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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공의특별법 시행 2년, 의료현장 인력부족 문제 심각

    호스피탈리스트 채용 등 인력충원 빨간불.. 펠로우 교수 등 업무과중

    기사입력시간 2018-06-19 05:45
    최종업데이트 2018-06-19 14:03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황재희 기자] 전공의가 주 80시간 이상 근무할 수 없는 전공의특별법에 따라 현장의 혼란이 계속되자 의료계가 정부의 책임 있는 모습을 요구하고 있다. 전공의 수련시간 제한에 따른 인력공백에 대해 의료계와 정부가 진지하게 논의를 시작해야 현재의 과도기를 무사히 넘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2016년 우여곡절 끝에 시행된 전공의특별법은 시작부터 수련시간을 두고 논란이 많았다. 전공의특별법은 전공의에게 제대로 된 수련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번아웃(Burn out)을 막아 전공의의 권리를 보호하고자 제정됐지만, 전공의 수련의 연속성이 떨어진다거나 전공의를 대체할 인력이 없어 업무에 큰 지장을 줄 것이라는 등의 의견들도 많았다.
     
    전공의특별법이 시행되고 1년 7개월이 돼가는 지금 현장에서는 당초 우려했던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전공의특별법으로 인한 업무공백을 인력충원 등의 대안이 아닌 펠로우나 교수가 담당하면서 이들의 업무과중이 심화되는 부작용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는 공식석상에서 전공의가 부족한 현실을 호소하며, 전공의 수련시간을 초과할 수밖에 없는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또한 전공의특별법 대안 중 하나로 떠오른 호스피탈리스트 제도 역시 아직 정착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8일 수련시간 제한에도 불구하고 전공의들은 여전히 업무시간을 초과해 근무하고 있다며 '전공의특별법을 지켜달라'는 내용의 국민청원이 등장하기도 나왔다.
     
    대한전공의협의회 안치현 회장은 "전공의특별법이 제정된 지 벌써 3년이 지났다. 일각에서는 아직도 전공의특별법이 비효율적이라고 이야기 하는데, 그것은 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며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와 의료계가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안 회장은 "늘 이야기 하듯 의사의 번아웃을 막기 위해서는 합법적으로 1인당 환자수를 정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며, 전공의로 인한 의료공백이 생겼다면 인력충원 등의 여러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이것은 몇 년간 꾸준히 이야기해왔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병원이 재정상의 이유로 전문의 채용을 꺼리는 것은 그동안 저렴한 전공의 인건비로 반사이익을 받았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라며 "전공의는 전문성을 다지기 위한 수련과정에 있으며, 병원은 가르칠 책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안 회장은 정부의 지원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복지부가 당장 인력충원 등의 임금에 대한 지원은 어렵고, 정당성이 부족하다고 생각할 수는 있다. 그러나 교육 프로그램 개발이나 도구를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며 "체계적인 수련을 위해서는 투자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내과학회 엄중식 수련이사는 당장 의료계와 정부가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엄 이사는 "현재 전공의 수련시간이 줄어 수련이 부실하다거나 병원유지가 어렵다는 의견은 이제 논의 대상이 아니다. 그런 병원은 당장 수련병원 지위를 반납해야 한다"며 "지금은 전공의특별법에 따른 인력충원 등 대안을 본격적으로 논의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력공백에 시달리는 수련병원은 전문의나 호스피탈리스트 등 필요한 인력을 측정하고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여기에서 국가의 역할이 중요하다. 정부는 전공의특별법을 통해 시간을 줄이도록 의무화했지만 대안에는 미흡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엄 이사는 "우리나라 병원은 원가보전이 되지 않는 저수가 의료시스템이다. 의료행위를 통한 진료수익창출이 어렵다는 뜻"이라며 "인건비 등 재정 부담을 병원에게만 넘기는 것이 아니라 지금이라도 방법을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병원협회도 전공의특별법에 따른 실효성 있는 대체인력 확보와 수련비용 지원을 정부에 요청해왔다. 병협은 전공의특별법이 시행된 지난 2016년, 전공의 수련시간이 줄어들 경우 수련병원은 약 3600명의 의사를 추가로 채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인건비는 수련병원 당 약 4억7000만원에서 27억5000만원까지 필요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호스피탈리스트 제도를 통한 인건비 지원이 전공의특별법의 대안이라는 설명이다. 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 관계자는 "호스피탈리스트 제도가 전공의 업무공백을 위한 정부의 지원이며, 전공의 수련과 관련한 기타 지원이 필요한 경우 의학회와 관련학회 등과 논의해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