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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쓸 데 있는 기부 관련 세금상식

[칼럼] 조영욱 WM투자자문부 세무팀장·WM스타자문단

기사입력시간 18-04-19 13:00
최종업데이트 18-04-19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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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은 'KB Doctor's 자산관리 서비스'의 일환으로, WM스타자문단의 연속 칼럼을 통해 부동산, 세무, 투자전략 등 의사들을 위한 자산관리 솔루션을 제시한다.  

①성공하는 자산관리, 섣부른 예측보다 대응하는 힘을 길러라

②2018년, 자산구조의 리모델링이 필요하다 
③올해 부동산 시장은 어떻게 흘러갈까 
④주택 임대를 통한 노후준비, 세금부터 알아야 한다
⑤변동성 국면에서 투자 기회 찾는 방법
⑥노후 대비 자산 재설계는 간단명료해야 오래간다 
⑦알아두면 쓸 데 있는 
기부 관련 세금상식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람들이 어렸을 적 한번쯤은 들어봤을 ‘키다리 아저씨’ 이야기가 생각난다. 쥬디라는 고아원생이 ‘키다리 아저씨’의 도움으로 대학을 가게 되고 마침내 자신의 꿈을 이루게 된다는 줄거리다. ‘키다리 아저씨’는 주디가 성장할 때까지 철저히 뒤에서 이를 돕는 인물로 묘사된다. ‘키다리 아저씨’를 읽으며 나도 부자가 된다면 어려운 누군가를 돕는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했던 사람이 필자 뿐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기부문화와 노블리스 오블리제
 
노블리스 오블리제(noblesse oblige)는 ‘고귀한 신분(귀족)’이라는 노블리스와 ‘책임이 있다’는 오블리제가 합해진 것으로 ‘높은 사회적 신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를 뜻한다. 

해외의 기부에 대한 뉴스를 보면 ‘노블리스 오블리제’란 말이 떠오른다. 세계 부자 1위인 미국 마이크로스프트의 설립자 빌 게이츠가 지난 6월 6일 46억달러 (약 5조 2500억원) 규모의 주식을 말라리아 퇴치를 위해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1999년 약 160억 달러 규모의 주식을 기부한 데 이어 2000년에도 51억 달러 규모의 주식을 기부하였는데, 대부분 빌 게이츠와 멜린다 게이츠 부부가 설립한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을 통해 다양한 자선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 뿐 아니라 페이스북의 창업자인 마크 저크버그도 딸 출산소식과 함께 자신이 보유한 페이스북 지분 99%를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발표당시 기준으로 주식의 가치는 약 450억달러로 한화 52조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이를 위해 저크버그 부부는 ‘챈 저크버그 이니셔티브’ 재단을 설립하고 이를 통해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한다.
 
세금, 착한 기부를 오해하다
 
빌 게이츠나 마크 저크버그가 한국 사람이었다면 어땠을까? 안타깝지만 재단에 거액의 주식을 기부한 후 기부금액의 50%가 넘는 세금폭탄을 맞았을 수도 있다.

이런 황당한 사례가 실제 한국에 발생했다.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낸 황필상씨는 수원교차로를 창업해 자수성가한 사업가로, 2002년 후배들에게 장학금을 주려고 장학재단을 설립한 후 수원교차로 주식의 90%(180억원 상당)를 재단에 기부했었다. 그러나 그로부터 6년뒤 수원세무서로부터 140억원의 세금을 추징당하는 일이 생겼던 것이다.

세무서는 법률상 공익재단에 주식의 90%를 기부하는 것은 증여세 부과대상이며, 증여세 납부의무는 재단에게 있지만 기부자에게도 연대납세의무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곧바로 소송이 진행되었고 2010년 7월 행정법원(1심)에서는 납세자가 승소, 2011년 8월 고등법원(2심)에서는 국세청이 승소를 했다. 2017년 4월 대법원 (3심)에서 원심 파기환송 결정을 하여 사실상 납세자가 승소하면서 착한 기부로 인정받게 됐다.

세법은 공익재단에 주식을 기부할 때 지분율 5%까지는 세금을 부과하지 않지만, 대주주가 전체 발행주식의 5%를 초과하여 기부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최고 50%의 증여세를 납부하도록 정해 놓고 있다. 이는 재벌기업 오너가 공익재단에 세금 없이 주식을 기부한 후, 2세가 재단 이사장을 하면서 기부 받은 주식을 통해 회사를 사실상 지배하는 편법을 막기 위해 생겨난 것이었다. 하지만 주식기부가 편법인지, 선의인지 구분하는 규정이 없던 것이 문제의 화근이었던 것이다.
 
재능기부로 세금폭탄을 해체하다
 
이 소송은 고등법원에서 국세청이 승소한 후 대법원의 판결이 있기까지 무려 6년 가까이 걸렸다. 편법이 개입되지 않은 착한기부라는 점은 법원도 인정 했지만 그것을 뒷받침 할 법률의 해석이 그만큼 까다로웠기 때문이다. 

대법원의 승소판결을 이끈 주인공은 소순무 전 법무법인 율촌 대표변호사였다. 국내 최고의 세법전문가로 꼽히는 그는 법무법인 율촌이 설립한 공익법인 ‘온율’의 이사장으로 취임한 후, 사회공헌 활동의 일환으로 대법원 판결 1년 전부터 무료변론을 펼쳐 왔고, 마침내 세금폭탄을 무사히 해체하는 역할을 해냈다.

지난 8월초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개정세법(안)에는 공익법인의 주식 보유한도를 5%에서 20%로 확대하는 내용이 포함되었다. 아직도 빌게이츠나 마크 저크버그처럼 주식의 대부분을 기부하는 경우까지는 허용하지 못했지만, 나눔을 실천하고 더불어 사는 삶을 살아가는 의인들이 세상을 더 밝게 만들어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부자 아니라도 기부 시 세금상식은 알아두자
 
세법에서는 기부를 장려하기 위해 일정요건을 갖춘 기부금 지출액에 대해서는 세금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세금을 돌려받으려고 기부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주어지는 혜택을 놓치지 않도록 몇 가지 사항을 알아두면 좋을 것이다.
 

첫째, 같은 기부금을 내더라도 사업자와 근로자는 세금혜택이 다르게 돼 있다.

사업자는 기부금이 필요경비로 인정되므로 소득금액 크기에 따라 ‘기부금 지출액 X 세율(6.6%~44%)’ 만큼 세금을 환급받는다. 근로자는 소득금액 크기와 무관하게 ‘기부금 지출액 X 16.5%(or 33%)’만큼 세금을 환급받는다. 따라서 소득금액이 큰 사업자라면 더 많은 세금혜택이 주어지므로 더 적극적으로 기부에 참여해도 좋을 것이다.

둘째, 기부금 한도는 건별 지출액이 아니라 기부금 총액을 기준으로 적용된다. 세법에서는 기부금 종류를 법정기부금, 지정기부금(종교단체), 지정기부금 (종교 단체 이외)로 구분하고 유형별로 기부금의 총 한도를 [참고]와 같이 소득금액의 100%, 30%, 10%로 정해놓고 있다. 하지만 기부금 한도를 건별 지출액의 100%, 30%, 10%로 착각하는 경우가 있다.

즉 근로소득금액이 3000만원인 사람이 10%한도가 적용되는 지정기부금(종교 단체)으로 100만원을 지출했다면, 한도 300만원(근로소득금액 3000만원X10%) 이내에서 지출한 것이므로 기부금 전액에 대해 16.5%로 세액공제가 가능한데, 건별 기부금 100만원의 10%인 10만원에 대해서만 16.5%로 세액공제되는 것으로 오해한다는 것이다. 생각보다 혜택이 적다고 기부를 망설였다면 오해를 풀도록 하자.

셋째, 기부금 세금혜택을 받으려면 영수증을 잘 챙겨둘 필요가 있다. 최근에는 국세청이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쉽게 증빙을 챙겨볼 수 있게 되었지만, 기부금 영수증만큼은 아직도 국세청 자료에 반영되지 않는 부분들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세금혜택은 낼 세금이 있을 때만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정당, 국회의원 등 후원회, 선거관리위원회에 기부한 ‘정치자금’ 기부액 10만원까지는 기부액의 100%를 세액으로 환급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연 10만원까지는 내가 후원하고 싶은 정치인에게 부담 없이 기부할 수 있다. 하지만 연도 중 입사 또는 퇴사로 소득이 적어 낼 세금이 없다면 돌려받을 수 있는 금액도 없다는 점은 알아두도록 하자. 다만 정치자금기부금 이외의 법정기부금, 지정기부금 한도초과액은 다음 5개년도까지 이월하여 혜택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