 인지질(phospholipid)로 돼있는데, 오메가-3 지방산과 인지질의 구성을 조절하는 지방 관문 역할을 하는 단백질이 Mfsd2a이다.
Mfsd2a의 역할을 차단하면 약물이 BBB를 넘어 뇌로 전달될 수 있는 한 방법이 될 수 있기에 뇌종양이나 알츠하이머 치매, 파킨슨병에 대한 약을 효과적으로 뇌실질로 전달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는 연구이다. Gu 교수는 "아직도 우리는 BBB가 어떻게 조절되는지 정확히 모르지만 이러한 연구로 뇌에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약물을 전달하는 방법을 터득하게 될 것이다"라고 말한다.
뇌의 경우, 접착인자 단백질로 인해 혈관 내피세포(endothelial cell) 사이의 간격이 더 좁게 연접돼(Tight junction) 있을뿐 아니라 모세혈관 외벽을 아교세포(Glia cell)가 감싸 안는 형태로 둘러싸고 있기 때문에 큰 분자량의 물질 등이 통과하기 어렵다.
구(Gu) 교수와 연구진이 2014년에 '네이처(Nature)'에 Mfsd2a라는 유전자와 단백질이 BBB를 유지하는데 매우 중요한 유전자라고 발표했는데, 특히 통과세포외배출(transcytosis)을 억제하고 있음을 관찰·보고했다. 당시에는 Mfsd2a가 결여된 생쥐는 소수포(vesicle)를 더 많이 만들고 더 좁게 연결된 부분이 느슨해 지는 것을 관찰했는데, 이번 논문에서는 Mfsd2a가 어떻게 BBB를 유지하는지를 보여줬다.
Mfsd2a는 DHA(docosahexaenoic acid)와 같은 불포화 지방산을 세포 안으로 움직이게 하는 운반체(transporter)이다. 연구팀은 Mfsd2a에서 하나의 아미노산을 치환했을 때 이 변형된 단백질의 DHA를 운반(transport)하는 역할이 사라졌다. 연구팀은 이 하나의 아미노산이 변형된 생쥐에 형광 물질을 넣었는데 이 생쥐는 Mfsd2a를 없앤 생쥐와 똑같이 새는(leaky) 현상을 보였다.
Mfsd2a가 뇌에 특이적으로 발현되고 있는 점을 염두에 두고, 뇌혈관의 내피세포와 Mfsd2a를 발현하지 않는 허파의 내피세포를 비교 분석해 뇌혈관 내피세포에 DHA 함량이 약 2배에서 5배 정도 더 높은 것을 관찰했다.
카베올레(caveolae)는 세포막에 존재하는 작은 함입구로서 세포내섭취(endocytosis)와 신호전달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뇌혈관 내피세포의 Mfsd2a는 카베올레 형성을 저해하면서 무작위 통과세포외배출(transcytosis)을 저해하고 있는데, 예상대로 Cav-1과 Mfsd2a를 제거시킨 생쥐는 통과세포외배출(transcytosis)이 더 많이 일어나고 혈관 내피세포의 좁게 연결된 부분(tight junction)이 느슨해 지는 것을 관찰했다.
연구팀은 사진처럼 Mfsd2a를 제거시킨 막에서는 소수포(vesicle)가 적게 만들어지는 것을 관찰했다. 구(Gu) 교수는 "Mfsd2a은 DHA를 세포막에 삽입시키며 세포막 조성을 변화시켜 카베올레(caveolae)가 만들어지지 못하도록 작용한다"라고 말한다.
뇌 질환 치료제를 위해 약품화학자들이 사용하는 방법 중 한 가지는 지용성 약물을 만드는 것이다. 지용성 물질은 인지질 2중막 구조의 세포막을 통과하는데 용이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물질은 뇌뿐 아니라 다른 장기에서도 적용되기 때문에 표적 기관이 아닌 곳에서의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또한 지용성 물질이 내피세포막 내 유출 펌프에 의해 빠르게 배출되는 단점도 있다.
이번 연구를 통해 Mfsd2a 역할을 적절하게 조절할 수 있다면 BBB를 열리게 해서 뇌 기질로 필요한 약물을 공급하는 새로운 방법이 될 것이다. 하버드 연구팀은 항체를 이용해 Mfsd2a를 잠정적으로 차단하는 방법을 연구 중에 있다고 한다.
BBB가 존재함으로서 혈액에서 돌고 있는 세균이나 병원균 같은 불순 물질이 쉽게 뇌로 들어오지 못한다. 뇌혈관은 체내 다른 혈관과 다르게 혈관내피세포 사이 공간이 거의 없이 조밀하게 이뤄져 있으며, 아교세포(glia cell)라는 비신경세포가 혈관을 둘러싸고 있어 혈액과 혈관벽을 통한 물질이동이 제한적이다. 이것이 BBB다. 뇌척수액이란 뇌와 척수가 잠겨 있는 투명한 액체로 뇌와 척수의 신경세포들은 혈액이 뇌척수액으로, 뇌척수액이 혈액으로 바뀔 때 물질은 선택적으로 이동한다. 혈액과 뇌척수액 간의 물질교환을 제한하는 '혈액-뇌척수액 장벽(B-CSF-B: Blood-Cerebrospinal Fluid-Barrier)'도 넓은 의미로 BBB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뇌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BBB가 오히려 뇌의 생존에 방해가 되는 경우도 있다. 심장이나 폐, 혹은 혈액에 생기는 종양은 약물 치료를 할 때 약물 전달에 전혀 문제가 없지만, 뇌에 생긴 종양은 약물 전달의 문제로 치료가 더욱 어렵다. 이런 병리적 상황에서는 BBB가 약물 전달의 장애물로 작용한다. 그래서 BBB를 뚫고 뇌실질까지 약물을 전달하는 방법은 오랫동안 과학자들의 숙제였다.
그런데 지난 5월 하버드의대 쳉화 구(Chenghua Gu) 교수와 연구진이 BBB가 어떻게 통과세포외배출(transcytosis)을 막고 있는지를 분자적인 면에서 설명하는 논문을 '뉴론(Neuron)'에 발표했다. BBB을 구성하는 물질은 대부분 인지질(phospholipid)로 돼있는데, 오메가-3 지방산과 인지질의 구성을 조절하는 지방 관문 역할을 하는 단백질이 Mfsd2a이다.
Mfsd2a의 역할을 차단하면 약물이 BBB를 넘어 뇌로 전달될 수 있는 한 방법이 될 수 있기에 뇌종양이나 알츠하이머 치매, 파킨슨병에 대한 약을 효과적으로 뇌실질로 전달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는 연구이다. Gu 교수는 "아직도 우리는 BBB가 어떻게 조절되는지 정확히 모르지만 이러한 연구로 뇌에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약물을 전달하는 방법을 터득하게 될 것이다"라고 말한다.
뇌의 경우, 접착인자 단백질로 인해 혈관 내피세포(endothelial cell) 사이의 간격이 더 좁게 연접돼(Tight junction) 있을뿐 아니라 모세혈관 외벽을 아교세포(Glia cell)가 감싸 안는 형태로 둘러싸고 있기 때문에 큰 분자량의 물질 등이 통과하기 어렵다.
구(Gu) 교수와 연구진이 2014년에 '네이처(Nature)'에 Mfsd2a라는 유전자와 단백질이 BBB를 유지하는데 매우 중요한 유전자라고 발표했는데, 특히 통과세포외배출(transcytosis)을 억제하고 있음을 관찰·보고했다. 당시에는 Mfsd2a가 결여된 생쥐는 소수포(vesicle)를 더 많이 만들고 더 좁게 연결된 부분이 느슨해 지는 것을 관찰했는데, 이번 논문에서는 Mfsd2a가 어떻게 BBB를 유지하는지를 보여줬다.
Mfsd2a는 DHA(docosahexaenoic acid)와 같은 불포화 지방산을 세포 안으로 움직이게 하는 운반체(transporter)이다. 연구팀은 Mfsd2a에서 하나의 아미노산을 치환했을 때 이 변형된 단백질의 DHA를 운반(transport)하는 역할이 사라졌다. 연구팀은 이 하나의 아미노산이 변형된 생쥐에 형광 물질을 넣었는데 이 생쥐는 Mfsd2a를 없앤 생쥐와 똑같이 새는(leaky) 현상을 보였다.
Mfsd2a가 뇌에 특이적으로 발현되고 있는 점을 염두에 두고, 뇌혈관의 내피세포와 Mfsd2a를 발현하지 않는 허파의 내피세포를 비교 분석해 뇌혈관 내피세포에 DHA 함량이 약 2배에서 5배 정도 더 높은 것을 관찰했다.
카베올레(caveolae)는 세포막에 존재하는 작은 함입구로서 세포내섭취(endocytosis)와 신호전달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뇌혈관 내피세포의 Mfsd2a는 카베올레 형성을 저해하면서 무작위 통과세포외배출(transcytosis)을 저해하고 있는데, 예상대로 Cav-1과 Mfsd2a를 제거시킨 생쥐는 통과세포외배출(transcytosis)이 더 많이 일어나고 혈관 내피세포의 좁게 연결된 부분(tight junction)이 느슨해 지는 것을 관찰했다.
연구팀은 사진처럼 Mfsd2a를 제거시킨 막에서는 소수포(vesicle)가 적게 만들어지는 것을 관찰했다. 구(Gu) 교수는 "Mfsd2a은 DHA를 세포막에 삽입시키며 세포막 조성을 변화시켜 카베올레(caveolae)가 만들어지지 못하도록 작용한다"라고 말한다.
뇌 질환 치료제를 위해 약품화학자들이 사용하는 방법 중 한 가지는 지용성 약물을 만드는 것이다. 지용성 물질은 인지질 2중막 구조의 세포막을 통과하는데 용이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물질은 뇌뿐 아니라 다른 장기에서도 적용되기 때문에 표적 기관이 아닌 곳에서의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또한 지용성 물질이 내피세포막 내 유출 펌프에 의해 빠르게 배출되는 단점도 있다.
이번 연구를 통해 Mfsd2a 역할을 적절하게 조절할 수 있다면 BBB를 열리게 해서 뇌 기질로 필요한 약물을 공급하는 새로운 방법이 될 것이다. 하버드 연구팀은 항체를 이용해 Mfsd2a를 잠정적으로 차단하는 방법을 연구 중에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