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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코로나19 백신접종해도 위험도 그대로...방역도 같이 추진해야"

    고대의대 최원석 교수, 집단면역 형성 유행 종식→고위험군 질병부담 낮추기로 목표 변경해야

    기사입력시간 2021-02-01 12:46
    최종업데이트 2021-02-01 12:46

     
     사진 = 코로나19 백신 관련 한국과총·의학한림원·과학한림원 공동포럼 최원석 교수 주제발표 갈무리. 

    [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이르면 이달말부터 코로나19 백신의 단계적 예방접종이 가능해지면서 올해 안에 마스크와 거리두기 없는 일상생활 복귀가 가능할 것이란 장밋빛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백신접종에 따른 예방효과가 생각보다 크지 않아 마스크 착용, 사회적 거리두기 등을 동시에 진행하는 형태로 가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고려의대 감염내과 최원석 교수(고대안산병원)는 지난달 29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대한민국의학한림원,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이 주최한 코로나19 백신 업데이트 온라인 공동포럼에서 국내 접종계획에서 고려사항을 주제로 발표했다.

    앞서 정부는 코로나19 백신 도입과 유통·공급, 예방접종 시행, 이상반응 관리 등 예방접종체계를 마련, 올해 11월까지 집단면역 형성을 목표로 이달말부터 단계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접종 대상은 19세 이상 성인이며, 1분기는 요양병원·노인의료복지시설 입원 고령 환자, 코로나19 환자 대응 의료진 등 고위험 의료기관 종사자를 시작으로, 2분기 65세 이상 고령자와 의료기관·재가노인복지시설 종사자, 3분기 만성질환자, 성인 등의 접종을 추진키로 했다.

    백신 공급 시기는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품목허가여부를 심사 중인 아스트라제네카 1000만명분과 코백스를 통한 1000만명분이 1분기부터 순차적으로 들어올 예정이며, 얀센 600만명분과 모더나 2000만명분은 2분기부터, 화이자는 3분기부터 공급이 이뤄진다. 노바백스(2000만명분)와는 아직 계약이 진행 중이다.

    백신접종해도 유행 그대로...오히려 방역당국 업무는 2배

    최 교수는 "백신 우선순위를 정해뒀지만 백신의 공급량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3분기부터는 우선순위 대상자의 범위도 불분명하다"면서 "올해 집단면역을 차질없이 형성하겠다고 했으나, 백신접종을 한다고 해서 사실상 유행을 사그러뜨리지는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 교수는 "정부가 집단면역에 대해 오해하고 있다. 집단면역은 면역력을 일정 인구가 가지면 그렇지 않은 사람도 일정 부분 바이러스를 보호하는 힘이 생기는 것이다"라며 "즉 사람간 유행을 커지지 않게 할 뿐 지속적으로 유행이 이어질 것이며, 더욱이 동물-사람간, 동물-동물간 유행은 컨트롤이 불가능한 코로나19 특성상 종식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실 접종률은 사실상 인구 절반에 그치기 때문에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 등의 방역은 계속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 교수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대상 연령은 만 19세 이상으로 전체 인구의 83%다. 물량을 모두 달성해도 실제 접종률은 통상적으로 70% 정도에 그치기 때문에 전체 인구의 58%정도만 접종이 이뤄질 것"이라며 "정부가 백신 접종 목표를 '집단면역 형성에 따른 유행 종식'이 아닌, '고위험군에서 질병부담 낮추기'로 변경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보건의료체계 등 사회필수 기능이 유지될 수 있도록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을 동시에 하면서 예방접종을 한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의미다.

    최 교수는 "백신을 접종하면 고위험군에서 중증환자 감소는 가능해도 지금의 위험도는 적어도 전반기까지 유지될 것이다. 특히 백신 접종이 이뤄지지 않는 학교, 면역력을 유지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병원 등을 중심으로 유행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면서 "올해는 방역당국이 백신접종과 유행에 대한 대응을 동시에 대해 하기 때문에 훨씬 더 어려움이 클 전망이다. 방역에 성공하지 못하면 백신 접종 성공도 불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해 유행에 대한 컨트롤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신종류 우선순위 세분화·이상반응 대응체계 선제적 마련

    한편 백신 종류에 따른 우선순위 재분류와 이상반응 관리에 대한 선제적 대응의 필요성도 조언했다.
     
      사진 = 코로나19 백신 관련 한국과총·의학한림원·과학한림원 공동포럼 최원석 교수 주제발표 갈무리. 

    최 교수는 "초기에 많은 양이 공급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백신들의 일부가 순차적으로 공급된다"면서 "게다가 현재 코로나19 백신들의 논문 발표만 보면 세부적인 접종자 특성을 알기 어렵고, 아스트라제네카의 경우 고령 접종자가 많지 않아 분석자체가 어렵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제한된 자료만으로 접종군 차이 판단이 어렵기 때문에 이미 허가된 국가들의 판단과 규제기관에 제출된 자료 등을 감안하면서 국내 공급량을 고려해 접종 우선순위를 더 세분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화이자,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모두 일정 수준의 건강상태가 있어야만 참여할 수 있는 임상시험에서 사망자가 발생한 만큼, 실제 접종에서 이상사례에 대한 관리체계가 필수"라며 "신속한 대응과 함께 장기간 모니터링하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이는 백신접종 전 미리 셋업을 해두고 운영을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전문가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는 '소통'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최 교수는 "정부가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을 추진함에 있어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한다고 했다. 원활한 예방접종 진행의 핵심이 소통이라고 보는 만큼 이에 적극적으로 찬성한다"면서 "과학적·객관적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신속한 검증과 정확한 답변을 하는 것은 물론, 전문가와 대중의 의견을 잘 듣고 불확실성을 줄여 나가는 것도 중요하다. 커뮤니케이션이 적절하게 되지 않으면 오해가 발생하거나 이슈 대응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접종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