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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와 헬스케어 스타트업의 공통점 "환자를 위한 더 나은 가치 창출"

김현정 서울의료원 시민공감서비스디자인센터장, 6개 스타트업 콘서트 진행

식상하고 딱딱한 형식의 설명회 탈피…의료·IT·투자자 등 소규모 자유 토론

기사입력시간 18-07-05 10:18
최종업데이트 18-07-05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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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 서울의료원 시민공감서비스디자인센터장

“오늘 '바이오테크 콘서트'에 참석한 40여분들을 3개 팀으로 나누겠습니다. 빨간팀은 의사와 의료 관계자들이고 노란팀은 IT 전문가들, 파란팀은 투자자들입니다. 3개조가 그룹별로 헬스케어 스타트업 소개를 듣고 한 번씩 자리를 이동해가면서 자유로운 질의응답을 이어가겠습니다.“
 
서울의료원 시민공감서비스디자인센터 김현정 센터장(피부과 전문의)은 4일 서울 동대문구 서울바이오허브에서 새로운 형식의 '바이오테크 콘서트'를 진행했다.
 
김 센터장은 이 자리에서 2년 전부터 최근까지 자문해주고 있는 6개 헬스케어 스타트업을 소개했다. 하지만 그는 식상하고 딱딱한 형식의 스타트업 행사를 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소규모 그룹별 토론이다. 
▲그룹1 지파워와 젤리랩의 발표를 의사, 의료계 관계자들인 빨간팀이 듣고 있다. 

김 센터장은 “데모데이 등의 행사에 가면 스타트업 대표들이 10분간 짧게 설명을 한 다음 토론시간이 전혀 없이 일방적인 발표를 하고 끝난다”라며 “한참 커 나갈 스타트업들에는 다양한 참석자들의 자유로운 토론과 다양한 의견 교환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이날 행사의 부제를 ‘헬레나 유치원’이라고 소개했다. 행사의 콘셉트를 무겁지 않게 꾸미기 위해서 가벼운 부제를 붙였다. 이날 팀별 사회를 맡은 개별 모듈레이터들은 주황색이나 파란색의 가발을 쓰고 진행했다.
 
김 센터장은 “그동안 스타트업 자문을 맡은 것을 두고 ‘유치원’이라고 표현했다. 이제 유치원 단계를 넘어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준비해야 한다”라며 “기업이 더 많은 사람들 그리고 더 다양한 분야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준비했다”라고 말했다.

이날 소개된 기업은 그룹별로 2개씩 총 6개다.  그룹 1은 아토피피부염 개발 기업으로 지파워 한창희 대표와 젤리랩 유나리 대표가 발표했다. 그룹 2는 병원 근로자 서비스 개선 기업으로 뮨 오광빈 대표와 닥터스팹 김근배 대표가 맡았다. 그룹 3은 홈케어 피부관리 기업으로 넥스프레스 권영우 CTO와 필로포스 정종호 대표가 진행했다.
 
참석자들은 그룹으로 묶인 기업의 설명을 듣고 자유로운 질의응답을 했다. 자리를 이동해 가면서 다시 설명을 듣고 토론을 이어갔다. 스타트업 대표들은 창업한지 1~2년 이내인 기업이 대부분이었지만 적극적으로 참석자들과 의견을 교류했다. 
 
특히 헬스케어 스타트업인 만큼 의료 현장에서 실제 적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 참석자들로부터 많은 질문이 나왔다. “이 제품은 의료기기로 허가를 받았나요” “이 제품을 쓰면 간호사들의 업무가 부담되는 것 아닌가요?” “이 제품이 환자들에게 안전하다고 말할 수 있는 근거는 무엇인가요” “이 제품은 보험 수가가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국내 판매를 할 수 있을까요” 등이었다.
 
김 센터장은 “헬스케어 스타트업은 의사들과의 공동 연구가 필수다. 의사들이 해당 제품을 검증할 수 있는 실질적인 근거가 필요하다. 하지만 기업들이 의사 의견을 들어보지 않거나 연결고리가 없다고 포기하는 곳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환자를 위한 새로운 기술이나 서비스에 관심있는 의사들이 많다. 언제든지 의사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오고 공동 연구를 하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김 센터장은 "의사로서 ‘환자를 위한 가치’를 창출해내는 스타트업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자문을 해주면서도 많이 배운다"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공공의료기관인 서울의료원은 저소득층 환자를 돌보는 것 외에도 헬스케어 스타트업 활성화를 통해 공공의료의 역할을 할 수 있다”라며 “앞으로 이들 기업이 성장하면서 실질적인 환자 치료에 도움이 된다면 큰 틀에서의 공공의료 역할을 하는 셈"이라고 했다.
 
▲그룹2 발표하는 닥터스팹 김근배 대표(가운데)와 뮨 오광빈 대표(오른쪽) 

이날 스타트업 대표들은 “의사들이 스타트업을 적극적으로 도와주려고 한다. 의사들이 돈만 밝힌다는 잘못된 소문이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라며 "헬스케어 스타트업이 다양한 전문가들과 연결되는 좋은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지파워는 환자가 집에서 아토피 질환 상태를 측정하고 이 정보를 의사에게 전송할 수 있는 기기를 개발한다. 지파워 한창희 대표는 “미국 등에서 환자가 자주 병원에 가지 못하지만 의사들이 환자 상태를 알 수 있고, 환자도 즉각적인 대응을 할 수 있다"라며 "환자 상태를 측정하는 도구와 의사가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 제품은 서울의료원과 삼성서울병원, 중국 베이징병원 등에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젤리랩은 보습제, 아토피 연고 등을 챙겨 바를 수 있도록 매일 카카오톡, 페이스북 등의 메신저로 환자에게 채팅을 보내는 챗봇이다. 젤리랩 유나리 대표는 “환자들은 병원 문을 나서면 스스로 케어받지 못하고 있다고 느낀다. 의료진은 바르는 약을 처방해도 환자들이 잘 따르지 않는다”라며 “반면 의사들은 환자들을 위해 더 나은 진료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문제를 해결했다"고 말했다.
 
닥터스팹은 중환자실 등에서 환자의 소변량이나 색깔을 확인할 수 있는 기기를 만들었다. 현재 의료기기 기업 비브라운과 MOU를 맺고 제품에 대한 추가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뮨은 간호사가 주사기를 사용한 다음 바늘과 주사기를 쉽게 분리해 버릴 수 있는 안전한 주사기를 만들었다. 간호사들이 주사기를 간편하게  폐기물통에 버리고 주삿바늘이 손에 찔리지 않게 만들었다. 이 제품은 베트남, 몽골에 수출될 계획이다.
 
넥스프레스는 휘어지는 전자기기 기술을 기반으로 피부에 붙이는 피부 미용 제품이다. 여드름 치료와 주름개선, 콜라겐 합성, 상처 치유 등 다양한 피부미용에 효과가 있도록 연구하고 있다. 우선 눈 주위의 주름 개선 효과를 기대하는 제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필로포스는 피부 미용 목적의 비의료용·소형·저가형 OCT(광학 단층촬영기)를 생산한다. 소비자들이 피부 상태를 진단하고 이에 따른 적절한 대처를 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